지적 장애인을 장기간 착취했다는 혐의를 받은 서울 노원구 학림사 주지스님이 6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장애인 차별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스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해당 사건을 최근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 보냈다. 이른바 ‘사찰 노예사건’으로 지탄받아야 했던 스님은 6여년 만에 비로소 혐의를 벗게 됐다. 당시 검찰은 주지스님이 2008년 4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지적장애 3급을 판정 받은 편 모씨에게 예불, 기도, 마당 쓸기, 잔디 깎기, 제설 작업, 각종 경내 공사 등 노동을 시키면서도
“케이블카요? 다른 곳도 다 적자라던데 왜 놓겠답니까?” 삭풍이 몰아치던 지난해 11월 말, 영축총림 통도사 경내에서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 철회’ 기자회견을 위해 사중 스님들이 든 현수막을 보며 한 시민이 보인 반응이다. 부산에서 왔다는 E 시민은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가 재추진된다는 소식 자체가 시대착오라며 안타까워 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시민은 “케이블카가 무슨 문제냐, 절에서는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것 아닌가?”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10여 년 전부터 유행처럼 앞다퉈 추진되던 케이블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조계종이 1월 5일 2024년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런데 성명을 접한 주변의 반응은 대부분 “뭐?”였다.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개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강릉에 거주 중인 한 스님도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에서야 시내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개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뭐?”라는 반응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소식을 접하며 지난해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떠올랐다. 주최 측의 준비 부족과 부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이 1월 1일 공개한 여성건강통계집 ‘수치로 보는 여성건강 2023’에 따르면 결혼이주여성의 우울증 경험률(27.4%)이 한국 성인여성(14.1%)보다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신 국가별로도 우울증 경험률 차이를 보였는데 필리핀(31.5%), 태국(30.2%), 캄보디아(30.1%), 베트남(25.9%) 등 동남아 출신의 이주여성이 일본이나 한국계 중국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서식 등 작성 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건강 리터러시 집단 역시 결혼이주여성(52.2%)의 수준이 낮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근래 적폐의 대명사처럼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불교계로선 복잡한 심정이다. 불교계가 마치 적폐집단이라도 되는 듯이 수년간 온갖 비난을 높이더니 정작 본인이 적폐로 몰리는 상황이 ‘새옹지마’나 ‘적반하장’이라는 옛말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신씨는 미디어오늘 대표이사, 인터넷 탐사언론 뉴스타파 전문위원, 코리아타임즈 편집국장, 한국일보 노조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런 그가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전 머니투데이 법조기자)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에 있을 당시 박영수 전 특별검사
“회원수 감소가 제일 큰 고민이죠. 불교모임이 없는 지부도 있고, 무엇보다 신규 회원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요.”창립 30년을 앞둔 어윤식 전국교정인불자연합회장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7월12일 안양 선우정사에서 열린 서울·경기·강원지부 연합정기법회에 참석한 회원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인사 이동 시기이기도 했고, 근무 특성상 시간 내기가 어려웠더라도 3개 지부가 합동으로 진행하는 법회였다. 어 회장이 안고 있는 고민과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자리였다.불자 교정인들은 불심회를 조직해 자체적으로 신행활동을 이어
탈도 많고 말도 많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끝났다. 폭염과 준비 부족 등으로 파행을 거듭하다 새만금이 아닌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슈퍼 라이브’를 끝으로 회향했다.‘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라는 잼버리의 어원처럼 세계 각국의 4만3000여 대원들이 모여 교류하고 도전하는 대회는 살인적인 더위와 열악한 환경, 바가지 물가 등 문제점을 드러내며 대한민국의 격을 떨어트렸다. 다행히 불교계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섬으로써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으며, 한국불교 이미지도 급상승했다.김제 금산사는 대원들의 체력
대학생 포교를 위해 불교계가 원력을 결집 중인 가운데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 총동문회장이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상식 밖의 일이 벌어졌다. 대불련 총동문회 일부 회원들은 현 회장이 적법한 논의 절차 없이 대학생전법위에 참여했다며, 전법위원을 사퇴하거나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 결과 동문회장이 사퇴하고 그 소식이 알져지면서 대학생불교를 지원해야 할 대불련 총동문회가 스스로 정체성을 부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대불련 총동문회가 대학생전법위원회를 문제 삼은 것은 (사)상월결
부처님의 형상을 한 초콜릿과 빵이 전시·판매되고 특허까지 얻었다. 불교문화의 최신 트랜드를 보여준다는 박람회에도 등장하고 대한민국 최대의 불교 유적지로 손꼽히는 경주에서도 특허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제법 인기도 끌고 화제도 모은다. SNS에서는 부처님 형상의 초콜릿을 녹여 먹고, 부처님 얼굴 모양의 빵을 베어 먹으며 “재밌다” “귀엽다” “맛있다” “아이디어가 좋다”고 칭찬하고 자랑하는 글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반면 그런 모습을 불편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박람회장에서는 불상을 녹여 먹는 모습에 경악한 스님들의 고성이
‘연화’. 지난해 창립된 진주 경상국립대 불교학생회의 공식 이름이다. 조계종 전 종정 청담 스님의 모교인 경상국립대는 과거 불교학생회가 무척 활성화되어 있던 곳이다. 그러나 세월의 부침 속에서 대학생 포교가 시들해지면서 경상국립대 불교학생회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급기야 수년 전부터 신입생의 발길이 끊기고 그나마 남아 있던 재학생들마저 줄어들면서 불교학생회는 대학의 공식 동아리에서 제외됐다. 이를 가장 안타깝게 여긴 것은 경상국립대 교수불자회였다. 신심 깊은 교수들이었지만 그들도 마땅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관음종 소속의 진
언론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사건 보도와 정보 제공, 각종 사회적 의제를 제시한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도 언론의 주요 기능 중 하나다. 불교 언론도 다르지 않다. 다만 포교와 교육, 불교를 외호하는 호법의 역할을 크게 강조하는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12월6일 법보신문 임직원과 필진 등 구성원들이 올 한해를 성찰하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원로학자이자 ‘한국역사와 불교’를 주제로 2017년 1월부터 5년째 연재를 이어오고 있는 최병헌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가 필진을 대표해 축사했다. 최 명예교수는 법보신문의 발
얼마 전 법보신문사 앞으로 두툼한 서류봉투 하나가 등기로 전달됐다.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한 재소자가 보낸 서류봉투에는 편지지를 모아 책으로 엮은 교정노트가 담겨 있었다.재소자는 동봉한 편지에서 스님과 불자들의 법보시로 매주 법보신문을 받아보고 있다면서 “보내주신 법보신문으로 올 한해도 부처님의 크신 가피를 입었다”며 “15년의 길고 긴 담 안의 삶을 좋은 마음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줘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어 한 달 전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며 “재앙에 가까운 참사에 옥중에 갇혀 있는 죄인이지만 이렇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