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은 수행과 신행 공간이다. 그렇다고 사찰을 불교라는 종교의 테두리에 가둘 수는 없다. 1700년 전 이 땅에 불교가 들어오면서 지어지기 시작한 사찰은 장구한 세월을 함께 했다. 그 옛날처럼 지금도 사찰에는 삭발하고 승복을 입은 스님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오간다. 그래서 사찰은 모든 계곡의 물들이 흘러드는 큰 강물과 같다. 사찰이라는 공간에 문화와 사상이 흘러들고, 선지식과 대중들의 마음이 모인다. 그 강물이 다시 대지를 비옥하게 하듯 사찰에 모인 문화, 사상, 인물, 인심은 다시 새로운 역사의 물줄기를 형
① 젖소의 감화유야리국, ‘마야리’ 바라문은 황금이 많고, 젖소가 많기로 이름난 거부.거기에다 부처님 법을 거부하는 구두쇠. 사납기로 이름난 젖소가 있다는 소문까지. “석가가 온 세상의 스승이라며 다닌다지?” 부처님을 대수롭잖게 여긴다는 소문도.“교화를 시켜야겠네, 사납다는 그 젖소까지.”마침 유야리 나라를 지나던 때라 부처님은 바루 하나를 주시며 아난에게마야리를 찾아가서 우유를 구해 오게 하셨지. “마야리 어르신, 우유 한 바루만 보시하십시오.”부처님 시자인 걸 알아차린 바라문은 덩치 큰 젖소를 가리키며, 우유를 짜서 가져가란다.
무상의 대표적인 선사상은 인성염불과 3구(三句)설법이다. ‘역대법보기’에 전하는 내용을 보기로 하자. “무상대사는 매년 12월과 정월달에 사부대중 백천만인에게 계를 주었다. 그는 엄숙하게 도량을 시설하고 스스로 단상에 올라가 설법하였다. (제자들에게) 먼저 소리를 내어 염불하도록 하고(引聲念佛), 마음을 다하여 집중해 소리가 가늘어지면서 끊어지려는 무렵, 이렇게 말씀하셨다. ‘무억(無憶) 무념(無念) 막망(莫妄)하라.’”이는 인성염불을 말한다. 무상대사는 염불행자·정토행자는 아니다. 다만 삼매[=선정]에 쉽게 들기 위한 방편으로 염
①부처님 시자 아난부처님의 첫 시자는 아야교진여였지. 교진여는 녹야원 5비구의 한 사람. 그러다가 제자들이 아난을 시자로 권한 것.“부처님 시자로는 아난이 적격입니다. 외양·태도·총기·근기·말솜씨까지죠.” 부처님이 인정을 하시자, 아난이 조건을.- 부처님, 보시 받으신 법복을 저에게도- 부처님 발우의 고양을 저에게도. - 부처님 초대에는 언제나 같이. - 의심나는 것은 언제나 여쭐 수 있게.“그렇게 하지. 그렇게 하마.”부처님은 흔쾌히 허락을 하셨지. 이렇게 하여 아난이 존자로 받들려지고다문제일의 부처님 제자가 된 것. 불제자, 신
불교계 대표 국제구호협력기구 더프라미스(The Promise). 한국에서는 96번째로 유엔(UN) 경제사회이사회(ECOSOC)로부터 유엔과 협력하고 유엔 사업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특별 협의적 지위(Special Consultative Status)’ 자격을 부여받았다. 이 지위를 받았다는 건 비정부기구(NGO)로서의 공신력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재난 있는 곳에 더프라미스가 있다’는 말이 회자 될 정도로 더프라미스는 해외 봉사와 긴급구호 활동에 진력해 왔다. 2008년 미국 NGO 마칙(MACHIK)과 협력해 중
43일간 1167km를 걸으며 부처님 발자취를 따른 상월결사 인도순례 동참 대중 75명이 회향을 앞두고 그 동안 느꼈던 마음 속 감동을 전했다. 걷지 못했으면 보지 못했을 현장과 함께 숨 쉬었기에 나눌 수 있었던 서로의 마음에는 환희와 기쁨, 참회와 원력의 진심이 가득하다. 3월21일 쉬라바스티 천축선원에서 열린 소감 발표의 시간과 순례 과정에서 전했던 순례단의 생각을 한 자리에 모아 기록했다. 편집자 1조 비구범해 스님평생의 소원이 부처님 성지를 내 발로 걸어 순례하는 것이었는데 이번 순례를 통해 금생의 소원을 다 이룬 셈이다.
김해 해성사(海星寺)는 도심 사찰이자 종합불교회관이다. 지하 2층, 지상 3층, 연 면적 8,481㎡(2570평) 규모로 조성됐다. 지하 2층은 주차장이고, 지하 1층에는 국제회의를 열 수 있는 컨벤션 센터가 갖춰져 있으며 1층에는 종무소 및 관음전, 2층에는 대법화당, 3층에는 대웅보전이 들어서 있다. 2017년 12월 해성사 종합불교회관 기공식을 가진 후 2022년 11월 대웅전에 삼존불을 봉안하며 낙성식을 봉행했으니 조성 기간만도 5년인데, 그 불사를 이끈 주인공은 지금의 해성사 주지 월도(月道) 스님이다.부친은 신심 돈독하기
전북지역 사찰들이 부처님 출가·열반재일을 맞아 2월27일부터 3월6일까지 8일간 각자의 방법으로 수행정진을 이어가며 출가·열반의 의미를 되새겼다.조계종 제17교구본사 금산사 포교당 전북불교회관·보현사(주지 우림 스님)는 출가·열반재일을 ‘부처님의 출가에서 열반까지 특별정진 주간’으로 정하고 발심과 수행을 선도하는 자비도량참법 수행을 시작했다. 전북불교회관은 4층 큰법당에서 7일간 진행된 자비도량참법 수행에 이어 3월6일에는 금산사 대적광전과 5층석탑 등에서 금산사 조실 도영 스님의 법문과 함께 천일기도 입재식과 탑돌이를 진행했다.전
오늘은 출가재일입니다. 옛 어른 스님들께서는 몸이 떠난 것을 출가라 하지 않고, 머리 깎은 것을 출가라 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출가인가. 몸과 마음이 번뇌로부터 떠난 것을 참된 출가라 한다고 하셨습니다. 스님들은 머리를 삭발하고 의복도 세속 사람들과는 다릅니다. 한국불교의 전통을 몸으로 지켜오고 유지해오고 계속 지켜나가는 사람들이 스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스님들이 올바른 길로 잘 수행하고 정진해 나아갈 수 있어야 한국불교도 한국문화도 올바르게 발전한다고 믿습니다.전 세계에 한류가 유행입니다. 그런데 드라마와
새벽 어스름에 길로 나섰다. 길에서 자고 길에서 일어나, 다시 길을 걷는 순례는 차량을 이용해 관광하듯이 다니는 여정과는 확연히 다른 감회를 불러온다. 부처님께서 가신 길을 따라 걸으며 부처님의 체취 가득한 성지로 향하는 길은 비록 고되고 험난한 고행과도 같지만 주마간산(走馬看山)처럼 성지를 스쳐지나갈 때와는 확연히 다른 감동을 전해준다.부처님께서 걸었던 그 길에는 부처님의 삶이 점점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출가를 위한 결단과 수행에 대한 고뇌, 중생을 위한 연민과 아름다운 열반까지 그 모든 삶의 순간이 이어진 길은 그냥 길이 아니라
바이샬리에서 쿠시나가르에 이르는 길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열반의 길인 동시에 싯다르타 태자가 스승을 찾아 나선 새로운 여정의 공간이다. 이 길은 시작과 끝이 하나인 길이다. 마치 생과 사가 하나인 이치를 알려주는 것 같다. 불교와 다른 종교의 차이점은 싯다르타가 스승을 찾아 나섰다는 점이다.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 오늘날 인류의 정신문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종교 가운데 그 창시자가 스승을 찾아 나선 종교는 없다. 이들 종교의 창시자로,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들은 대부분 신의 계시를 받거나, 혹은 스스로 성인의 반열에
석가족 여인들이 스스로 삭발하고 부처님의 뒤를 따랐다. 카필라성에서 바이샬리에 이르기까지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여정은 여성 출가를 둘러싼 부처님과 여인들의 팽팽한 줄다리기였다. 마하빠자빠띠는 아난다의 옷자락에 매달려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온화한 아난다가 그녀의 어깨를 다독였다.“세존이시여, 여자도 수행하면 남자와 같은 수행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까?”“물론 그럴 수 있다네.”“수다원과를 얻고, 사다함과를 얻고, 아나함과를 얻고, 아라한과를 현생에서 증득할 수 있습니까?”“물론이네, 아난다여.”
“싯다르타 태자는 29세 되던 해 2월8일 모두가 잠든 깊은 밤 아버지 정반왕도 모르게 마부 찬타카와 함께 호화로운 왕궁을 빠져나왔다. 지나가는 바라문과 옷을 바꾸어 입고 반연(攀緣)을 잘라내듯 스스로 머리를 깎은 후 마부 찬타카를 다시 궁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사문 고타마로서 수행자의 길을 걸었다.”경전에서는 부처님의 출가 모습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기원전 595년 음력으로 2월8일의 일이다. 상월결사 인도순례 ‘생명존중, 붓다의 길을 걷다’ 19일 차에 접어든 2월27일은 2600여년 전, 싯다르타 태자가 화려하고 안락한 왕
“부처님은 마치 허공과 같아서 청정하고 집착이 없으며 이 세상에 태어나 보리수 이래에서 도를 이루셨습니다. 한 말씀으로 모든 것을 다 설하시고 하나하나의 가르침 속에서 갖가지 모든 법을 남김없이 다 설하여 주셨습니다. 이와 같이 부처님의 성도를 공경한 보현보살의 마음으로 상월결사 사부대중은 부처님의 성도를 찬탄드립니다.”상월결사(회주 자승 스님)는 2월22일 오전 불교의 탄생이자 부처님께서 위없는 깨달음을 성취한 마하보디사원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세상의 평화를 위한 기원법회’를 봉행했다. 법회에는 회주 자승 스님을 비롯한 순례단뿐
에메랄드 빛깔 품은 파도가 출렁이는 제주 조천읍의 함덕해수욕장(올레길 19코스)은 사계절 내내 활기 넘치는 곳이다. 여름이면 서핑, 카약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봄‧가을‧겨울에도 소나무 무성한 서오봉 앞으로 펼쳐진 바다 풍경을 만끽하러 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함덕 해변에서 호텔과 상가 건물들이 즐비한 시내 방향으로 틀어 5분여 걸어 들어오면 덕림사(德林寺)다. 상업지구에 자리한 사찰임에도 규모가 제법 크다. 대웅전과 휴심당, 요사채, 차실 등이 향나무, 야자나무와 어우러져 이국적이면서도 단아한 풍광을 자아낸다.
‘동양의 나폴리’ 통영은 백석(白石‧1912 ~1996)의 시(‘통영 2’)처럼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아름다운 곳이다. 통영이 품은 150여 개의 섬 중 보물섬 하나를 꼽는다면 단연 미륵도(彌勒島)다. 이 섬의 미륵산(彌勒山‧458.4m)에서 감상하는 한려해상 풍경은 일품이다. 에메랄드빛 바다에 떠 있는 한산도와 거제도, 소매물도, 그리고 통영항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맑은 날이면 세존도, 연화도, 보리도 등의 불심 깃든 섬들도 안을 수 있다. 시인 정지용(鄭芝溶‧1902~1950)이 산문 ‘통영 5’에서 “통영과 한산
유튜버들의 스님 희화화가 선을 넘었다. 인터넷에 떠도는 유머뿐만 아니라 스님 분장 몰래카메라, 확인되지 않는 설화의 과도한 각색, 방송에서 보여준 단편적 모습에 대한 조롱과 비아냥이 담긴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땡중’ ‘색귀’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종교를 쉽게 바꿀 수 있으며, 여색을 밝히고 욕심만 가득한 스님으로 묘사해 불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불자들이 삼보로 존중하는 스님을 조회수를 위해 웃음거리로 전락시키는 도 넘은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세계문화유산이자 화엄종찰 영주 부석사의 전성기 사역은 어디까지였을까. 현재의 부석사는 경북 영주시 부석면 북지리 봉황산 남쪽 산기슭에 무량수전을 중심으로 남북 축선상에 이어져 있다.그래서 부석사와 관련된 연구나 조사는 주로 현재의 사역에 국한에 이루어져 왔지만 구전에는 무량수전 동서 10리에 걸쳐 있었다고 한다. 부석사 동쪽 보물 제220호 석조여래좌상이 있었던 북지리 179번지 일대는 한때 동방사지(東方寺址)로 불렸던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동방사라는 절이 있었던 곳이 아니라 부석사 동쪽에 있는 절터라는 뜻이 와전돼 그렇게 불렸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43일간 1167km의 대장정을 이어가며 불교성지를 순례한다. 부처님의 발자취와 숨결이 묻어나는 성지를 직접 발로 걸으며 부처님의 탄생부터 성장, 구도, 성도, 전법, 대열반의 순간들을 함께 숨쉬며 체화한다. 더불어 부처님과 인연 맺으며 불교사의 한 장면으로 남은 역사의 현장들을 순례하며 불자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도 마련한다. 1167km 대장정에서 직접 만나게 될 불교성지와 그곳에서 펼쳐졌던 2600여년 전 불교사의 한 장면을 다시 떠올려 본다.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 부처님을 맞이 하다
상월결사 인도순례 ‘부처님과 함께 걷다’가 2월9일부터 3월23일까지 43일간 진행된다. 2019년 수행가풍 진작과 한국불교의 중흥, 대한민국의 화합 및 세계평화를 발원하며 동안거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를 진행한 상월결사는 2020년 두 번째 결사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발걸음 따라 성지를 걸어서 순례하는 인도 만행결사를 계획했다. 그러나 그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함에 따라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부득이 멈춰서야 했다.하지만 상월결사의 원력은 쉼 없이 이어졌다. 2019년 상월선원 천막결사의 정신을 이어 2020년 불교중흥·국난극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