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하늘이어라/ 깊은 하늘이어라/ 하늘이 온통 내려앉은/ 신들의 밤이어라/ 아…/ 얼마나 많은 고뇌가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눈물이 있었을까/ 한 백성의 눈물도/ 빠짐없이 담아 바친/ 무릎 꿇는 밤이어라/ 중생의 어둠을 다 걷어 내는/ 신(新) 새벽이어라”알타이 산맥을 따라 남겨진 암각화들 중 키르기스스탄 싸이말루이 따쉬에서 볼 수 있는 ‘버섯 인간’은 그 모습이 보통 사람들과 신분이 다른 특별한 사람임을 나타내고 있다. 학자들은 그를 샤먼으로 해석하고 샤먼의 머리 모양이 버섯처럼 생겨서 ‘버섯 인간’으로 부르지만, 일감 스님은
‘절에 가면 왜 제일 먼저 일주문을 보게 될까?’ ‘왜 절에 가면 절을 하지?’ ‘부처님은 어디에 계시는 것일까?’ ‘불보살님들이 있는 법당과 탱화에는 왜 꽃구름 장식들이 많은 것이지?’ ‘예불을 할 때마다 신중단을 보고 반야심경을 하는 이유는?’ ‘스님들은 왜 가사를 걸치고 회색 승복을 입을까?’절에 갈 때마다, 혹은 법회에 참석할 때마다 보게 되는 장면이고 스스로 행하는 일들이지만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또 생각했더라도 무심코 넘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책 ‘한 권으로 일목요연하게 보는 불교의 이해’는
‘극락의 경전’과 ‘효행의 경전’을 한 묶음으로 한 ‘정토로 가는 길’이 출간됐다. 민족사가 대중들이 읽기 편한 선물용 경전세트 세 번째 시리즈로 펴낸 ‘정토로 가는 길’은 보광 스님이 ‘극락의 경전’을, 일지 스님이 ‘효행의 경전’을 각각 역주했다.동국대 총장을 역임한 보광 스님이 역주한 ‘극락의 경전’에는 ‘아미타경‧무량수경‧관무량수경’의 정토삼부경과 ‘임종염불‧장엄염불’이 수록됐다. 우리나라에서 불자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되고 의지처가 된 신앙은 정토신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정토신앙을 담은 정토삼부경 중 ‘아미타경’은
‘인공지능 시대와 사유하는 불교’를 주제로 한 강연회가 9월12일 오후 2시∼6시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불광미디어(대표 류지호)가 불교와 인문학의 콘텐츠를 전하기 위해 대중강연으로 개최하는 ‘붓다 빅 퀘스천 열두 번째: 인공지능 시대와 사유하는 불교’는 전체 3강으로 진행된다. 1교시는 구본권 한겨레신문 기자가 ‘인공 지능, 빅데이터의 현재와 미래, 달라지는 것’, 2교시는 양형진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가 ‘현대과학의 눈으로 본 불교’, 3교시는 해인사 승가대학장 보일 스님이 ‘인공지능 시대, 우리는 무엇을 사유해야 하는가?’를
탄허(1913∼1983) 스님은 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대강백이면서, 역경과 교육에 크나큰 족적을 남긴 석학이자 사상가이기도 하다.그럼에도 스님의 사상은 선, 화엄, 역학, 유학, 노장, 기독교관, 미래학 등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어 하나의 줄기로 엮어 이해하는 게 쉽지 않았다. 특히 역학과 미래학에 관한 이야기가 부각되면서 스님의 불교적 정체성에 의문을 갖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동국대 불교학술원 외래교수인 문광 스님이 탄허 스님의 학술적 면모를 유‧불‧선‧기 ‘사교회통 사상’이라는 주제로 집중 고찰했다. 문광 스님이 탄허
지난 2019년 말 ‘문명과 음악’을 통해 지구촌 종교음악과 한국의 범패가 어떤 관계를 지니고 있는지를 인류학적 관점으로 풀어냈던 음악인류학자 윤소희 교수가 그 연장선에서 실제 음악을 현미경의 렌즈로 들여다보듯 분석한 ‘문화와 음악’을 펴냈다.전작의 연장선에서 내놓은 ‘문화와 음악’은 범패와 산조를 분석대상으로 삼아 자세히 풀어냈다. 범패는 현존하는 한국 전통음악 중에서 가장 긴 역사를 지니고 있고, 산조는 가장 한국적인 예술성을 지닌 음악이라는 점에서 그 대표성을 찾을 수 있다. ‘문명과 음악’에서 망원경으로 지구촌 종교음악과 한
“마라난타 스님이 작별을 고하자 스승은 불두(佛頭)를 건네면서 항해 중 풍랑을 만나면 이 불두를 바다에 던지라고 했다. 항해 중 그야말로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처지가 되었지만, 스승의 당부대로 불두를 바다에 던지자 이내 바다가 잠잠해졌다. 이후 순탄한 항해 끝에 배가 닿은 곳이 지금의 굴비 산지로 유명한 영광군 법성 포구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며칠 전 바다에 던진 불두가 먼저 포구에 도착해 있었다. 마치 불두가 배의 기착지를 안내하는 등대 역할을 한 것처럼.” 마라난타 스님은 이러한 기연과 가피를 기리기 위해 인근 모악산에 사찰을
“내가 정의하는 깨달은 사람이란, 불교적으로 표현하면 세상의 본질이 무아와 연기임을 명백하게 이해하고, 자기 삶에 적용하여 생로병사에 걸림이 없게 되며, 이에 관련한 더 이상의 공부가 필요 없게 된 사람이다.”깨달은 사람을 이렇게 규정하면서 “나는 지금 그렇다”고 자신의 깨달음을 고백한 시골 농부가 깨달음에 대한 진입 문턱을 낮추고, 깨달음이란 것이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심하게 어려워서 공부를 많이 해야 하며 직업을 버릴 정도로 전념하는 수행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고 나섰다.불교계에서 금기
1925년 왜색 승려들이 설치는 꼴을 보다 못해 “천고에 자취를 감춘 학이 될지언정 춘삼월 말 잘하는 앵무새의 재주는 배우지 않겠노라”며 오대산으로 들어가 26년간 동구불출하며 ‘오대산 학’으로 불린 한암 스님. 스님은 1876년 3월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유교경전을 공부하며 세상과 인간의 근원에 대한 의문을 갖고 살다가 22세에 금강산 유람 중 돌연 입산 출가했다. 금강산을 떠나 성주 청암사에서 운명처럼 근대 선의 중흥조 경허 스님을 만났고, 경허 스님의 ‘금강경’ 설법 중 “무릇 형상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다.
불교수행 또는 불교명상 관련 서적들의 출간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그 중에는 경전이나 교리에 근거하지 않거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이해와 체험에 바탕한 경우도 적지 않다. 불교명상은 어느 날 갑자기 명상센터를 경험했다고 해서 수행이론과 실천방법이 터득됐다고 볼 수 없고, 특정기관이나 특정 지도자에게 이론과 지도방법을 배웠다고 해서 바로 지도가 가능한 일도 아니다.이 책 ‘불교명상: 사마타 위빠사나’는 초기불교경전에 근거해 불교명상의 이론과 실천을 정리했다. 동국대와 인도 델리대에서 불교학 석사‧박사 과정을 마치고 고려대 철학과
중국의 유마로 칭송받는 방거사는 성이 방(龐)이고 이름이 온(蘊)이다. 방거사가 활동하던 8세기 중반부터 9세기 초까지는 마조선사와 석두선사가 선풍을 드날리고 있었던 시기였기에, 방거사는 석두선사를 찾아 법을 묻고, 마조선사 문하에서 수행하여 그 법을 이었다. 하지만 출가수행자가 되지 않고 재가 거사로 살아가며 그 존재감을 드러내 중국의 유마로 불리고 있다.유마거사에 비견되는 그 방거사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방거사 어록’은 당시 양주자사 우적이 편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볼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것이 숭정간본이며, 이 숭정
“왜 절에 있는 소중한 불상을 태웁니까?”“부처를 태워서 사리를 얻으려 하오.”“어찌 나무로 만든 불상에 사리가 있겠습니까?”“사리가 없다면 왜 나를 탓하시오?”석두희천에게 머리를 깎고, 문수보살상 머리위로 올라가 목마를 타듯 앉은 일로 마조도일에게 ‘천연’이라는 법호를 받은 단하천연이 추운 겨울 목불(木佛)을 태운 이야기는 ‘경덕전등록’과 ‘오등회원’에 실려 널리 알려졌고, 관련해서 적지 않은 그림이 전해지고 있다. 그 중 원나라 화가 인다라의 ‘단하소불도’는 선승 초석범기가 지은 “옛 절 추운 겨울 하룻밤/ 바람 차고 눈 날려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 중에 스스로를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린다’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게 남보다 앞서가려 애쓰다 보니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숨 쉬고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의 ‘나’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달리던 길을 멈추고 돌아보면 눈 깜짝할 사이 인생이 흘러가버린 것 같기도 하고, 꿈꿔왔던 것과는 동떨어진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게 느껴지는 순간 삶에 대한 허탈함과 무기력한 기운이 몰려오며 또다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그래서 삶의 위태로
“선불교는 불교가 중국으로 전래되면서 중국 고유의 노자나 장자의 사상과 유교적인 현실, 절대 긍정 사상과 만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도나 진리를 가까이에서 찾는 중국인들의 현실적인 사고와 생활 풍토에서 외래의 종교인 불교의 가르침을 선의 사상과 실천으로 재편함과 동시에, 새롭게 일상생활 속에서 참된 진여일심을 깨닫고 진여일심의 지혜로운 삶을 창조하는 생활종교의 선사상을 건립한 것이다.”중국 선종사, 선불교, 선어록 연구에 천착해온 동국대 명예교수 성본 스님은 선불교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불교와 선은 인도에서 발생했지만 선사상
“베풀기 어려운 것을 베풀고, 행하기 어려운 것을 행하는 것, 덕 있는 사람의 법은 따라 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덕이 없는 자들은 따라 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덕 있는 사람과 덕 없는 사람은 여기로부터 갈 곳이 다릅니다. 덕이 없는 사람은 지옥으로 가고, 덕 있는 사람은 하늘 저편으로 갑니다.(SN 1.32-인색경)”경전에서 이르는 것처럼, 베풀기 어려운 것을 베풀고 행하기 어려운 것을 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들은 바른 가르침을 배워 삶을 향상하려는 의지를 키우고 실천하며 살아가기를 발원한다.
이 책 ‘중음에서 벗어나는 법’은 대만의 다도문화를 이끌어온 다도전문가이자 동서양 문화전통의 진수와 현대 서방의 세계관을 융합해 영적 멘토로 활동해온 왕윈이 청나라 옹정황제 당시 있었던 일에 창작을 더해 중음의 세계를 설명하고, 중음에서 벗어나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저자는 불교를 숭상했던 청나라 옹정황제가 사랑하는 왕비의 죽음을 맞으면서 충격을 받아 활불의 법문을 청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옹정황제는 왕위에 오르고 얼마 후 가장 아끼던 왕비 연귀비(돈숙황귀비)가 사망하자, 활불을 초청해 연귀를 위한 49재를 지낸다. 활불은 법문
“관자재보살께서는 심오한 반야바라밀다의 수행을 실천하시면서 세간[五蘊]을 확실하게 잘 가려서 객관적으로 관찰하시었다. 그리하여 오온이 있는데, 그것들이 실체가 공하다[없다]고 확실히 보시고서, 모든 괴로움과 재앙을 극복하신다.…”‘반야심경’ 첫 구절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 오온개공 도일체고액’에 대한 번역이다. 대부분 번역이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실 때 오온이 다 공함을 비추어보고 일체의 고액을 건넜다.…”로 시작되는 것과 차이를 보이는 이 해설은 15년 동안 미얀마의 여러 수행센터에서 위빠사나와 사마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이 주최하고 불교출판문화협회가 주관하는 ‘제17회 불교출판문화상 및 올해의 불서 10’ 공모전이 진행된다.불교출판의 활성화와 저변확대를 위해 열리는 공모는 2019년 10월1일부터 2020년 8월31일 기간에 국내에서 발행된 불교 관련 도서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개정판 및 증보판 도서와 공공기관출판물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며, 다른 기관에 지원하거나 선정된 도서는 신청 가능하다.공모 분야는 불교를 주제로 한 모든 분야의 저서 및 역서로서 출품 도서 중 10종을 올해의 도서로 선정한다. 올해의 불서 10권 중에서
해인사 장경판전과 불국사‧석굴암, 그리고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이름만 들어도 그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질 만큼 사랑받는 한국의 산사들이다. 한국인이라면 한 곳 정도는 가봤을 법한 이들 사찰은 1995년과 2018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한국의 사찰이 우리들만의 유산이 아니라,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하고 후손에게 전해줘야 할 가치가 있음을 인정받은 셈이다.이 사찰들을 미술사학자인 주수완 우석대 교수(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동산분과 및 무형문화재
“스님, 도대체 깨달음이 뭡니까?”수행 좀 했다는 선승들이 답답한 마음에 스승에게 던진 이 질문에 돌아온 답은 천둥소리 같은 ‘할!’이거나, 다짜고짜 날아오는 몽둥이 찜질이었다. 옛 선사들의 일화를 전하는 이야기에서 이 물음에 자상하게 일러주는 스승을 찾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지금도 그렇다. ‘깨달음’이 뭔지 궁금하지만, 속 시원하게 알려줄 만한 선지식 찾기가 막막하다. 그런데 자칭 불교 마니아라는 서른두 살의 여성이 오늘날 일본에서 수행력과 불교적 활동력을 인정받는 여섯 스님을 찾아 “도대체 깨달음이 뭐고, 내 인생에 어떤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