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문명을 일구고 발전시키는 것은 교육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선조들의 경험을 미리 배우고 그 토대 위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창조했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탔기 때문에 더욱 멀리 볼 수 있었다”는 뉴턴의 말도 이런 의미였을 것이다.송광사에 보통학교 세운 후불교·한문 가르쳐 후학 양성스님들 현대식 학교교육 독려조계종명 제창해 중흥 발원한국불교의 장자종단이라 할 수 있는 조계종도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발전했다. 석가모니 부처님으로 시작된 불교가 이 땅에 들어와 원효 스님과 의상 스님, 의천 스님과 지눌 스님 등 위대한 거인들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됐다.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처음이다. 헌법재판소는 3월10일 “박 대통령의 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국민의 신임을 배반했으며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질서정연한 촛불민심과 국회의 탄핵절차, 헌법재판소의 판결까지 지난한 과정이었지만 주권자인 국민의 힘을 보여준 놀라운 사건이었다. 지난해 9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불거진 탄핵정국은 6개월 동안 대한민국을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거대한 인파의 물결 속에서도 폭력사건 하나 없는 평화로운 촛불행진
국회가 3월2일 ‘공동주택관리법’과 ‘항공보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공동주택 경비원에게 입주민들이 부당한 지시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항공기 안에서의 승무원 폭행 등 안전운행 저해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내용을 담고 있다. 언론에서는 이를 ‘갑질퇴출법’이라 부르고 있다. 계약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쪽을 갑이라 하고 약자인 쪽을 을이라 한다. 사회에서는 이를 확장해 관계에 있어 우의를 점하고 있는 사람을 갑이라 지칭한다. 따라서 갑질은 강한 갑이 약한 을에게 가하는 부당 행위를 비하해 부르는 표현이다.법으로 금지시켜야 할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기준 1인 가구는 27%였다. 2인 가구, 3인 가구, 4인 가구를 포함해 1위였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2050미래 항해 보고서’에서 2050년에는 1인 가구가 56.2%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1인 가구가 대세로 굳어지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심사는 복잡하다. 늘어가는 저임금 비정규직, 독거노인의 증가, 일자리가 없어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의 등장이 1인 가구 증가의 원인이라는 평가 때문이다.선진국에 진입할수록 1인 가구 증가는 필연적이다. 2011년 일본과 노르웨이
국정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학교가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가 마감을 연장하고 각종 혜택을 약속했지만 5429개 중고교 중 2월15일까지 신청한 곳은 경북 경산 문명고 단 1곳뿐이었다. 채택률 0.02%로 교육현장에서 사실상 탄핵된 셈이다. “바르게 역사를 알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된다”는 대통령의 황당한 발언으로 시작된 국정역사교과서는 편찬기준, 집필진 등 모든 것이 밀실에서 짬짜미로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최종본이 공개됐으나, 친일독재 미화에 오류 또한 수백 곳에 이르는 함량미달의 불량교과서로 학계와 국민들로부
2015년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수명 연장을 받아 재가동했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대해 법원이 연장취소 판결했다. 월성 1호기는 국내 최초 원전으로, 2012년 운영허가 만료로 멈췄다가 2015년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10년 수명을 연장 받았다. 그러나 당시 안전우려가 제기되자 과학적인 결론 대신 투표를 통해 연장결정을 내리면서 국민 안전을 무시한 상식 밖의 결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원전 위험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킨 것으로, 정부의 원전정책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치게 될 것이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시인: (부처님을 찬탄한 시를 써서 아는 스님께 보냄. 이 내용 중에 “칭찬 등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부처님”이라는 글귀가 있음)선사: (시를 받아 보고 끝자리에 “헛소리”라고 써서 다시 보냄)시인: (화가 나서 직접 찾아가 따져 물음)선사: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면서.”시인: ……정화 스님의 첫 멘토링 모음논리적 설명에 생동감 겸비자비로움·냉철함 유지한 채삶에서 꼭 필요한 지혜 전달책 머리말 일부다. 책에 대한 소개나 집필 방향이 아니라 몇 가지 문답을 소개하는 것으로 머리말을 대신했다. 그렇지만 이
새해가 밝아도 설을 보내야 한 살을 먹는다. 어린 시절 매년 쌓이는 나이는 설렘 그 자체였다. 어서 자라 어른이 되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유년 시절은 화살처럼 빠르게 가버렸다. 이제는 매년 돌아오는 새해가 갈수록 부담스럽다. 살날이 줄어들고 육체의 스러짐이 슬퍼서가 아니다. 어린 눈에 비췄던 우람했던 어른의 삶은 어디에도 없었다. 사회를 짓누르는 거짓과 반칙은 세월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미약하나마 바른 길을 향해 힘들게 나아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세상은 회색 빛 그대로였다.이재용 삼성부회장에 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다. 사촌이 땅 산 행위가 축하할 일이지 기분 나빠할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사촌의 땅을 산 행위에서 배 아픔을 느끼는 것은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을 보지 못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에 기인한 것이다. 자애명상은 내 행복 추구서 시작모든 존재의 행복 발원으로 확장자비명상 자세·호흡·단계별 변화대처 방안까지 담은 완벽 수행서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우리의 삶을 일관되게 규정하는 것은 괴로움이다.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으로 우리는 끊임없이 화를 내고 기분 나빠하고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역행보살(逆行菩薩)이라는 용어가 있다. 사전적인 의미로 “그릇된 짓의 나쁜 과보를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해 일부러 그릇된 짓을 하는 보살”이다. 같은 뜻의 사자성어로 타산지석(他山之石)과 반면교사(反面敎師)가 있다. 남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는다는 의미는 같지만 역행보살은 이들 사자성어와 달리 세상을 보는 다른 눈이 숨겨져 있다. 옛말에 “부처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했다. 비루한 삶을 사는 중생일지라도 부처님 눈에는 반드시 성불할 부처로 보이고 돼지 눈에는 자신들과 전혀 다를 바 없는 탐욕덩어리로 보인다
10년 안에 1800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역설적이게도 인류의 미래를 밝혀 줄 꿈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전 때문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3월4일 국내 인공지능 및 로봇 전문가 21명을 설문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취업자 2천560만 명 중 70%가 넘는 사람들이 10년 안에 일자리에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저소득층의 타격이 컸다. 전문가들은 청소원이나 주방보조원, 상점판매원 등을 사라질 직종 1순위에 꼽혔다. 반면 기업 고위임원, 회계사, 대
어떤 사람이 물었다. “당신은 어떻게 느낍니까?” 수피가 대답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저녁에 죽을지 어떨지 알지 못하는 사람처럼 느낀다오.” 그가 다시 물었다. “그건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처해있는 상황 아닙니까?” 수피가 대답했다. “그렇소.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것을 진정으로 느끼겠소?”죽음을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매일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내일이 계속될 것이라 믿는다. 그런 믿음 속에서 일상은, 그리고 우리의 삶은 빛을 잃어버리고 습관처럼 하루를 살게 된다. 어제가 오늘과 같고, 내일이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그래
2016년 병신(丙申)년이 저물어 간다. 매년 해가 저물 때면 아쉬움과 섭섭함이 밀려온다. 더 열심히 살지 못했음에 대한 반성, 한해가 또 이렇게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는구나하는 서늘한 마음 같은 그런 것이다. 그러나 올해 세밑은 한해를 반추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 관련 국회 청문회를 보는 심사가 편치 않다.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들의 답변을 듣고 있으면 사람의 품격이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는지 참담하기만 하다. 국정을 좌지우지했던 지도층이라는 인사들이 청문회에서 보여준 모습은 딱 2가지다. ‘모르쇠’와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이제는 ‘이상’이 아닌 ‘일상’이 되고 있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지구온도에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곰의 생존이 위협받고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들은 높아진 해수면에 하나둘 물속에 잠기고 있다. 인더스강과 갠지즈강, 황하와 양쯔강, 메콩강의 발원지인 히말라야 빙하가 급속도로 줄어들면서 이들 강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의 삶도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지구온난화와 환경파괴는대량생산과 소비습관 때문인과에 대한 생태감수성이지구 살리고 인류도 살려이처럼 우리와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한 수행자가 쉬지 않고 열심히 수행했으나 진전이 없자 큰 실의에 빠졌다. 지혜의 눈으로 살피신 부처님께서 그를 불러 말했다. “너는 세속에 있을 때 거문고를 잘 연주했다고 들었다. 만약 거문고를 연주할 때 그 줄을 너무 조이면 어떻게 되는가?” “소리가 잘 나지 않고 잘못하면 줄이 끊어집니다.” “그렇다면 줄을 너무 늦추면 어떻게 되는가?” “줄이 너무 느슨해도 소리가 잘 나지 않습니다. 거문고를 잘 연주하려면 줄을 너무 팽팽하거나 느슨하지 않도록 잘 조율해야 합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의 공부도 마찬가지다. 정진
한로축괴(韓盧逐塊) 사자교인(獅子咬人)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중국 전국시대 한로(韓盧)라는 명견이 있었다. 한로는 세상에 널리 알려진 명견이지만 개의 습성을 버리지 못해 사람이 흙을 던지면 흙을 쫓았다. 그러나 백수의 왕 사자는 사람이 흙을 던지면 흙 대신 흙을 던진 사람을 물어버린다. 부처님의 말씀을 사자후(獅子吼)에 비유하듯 깨달음을 추구하는 수행자는 모름지기 개가 되지 말고, 사자가 돼야 한다는 결기어린 경책이다.12월9일 박근혜 대통령이 결국 탄핵됐다. 국회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찬성 234대 반대 56표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관이 방화로 전소됐다. 충북 옥천에서 열린 육영수 여사 숭모제는 항의하는 시민들로 난장판이 됐다. “하야하라”는 국민요구를 무시하며 버티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다. 국민의 분노가 높아지자 지자체들은 박 대통령 흔적을 지우고 있다. 울산시는 대왕암공원 대통령 방문기념 안내판을 철거했다. 안내판 일부가 훼손되자 아예 철거해버렸다. 서산시의 철새관광지에서도, 대구시 대통령 생가터에서도 대통령의 흔적은 지워졌다. 친일과 독재, 부패의 어두운 과거를 개발논리로 호도하며 신격화에 몰두했던 거짓된 허깨비 놀음
‘잡아함경’에 두 번째 화살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감각기관을 통해 여러 가지 감정을 일으킨다. 이것은 범부나 성인이나 마찬가지다. 육신을 가지고 있는 이상 피할 수 없다 . 이것이 첫 번째 화살이다. 첫 번째 화살을 맞은 어리석은 사람은 감각기관을 통해 느끼게 된 고락(苦樂)에 집착함으로써 고통을 불러온다. 이것이 두 번째 화살이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이에 집착하지 않기에 더 이상의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부처님께서 두 번째 화살에 맞지 말라고 한 것은 이런 의미다.우리는 살면서 끊임없는 고통에 시달린다. 행복과 안락
불교에 빈자일등(貧者一燈)이란 고사가 있다. 부처님께서 오시자 왕과 귀족들이 크고 화려한 등을 바쳤다. 가난한 여인도 등을 밝히고 싶었다. 그러나 돈이 없었다. 온종일 굶으며 구걸을 해 작고 소박한 등 하나를 겨우 밝혔다. 밤이 깊어지자 화려했던 등들이 하나둘 꺼졌다. 그러나 작은 등 하나가 꺼지지 않고 끝까지 어두운 밤을 밝혔다. 제자들이 끄려하자 부처님께서 만류했다. 비록 가난하고 작은 등이지만 그 여인의 지극한 정성이 깃들어 있기에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일깨웠다. 부자들의 화려한 등보다 가난한 이들의 정성 깃든 등 하나가
나이가 들수록 시가 어려워진다. 세파에 쫓겨 시를 읽을 여유가 없어서이겠지만 잘못된 교육의 폐해도 크다. 시는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 교육은 시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도록 몰아붙인다. 시를 읽고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감성들을 시험이라는 틀에 가두고 단 하나의 정답만을 강요한다. 그래서 시는 시가 아니라 어느덧 공식으로 바뀌고 어른이 되면 지긋지긋한 수학책을 덮어버리듯이 시는 그렇게 우리에게서 떠나간다. 그렇지만 시가 없는 삶, 그래서 오로지 산문만이 존재하는 우리의 삶은 얼마나 삭막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