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12일 저녁, 곡성 성륜사 조선당에 주석하던 청화 스님이 시자 중원을 조용히 불렀다. 스님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나에게 의복을 좀 갖춰주소.” 몇 달 전부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어도 평생 지켜왔던 장좌불와(長坐不臥)와 일종식을 놓치지 않았던 스님이었다. 낮에도 평소처럼 상좌들과 차담을 나누는 등 스님은 특이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스님은 가쁜 숨 속에서 곧 세연이 다했음을 알고 있었다. 상좌들이 조선당에 몰려들었다. 상좌 도일 스님은 스승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큰스님, 가시렵니까?” “나,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임에도 여전히 한국 방문이 허용되지 않는 현실에서 달라이라마의 법문을 듣고 친견할 수 있는 법석이 인도 보드가야에서 마련됐다.마음여행 실크로드여행사는 12월29∼31일 인도 보드가야에서 3일간 진행되는 달라이라마 법회에 참가하기 위해 12월26일부터 1월4일까지 ‘인도 보드가야 달라이라마 법회’ 순례를 진행한다.이번 순례는 12월26일 인천을 출발해 법회에 참여하고 바라나시, 보드가야, 라즈기르 등의 불교성지를 찾는 일정이다. 12월26일 델리를 거쳐 27일 바라나시 공항에 도착하는 것으로
우리는 다양한 정보와 기술의 융합을 특징으로 하는 소위 제4차 산업혁명 사회를 살고 있다. 이런 사회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언텍(untact 비접촉)’이다. 통신기술의 발달로 직접 만날 필요 없이 원거리에서 일을 해결하게 된 것이다. 물건을 사러 시장에 가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해외물건을 구입하고,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하며, 심지어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날이 도래하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더욱 빠른 속도로 도입되었고 어느덧 익숙해지고 있는 ‘언텍’은 분명 이전보다 편
수보리 약유법 여래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자 연등불 즉불여아수기 여어내세 당득작불 호석가모니(須菩提 若有法 如來得阿縟多羅三貘三菩提者 燃燈佛 卽佛與我授記 汝於來世 當得作佛 號釋迦牟尼) 이실무유법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시고 연등불 여아수기 작시언 여어내세 당득작불 호석가모니(以實無有法 得阿縟多羅三貘三菩提 是故 燃燈佛 與我授記 作是言 汝於來世 當得作佛 號釋迦牟尼) 수보리야! 만약 어떤 법이 있어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한다면, 연등불께서 곧 나에게 수기를 주시면서 ‘너는 다음 세상에 마땅히 부처를 이루리니 호를 석가모니라 하리라’ 하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회장 유정현, 이하 대불련)가 11월17~19일 제주도에서 2030 미래세대 전법순례 ‘대학생 청년 관음순례길을 걷다‘를 실시했다. 이번 행사는 조계종 포교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포교연구실장 문종 스님, 대불련 지부장, 영부디스트캠프 법등장, 연희단 학생들이 참석했다.본격적인 순례에 앞서 유정현 대불련 회장은 “순례를 하면서 올 한해 불자로서 어떻게 지내왔는지 돌아보고 내년에는 어떻게 활동할지 생각하고 다짐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미래세대 전법순례는 포교원이 개발한 제주관음순례길 ‘법화사-약천사
“불교인권위가 수여하는 불교인권상 수상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노력하라는 격려의 당부로 여기고 창종주 인왕 대종사의 유훈인 세계평화와 인류평등을 위해 더욱 정진하는 여래종이 되겠습니다.”11월20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불교인권위원회 창립 33주년 기념 및 제29회 불교인권상 시상식’에서 여래종이 불교인권상을 수상했다. 여래종은 창종 이래 국내 교화시설 및 소외계층을 위한 보살행을 시작으로 40여년간 무료급식소를 운영 중이다. 1990년대 초부터는 해외포교의 일환으로 스리랑카와 미얀마 등에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가 11월20일 문경 봉암사에서 모임을 갖고 종교간 상호간의 이해 증진의 시간을 가졌다.이날 행사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해 정서영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 최종수 유교 성균관장, 이용훈 한국천주교주교회의장, 김령하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등 7대 종단대표자와 운영위원님들이 참가했다.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의장인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우리 종교인들의 할 일”이라며 “각각의 종교에 최대한의 존중이 필요하다. 역사적인 환경과 전통이 다르다보니 차이가 있을
서울시 ‘서울형 키즈카페’ 민간시설 설치 신청이 진행 중인 가운데 불교계는 시설 설치 공모 참여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비해 기독교는 ‘선교’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관련 시설들의 적극적 관심이 몰려 18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시의 홍보미흡과 불교계의 무관심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서울형 키즈카페’는 서울시(시장 오세훈)가 양육자와 아이들이 안심하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 조성을 위해 공공과 민간의 참여로 설치하는 실내공공놀이터다. 올해부터 아파트, 종교시설을 포함한 민간시설에까지 확대해나가고 있다. ‘엄
“‘삼세인과경’에서 법보시하는 사람은 다음 생에 반드시 귀하게 태어나 무량한 복락을 얻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이웃에게 전하는 것은 결국 무한한 공덕을 쌓는 일입니다. 부처님 가르침과 스님들의 법문 등 다양한 불교 소식이 담긴 법보신문을 많은 분들에게 전해 복락을 얻길 바랍니다.”조계종 총무원 사업부장 각운 스님이 법보시캠페인에 동참하며 이같이 말했다. 스님은 “1700년 전통의 한국불교가 침체된 것은 전법의 노력을 게을리한 결과”라며 “가족과 가까운 이웃들부터 전법하겠다는 원력을 가져야 한다. 전법에 있어 가장 쉽고
입동이 지나면 울긋불긋하게 아름답고 조화롭던 가을 산에 낙엽이 집니다. 그리고 모든 잎은 본래 자리로 돌아가게 됩니다. 우리의 삶도 똑같습니다. 우리도 한 생을 살다가 저물게 되면 본래 온 바 없이 왔던 그 자리로 다시 가지 않습니까? 세상의 모든 생명 존재들이 똑같습니다. 이 이치를 알아차린다면 허덕거리면서 살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루하루를 허덕이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오늘은 ‘비움에 대한 아름다움’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알제리 태생의 피에르 나비라는 농부 철학자가 있습니다. 그분은 세상 사람들에 대
불교와 유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종교의 본질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온 저자가 그동안 발표했던 강의와 논문 등 연구물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종교는 인간의 정신문화양식의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불안과 죽음 등의 경험을 초월적인 존재나 원리와 결부시켜 의미를 부여하고 해결하려는 인간 행위의 총체다. 인간은 종교와 종교 생활을 통해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고, 삶의 목적을 결정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종교는 인간의 정체성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공동체 속에서 자신을 어떻게 정립
조계종 총무원과 태고종 총무원 청사 중간 지점에 자리한 열린송현녹지광장(송현광장)에 ‘최초, 최대의 종교편향 대통령’으로 손꼽히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이 추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정권의 뉴라이트 사관이 건국일 제정에 이어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으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손병두 이승만기념관부지선정위원장, 이영일 대한민국역사와미래 고문 등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3만7117㎡(1만1248평)의 송현공원 내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 검토를 논의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승만대통령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 새 시민사회수석으로 황상무 전 KBS 앵커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중앙종회 초선의원 모임이 11월17일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의 최악의 종교 편향 인사에 분노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중앙종회 초선 의원들은 "대통령실 신임 시민사회수석 후보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황상무씨는 KBS 기독 신우회 활동을 하면서 2007년 뉴욕특파원 파견 당시 '선교의 소명을 가지고 떠난다'며 종교적 신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었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의 기자가 특파원 업무를 선교의 수단으로 생각했다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나라와 국경, 인종을 초월해서 꿈꾸는 가장 최종적인 것은 마음의 평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불교의 수행법인 간화선으로 자신의 내면을 관조하고 마음 여행의 길에서 진리를 찾는 이들이 더욱 늘어나길 바랍니다.”쿠무다 문화재단 이사장 주석 스님이 프랑스에서 한국불교 명상을 소개하는 특별 강연을 펼쳤다. 11월7~19일 남프랑스 문화·예술의 중심 도시 몽펠리에 전역에서 열린 프랑스 대표 한국문화축제 ‘제9회 꼬레디시(Corée d’ici) 페스티벌 - 여기에 한국이 있다’ 행사에서 쿠무다 문화재단 이사장 주석 스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 스님이 김영호 통일부장관에게 “남북간 인도적 교류 활성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덕수 스님은 11월14일 서초구 관문사에서 김영호 통일부장관의 예방을 받고 환담을 나눴다. 스님은 “남북문제가 평화적으로 잘 해결되고 이 땅에 평화가 정착돼야 모든 국민이 근심없을 것”이라며 “평화를 이루려면 강력한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 전쟁 없는 평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잘 이끌어달라”고 말했다.이어 “천태종에서는 삼대지표 중 하나인 애국불교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법회때마다 항상 부처님 전에 나라의 평안과
임진왜란 당시 의승군을 지휘하며 조국과 백성을 구한 호국대성사 서산대사와 의승군을 추모하는 대흥사 표충사 항례가 봉행됐다. 조계종 제22교구본사 해남 대흥사(주지 법상 스님)는 11월11일 경내 에서 ‘서산대사 탄신 503주년 호국대성사 서산대제 - 추계제향 및 호국의승 추모재’를 봉행했다.‘호국대성사 서산대재 – 대흥사 표충사 항례’는 조선 정조 대왕의 왕명으로 예조와 경양찰방, 장흥, 흥향(고흥), 해남, 진도, 낙안(순천) 등 전라도 5개 고을군수가 합동으로 주관, 매년 봄과 가을에 국가제향으로 진행해왔다. 구한말 서원철폐령과
이상훈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이 11월11일 상월결사 대학생전법위원회 전법대회에서 "11월11일을 한국불교 전법일로 정하자"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숫자 1이 네 번 반복되는 11월11일이 사부대중의 네 기둥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서로 마주보며 합장한 손, 그리고 땅에서 솟아나는 새싹의 형상과도 같다고 설명하며 “전법의 날을 정해 사부대중의 원력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대전대 교수로 부임한 해에 불자교수회를 창립했다. 대전대 불교학생회(유심회) 지도교수를 맡아 2018년 끊어질 뻔한 명맥을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어둠의 터널에 갇힌 채 일상을 잃었던 지구촌이 서서히 코로나19 터널을 빠져나와 빛을 마주하며 생동감을 찾아가고 있다. 혹한의 겨울 추위에 한껏 움츠러들어 빛을 잃었던 만물이 따뜻한 봄 기운에 싹을 틔우듯, 이제 세상이 이전의 모습을 회복해 가고 있는 것이다.그리고 활발해진 세상의 움직임과 함께 멈췄던 성지순례 발길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그 중에서도 부처님의 향훈을 흠뻑 느끼며 홀로 담금질했던 신심의 강도를 높일 수 있는 인도로 향하는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특히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43일간 11
① 칼과 창이 땅에 붙어아질(阿質)왕은 이웃 나라를 쳐서 빼앗고 마음에 들지 않은 자는 목숨을 없애는 폭군.“저 폭군을 저대로 두었다가는 세상이 어지럽겠구나.” 하고부처님이 왕을 만나러 나서셨지.부처님 오시는 걸 알고 아질왕이 성문에 대군을 배치하고,“부처라는 자가 오거든 활을 쏘고, 창, 칼을 휘둘러라!” 했지. 그런데,부처님 신통력이, 무기를 휘두르게 할까?땅이 창과 칼과 활을 끌어안아 버린 것. “영~차, 영~차!” 당겨도 땅이 놓아주지 않네.마병은 어디로 사라지고 해가 빛을 잃고 어두워진다. “이거 웬일이야!”온 나라 사람이
수보리 어의운하 여래 어연등불소 유법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부(須菩提 於意云何 如來 於燃燈佛所 有法 得阿縟多羅三貘三菩提不) 불야 세존 여아해불소설의 불어연등불소 무유법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不也 世尊 如我解佛所說義 佛於燃燈佛所 無有法 得阿縟多羅三貘三菩提) “수보리야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연등불 회상에서 어떤 법이 있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이 있겠느냐?”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아는 바로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은 세존께서 연등불 회상에서 어떤 법이 있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이 아닙니다.”부처님께서 앞서서 “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