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바람에 흔들리고/ 사람은 외로움에 흔들린다/ 흔들림은 살아있는 한 모습이다. … 아파하고 눈물 흘리는 일이/ 죽은 이가 간절히 느끼고 싶은 모습이란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로담 시 ‘이유는 없다’ 중에서)무심히 툭 던진듯하지만 외로움의 끝에서 처절하게 사무쳐 본 사람만이 토해낼 수 있는 시정이다. 그렇다. 아파서 눈물 흘리는 것도 살아서의 일이요, 삶의 징표이다.로담 정안(路談 正眼) 스님. 길(路)과 이야기(談)를 조합한 법호 로담이 이색적이다. 경기도 가평에 세운 절이 아가타 보원사(阿伽陀 寶園寺)인데 이
코로나19 문제로 온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계도 예외가 아니지만 사태가 시작된 지 2년에 가까워지면서 여기에 익숙해졌는지 이젠 이 ‘비정상을 정상’으로 여기는 분위기까지 엿보인다. 한편으로는 너무 심각하게 여기며 우울증을 앓지 않는 것이 다행스럽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이 굳어지면 우리 사회가 너무 삭막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이 상황은 전 세계 사람들이 다 함께 맞이하는 것인데 불교계만 걱정할 필요가 있느냐?”며 ‘무대책이 최상의 대책’이라며 태평한 사람들도 많지만, 정말 그럴까. 사람들
대만은 우리나라 인구 절반에 불과한 2300여만명이 사는 작은 섬나라다. 그러나 불교의 위상은 현대인에 맞는 생활불교를 주창하는 스님들의 지도력과 신도들의 원력으로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대만불교는 북부 법고산사와 남부 불광산사, 중부 중대선사, 동부 자제공덕회 등 4대 종문이 이끌고 있다. 이들은 부처님 가르침을 세계에 전하겠다는 원력 하나로 불교공동체를 만들어냈다. 전통불교의 포교 방법에서 벗어나 교육과 복지, 문화, 수행 등 현대화되고 대사회적 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포교방법을 추구해 불자들과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었고
경봉문도회(문장 원명 스님)는 7월6일 영축총림 통도사 극락암(감원 관행 스님) 무량수각에서 ‘경봉당 정석 대종사 제39주기 추모다례재’를 봉행했다. 이 자리에는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성파, 전 방장이며 경봉문도회 문장 원명, 전 통도사 주지 원산, 동국대 명예교수 법산 스님 등 산중 어른 및 제방 대덕 스님과 불자 등이 참석했다.법석에서는 재단법인 조계종 경봉장학회 2021학년도 장학금 수여식도 진행됐다. 장학금은 통도사 재적승 가운데 동국대 대학원 석사과정 고각 스님을 비롯해 동국대 및 중앙승가대에 재학 중인 스님 27명에게 1
서울 은평구 응암동 도솔선원장 함현 스님. 그는 납자들 사이에선 명망 높은 선승이다. 속리산 법주사에서 월암 이두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스님은 수행에 뜻을 두었다. 해인사, 송광사, 백양사, 극락선원, 대승사, 동화사, 봉암사 등 제방선원에서 화두를 붙들고 애오라지 정진했다. 수좌들 사이에서 마음의 고향이라 불리는 조계종 종립선원 문경 봉암사 주지 소임도 맡았다. 봉암사 주지는 여느 사찰과 달리 행정에 밝다고 되지 않는다. 가장 수좌다우면서 두루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함께 정진하는 도반들이 함현 스님에게서 보아왔던 치열한 정진과
근현대 한국불교를 이끈 선지식 경봉당 정석 대종사의 원적 39주기를 맞아 스님의 가르침을 추모하는 다례재가 영축총림 통도사 극락암에서 엄수된다.경봉문도회(문장 원명 스님)는 7월6일 오전10시 통도사 극락암(감원 관행 스님) 무량수각에서 ‘경봉당 정석 대종사 제39주기 추모다례재’를 봉행한다. 법석은 상단불공에 이어 추모다례, 경봉장학회 장학금 수여식, 문도대표 인사말 등의 순서로 이어진다.이 자리에는 경봉문도회 문도 스님들과 영축총림 산중 어른 스님, 제방 대덕 스님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법회는 코로나19 예방과 사회적 거리 두
법당 둘레 활짝 핀 접시꽃이 가득하다. 육지에서는 한여름을 장엄해 주는 꽃이지만 제주는 계절이 빠르다. 수국도 다 져버리는 시기, 한 켠에서 나리꽃 망울이 가득 부풀어 올라 내일이라도 툭 터져 나올 듯하다. ‘이러다 모든 꽃들이 다 터져 버리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바라보니 늦게 파종한 봉선화가 꽃밭 가득 힘껏 솟구치고 있다. 계절의 아름다움이 도량에 가득 차오르고 있다. 가을 생각에 국화도 넉넉히 기르다 보니 늘 새 계절의 설렘이 가득하다.꽃이 좋다. 무채색 무기질의 토양에서 푸른 잎을 피우며 자라나 형형색색의 빛깔을 뿜어내는 일이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던 1951년 초에 개신교와 가톨릭, 범(凡)기독교계에만 군종제도 시행을 하면서 10여년 사이에 전체 인구,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기독교 인구 비중이 빠르게 높아졌던 사실은 여러 차례 지적하였다. 그런데 전국의 형무소와 경찰서 유치장 등의 진입은 민족 해방의 기쁨이 다 가라앉기도 전인 1945년 12월부터 가톨릭도 배제한 채 현직 목사에게 전국의 형무소와 소년원의 ‘교무과장’ 직책을 독점하게 해주는 방식으로 오직 개신교에게만 허락하였다. 그리고 법무부 안에 이 형목 제도를 지원하는 ‘형정과(
“독자에게 묻습니다. 지금 무엇을 보고 있습니까?”어리둥절한 질문이다.‘당신 글을 읽고 있다’ ‘과학이론과 사사무애라는 소제목을 보고 있다’ ‘허재경 작가의 그림을 보고 있다’ ‘모니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등….“무엇을 보고 있느냐”는 단순한 질문 하나에도 관찰자가 보는 시선과 처한 환경에 따라 답은 달라진다.사물을 ‘있는 그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은 철학, 특히 과학철학에서 이미 폐기된 지 오래됐다. 어떠한 사물도 배경이론에 의해, 채색되지 않은 채, 순수하게,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우선 사물을
승이 대수에게 물었다. 실중(室中)의 등불이란 어떤 것입니까. 대수가 말했다. 세 사람이 증명하면 거북이도 자라가 된다.대수는 대수법진(大隨法眞, 834~919)이다. 그리고 실중(室中)이란 스승이 주석하는 방으로 조실(祖室)이다. 여기에서 실중의 등불이란 부처님의 정법안장의 소식을 비유한다. 스승이 지니고 있는 정법안장의 핵심적인 이치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승의 질문은 한편으로는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스승과 맞장을 뜨는 자세로 문답상량을 하는 것이다. 거기에서 승은 하필 실중의 등불에 대하여 질문을 하고
가상화폐 열풍이 대단하다. 정부 주요 금융기관의 수장이 가상화폐를 적대시하는 발언을 했다가 사이버 공간에서 곤욕을 치르기도했다. 많은 사람들이 정말 누구의 말이 맞는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가상화폐로 불리는 암호화폐는 진정 실체성이 없는 신기루일까? 단순히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다고 해서 그 가치성까지 폄하하기에는 지금 우리들 세상이 너무나도 깊이 실재적으로 파고들어 와 있다.불교에서는 우리들이 다섯 가지 감각에 의존해 직접 느끼는 이 세상조차 환(幻)과 같다고 한다. 이런 관점에서 불교의 교리를 참되게 이해하고 믿는 사람이라면
여주교도소에서 전체 형기 5년 가운데 2년째 복역 중이다. 제대로 적응하며 생활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뜻밖의 행운을 만났고, 그 행운으로 지난 잘못을 참회하며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행운은 부처님과 인연을 맺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하게 된 것이다. 2020년 7월 모든 재판이 끝난 후 이곳 여주교도소로 이감됐다. 같이 공장출역을 하던 동료 재소자가 “종교거실이 따로 운영되고 있다”며 “함께 불교를 공부해 보자”고 권유했다. 사회에 있을 때 어머니와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몇 번 절에 방문한 적은 있지만, 불자라고 생각해 본 적
“삼계개고 아당안지(三界皆苦이니 我當安之).”“온 세상의 모든 고통을 내가 마땅히 해결하여 편안케 하리라.”부처님의 탄생게(誕生偈)입니다. 2천6백여 년 전, 부처님께서는 어찌도 이리 정확히 오늘의 인간세상을 잘 내다보셨을까요. 한 치의 틀림도 없는 부처님의 탄생게를 볼 때마다 저는 부처님의 깊고 심오한 법안(法眼)에 감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존경하는 불자 및 국민 여러분, 부처님의 탄생게처럼 우리는 올해도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삼계개고 속에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녹음은 더욱 짙어지고,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붓다의 삶과 길을 생각해본다.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붓다처럼 사는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붓다같이 위대한 삶을 살 수 있는가. 깨달음과 진리만 추구하며 관념적으로 사는 것이 붓다 같은 삶인가, 아니면 ‘낡은 수레바퀴’가 되어서도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온몸으로 헌신하고 자비를 행하며 실천적으로 사는 것이 붓다 같은 삶인가.며칠 전, 훈훈한 뉴스 하나가 가슴을 적시고 지나갔다. 5월4일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진 뒤, 뇌사 판정을 받은 20대 여성이 인하대병원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던 말기환자 4
전국비구니회가 재한미얀마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군부 쿠데타와 민주화 항쟁 과정에서 급증하고 있는 희생자들로 인해 비탄에 빠진 미얀마 국민들을 위로했다.전국비구니회는 5월8일 오후 1시 서울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 대법당에서 미얀마 민주평화 기원 릴레이기도 1차 회향 및 평화장학금 전달식을 갖고 재한미얀마 학생 44명에게 44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전국비구니회장 본각 스님과 정순균 강남구청장을 비롯해 전국비구니회 운영위원장 상덕, 부회장 성본, 사찰음식연구소장 선재, 차문화연구소장 혜성, 비구니승가연구소장
우송 전성우(雨松, 全晟雨, 1934~2018) 화백은 ‘만다라 화가’로 불릴 만큼 만다라를 창작의 원천으로 삼았다. 만다라라고 하면 티베트에서 비롯한 기하학적이고 도안적인 그림이 떠오르기 때문에 언뜻 그의 작품은 제목만 만다라일 뿐 그것이 실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불교회화의 만다라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만다라(Mandala)’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만달(Mandal)’은 본질을 뜻하고 ‘라(la)’는 소유를 의미해 ‘본질을 취하는 것’ ‘본질을 담아내는 것’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는 그림으로
“눈앞의 경계가 마음의 헛된 움직임이라는 것을 알고 그것을 점점 초월하라. 눈앞의 사물은 객관적으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혹은 자신의 견해대로 만들어 낸 것에 불과한 것이다.” ‘대승기신론’의 내용이다. 고정관념(相)을 깨야 한다는 이야기다. 현대 예술도 어떤 일반적인 편견이나 경향 등이 존재한다. 대부분의 음악 감상자는 현대음악에 대해서 주로 상식을 파괴한 파격성이나 의외성, 또는 추상성을 기대한다.실제로 2차 세계대전의 종식은 새로운 음악 발전에 있어 진정한 전환점이 되었다. 전쟁으로 인한 엄청난 피해를 회복하기
승이 구봉근 화상에게 물었다. 달마조사가 서쪽에서 도래한 의도는 무엇입니까. 구봉이 말했다. 짤막한 거북이터럭의 무게가 아홉 근이다.북송시대 구봉근(九峰勤) 화상은 운문종(雲門宗) 선사로서 지문광조(智門光祚)의 법을 이었다. 달마가 서쪽에서 왔다는 말인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는 가장 보편적인 공안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 만큼 수많은 납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문답상량(問答商量)을 통하여 각자의 수행방편으로 삼았고 또한 인가의 수단으로 활용하였으며 설법하여 교화하는 데에 중요한 소재로 활용하였다.그런데 조사서래의를 상대하는 자세에 대해
조계종 직할교구 승가사 주지에 정호 스님, 인천불교회관 주지에 일지 스님이 임명됐다.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4월15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접견실에서 임명장을 전달했다. 원행 스님은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소임을 맡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신도가 급감해 사찰이 어려울 때이지만 세계가 겪는 고통인만큼 함께 극복해야한다. 신도포교와 가람수호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승가사 주지로 임명된 정호 스님은 상륜 스님을 은사로 1965년 수계했다. 인천불교회관 주지로 임명된 일지 스님은 경희 스님을 은사로 1980
터질게 터진 것이다.‘땅’하면 복부인, 졸부, 지게 짊어진 갑부라는 단어가 먼저 생각난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만 쓰이는 부정적인 단어가 아닐까 한다. 고급세단을 타고 모피목도리를 두른 돈 많은 사모님, 갑자기 개발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 우리나라가 근대화 되면서 땅이 가장 먼저 투기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때는 그저 국가가 주도해 개발하는가 보다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공공연하게 고급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고위 공직자들과 지역 토호세력이 연관돼 부를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개발소식이 전해지면 이미 그 지역은 모모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