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일의 선찰이라는 난젠지(南禪寺)를 벗어났을 때 시간은 벌써 오후 1시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색적인 사찰 풍경에 젖어 미처 몰랐지만 사찰을 나오자 허기가 밀려든다. 일행들의 발걸음도 꽤나 무거워 보였다. 때마침 가까운 곳에 우동가게가 있었다. 서둘러 식당으로 향했으나 안에는 앉을 자리 하나 없이 사람들로 빼곡했다. 그때 상다보살님이 아침에 싸온 주먹밥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일행들도 호응했고 곧바로 우리는 인근의 한산한 주택가 도로변에 걸터앉았다. 김 부스러기와 잘게 썬 김치를 넣고 뭉친 주먹밥을 꺼내 천
1999년 봉은사서 진료 시작회원 300여명 중 90% 불자 중국 연변 등 해외봉사활동 외국인 전문병원 설립 목표 ▲청산면에서 실시했던 선재의료회 무료진료에서는 20명의 의료진과 지역 자원봉사자 10여명, 연천 수불사 스님과 봉사자 10여명이 모여 220여명을 진찰했다. 때늦은 추위를 잔뜩 머금은 바람이 세차게 불어대던 3월25일 아침.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에 자리 잡은 청산배드민턴장에 인근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코흘리개 아이, 허리 굽은 할머니, 한국에 시집온 외국인 등 다양한 사람들은 불어대는 바람에 몸을 잔뜩 움츠린 채 배드민턴장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선 복지관 안에는 의사와 약사, 간호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나와 ‘108산사순례기도회’가 지난 2월 13일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 반 국제 공항에 도착했을 때, 티베트 불교의 영적 지도자인 기알왕 드룩파 린포체가 영접을 나왔다. 그리고 대통령과 총리, 제헌국회 의장이 그 후에 면담을 가졌다. 국가도 아닌 일개단체가 국가적인 환대를 받은 것은 참으로 뜻밖이었다. 그날 우리는 카트만두에서 버스를 타고 험준한 계곡 속을 10시간이 넘도록 아찔한 곡예를 하며 룸비니로 향했다. 실로 험난한 여정이었다. 천 길 낭떠러지 밑에 흐르는 빙하천 주변, 사고로 떨어진 트럭의 잔해들을 보자 갑자기 몸이 오싹해졌다. 인도 국경의 룸비니에 버스가 도착하자 험준한 산맥은 사라지고 드넓은 평원이 펼쳐졌다. 몬순기후의 습한 안개사이에서 노란 유채꽃이 한창이었다. 부처님이 성불을 하시고 다섯 명
▲‘지금 이 순간 그대로 행복하라’ “마음을 닫고 허둥지둥 하루를 보내다 보면 할 일은 너무 많고 시간은 너무 부족합니다. 그대 마음이 온종일 뛰라고 재촉하나요? 그 안의 부처가 말합니다. ‘멈추어라! 그대 눈앞의 순간을 맞이하고 깊이 호흡하라! 평화와 환희가 찾아와 그대 두 손 꼭 잡아 주리니.” 우리는 늘 행복과 성공을 꿈꾸며 잠자리에 들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한다. 그렇다면 참된 행복이란 무엇일까. 전 인류의 정신적 멘토인 틱낫한 스님은 그런 현대인들에게 지금 머물러 있는 그 자리를 보라고 주문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두려워한 나머지 지금 이 순간의 행복들을
▲‘6 Ways to the Heart' 불교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2008년 기준 유럽과 미국에서의 불교조직이 2000개에 달하고, 불교신자가 1000만명에 육박하는 등 최근 불교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더욱이 불교명상이 의료현장에 도입되고, 서양에 젠(Zen)으로 소개된 선(禪)이 경영, 식문화, 건축, 학습, 패션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 유입되면서 ‘불교 르네상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건전한 시민양성을 위해 불교를 도덕수업에 도입하기로 결정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도 한국불교의 자리는 매우 좁다. 달라이 라마로 대변되는 티베트 불교, 틱낫한 스님으로 대표되는 베트남 불교, 위빠사나 바람을 일으
연꽃마을이 베트남 현지 한국형 복지타운 건립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복지법인 연꽃마을(이사장 각현 스님)은 최근 베트남 사회복지시설 설립·운영 등을 전담할 ‘사단법인 국제연꽃마을(International Lotus Village)’의 정관개정을 완료했다. ‘사단법인 국제연꽃마을’은 지난 2004년 노인복지증진을 위해 설립된 ‘사단법인 한일복지경영협의회’를 베트남 사회복지 지원사업을 위해 정관개정 한 것이다. 해외사업 전담법인이 설립됨에 따라 베트남 쾅남성 탐키시에 노인요양원, 유치원 및 보육원 등 시설을 갖춘 2만1천평(66,000㎡~70,000㎡) 규모의 한국형 종합복지타운 ‘베트남 연꽃마을’ 설립이 탄력을 받게 됐다. 국제연꽃마을 초대회장으로 선임된 각현 스님은 “베트남 전쟁 피해를 복구하려는
십시일반 나눔 운동으로 이주민 10가구에 정성 전달“올해로 4년째 실천…불교나눔운동 전형 제시” 평가 ▲에코팜므 박진숙 대표가 12월22일 콩고 난민 미아씨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올해로 4년째 매월 한차례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화계사법보신문 이주민 돕기 공동 캠페인’이 이어졌다. 후원금을 전달받은 10명은 낯선 땅에서 오로지 잘 살아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힘든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수많은 이주민들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주민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채 차별과 병마, 그리고 사고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전국의 불자들이 캠페인 동참을 통해 이들 중 10명에게 불어넣은 따뜻한 온기는
▲‘세이버’ ‘세이버’는 불교적 관점에서 건강하게 사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마음의 병을 다스리는 명상법을 전파하고 있는 베트남 출신 틱낫한 스님과 하버드대 영양학과 교수 릴리언 정이 가벼운 몸과 맑은 정신으로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장 효과적인 건강법을 전하고 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구성됐다. 1부에서는 체중 조절의 의미를 불교적 측면에서 설명하고, 2부에서는 체중 조절을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제안한다. 그리고 3부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개인의 생활을 넘어 전 지구에 미치는 영향력을 언급하고 있다. 책은 명상을 통해 우리의 식생활을 돌아보게 함으로써 진정 자기를 위한 건강식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다. 나아가 매 순간 우리가 향유할
“세대교체에 직면한 미국불교가 두 세대간의 간극을 봉합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미국의 일간 신문 노스저지는 최근 미국 뉴욕주 개리슨에 위치한 한 사찰에서 열린 토론회를 보도하며 미국불교의 변화를 전망했다. 토론회가 열린 사찰은 한때 가톨릭 성당으로 사용됐으나 현재는 개리슨불교센터로 이용되고 있는 사찰이다. 이곳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일명 ‘베이비 붐’ 세대로 불리는 1세대 불교인들과 이제 성년에 접어든 젊은세대의 불자들이 추구하는 불교에 대한 차이가 화두로 떠올랐다. 40여년 전부터 불교 수행을 미국에 전파해온 저명한 수행자 잭 콘필드는 이날 토론회에서 “6, 70년대부터 불교를 수행해온 우리세대의 수행자들이 어떻게 하면 젊은 세대를 도울 수 있겠는가”라며 먼저 질문을 던졌다. 그가 언급한 수행자
불교학계 소문난 말뚝신심 학자갑상선암 법화경 사경으로 극복가장 큰 보람은 인도철학회 창립 동국대 인도철학과 김선근(66) 교수는 말뚝신심 학자로 유명하다. 매일 새벽 108배로 하루를 시작해 버스와 지하철로 출근할 때는 ‘천수경’과 ‘금강경’을 독송한다. 또 연구실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향을 사르고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해 준 청담 스님과 성철 스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뿐만 아니다. 지난 2003년 사경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매일 2~3시간 이상 각각 범어, 한문, 영어로 ‘법화경’ 구절을 정성껏 써내려가고 있다. 여기에 10
▲토론을 하고 있는 서구불교법사회의. 데이비스(Jesse Jiryu Davis) 제공 어느 금요일 오후, 패널들은 ‘자각하는 사회’라는 주제에 대해 토론을 시작했다. 패널리스트 각자는 ‘마음챙김’ 명상법을 다양한 집단에 소개한 경험이 풍부했지만 그러한 경험과 그에 대한 짤막한 설명 외에는 더 넓은 통찰력과 의미를 발견하기엔 뭔가 부족해 보였다. 참가자의 의견 개진이 시작되자 나는 손을 번쩍 들었다. 첫 번째로 발언을 하게 된 것이다. “‘자각하는 사회’는 이번 불교 법사 모임의 비전으로 제시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뗏목을 피안(수단을 목적으로 오해)으로 잘못 알고 있지 않은가 의문이 듭니다. 오
▲포교학 개론 종교를 3차산업이라 부른 학자가 있었다. 종교가 서비스업이라는 의도였을 것이다. 종교가 서비스업이란 얘기에 반기를 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 같은 이야기도 한번쯤은 음미하고 넘어갈 대목이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종교 자체가 중생의 해탈을 위해 존재한다고 한다면 분명 그 누구도 부처님처럼 무량중생들을 위한 중생제도 정신에 유념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세속의 대통령도 스스로를 국민의 심부름꾼이라 부른다. 대재벌도 결국은 무량중생들에게 잘 팔리는 물건을 만들어야 돈을 벌 것이다. 중생들을 위한 서비스를 하지 않는 개인이나 단체가 도대체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있겠는가. 모두가 모두를 위한 서비스맨들이다. 종교도 예외일 수 없다. 종교
정진 종료후 봉행하는 의식은 공동체의 공덕수행의 성스러움과 신성함 깨닫게 하는 방편 ▲수미런던 법사는 명상수행 전 봉행하는 절과 염불의식을 수행을 더욱 지극하게 하는 방편으로 정의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나는 미국 중부의 메사추세츠 주(州)에 있는 ‘통찰명상협회’(Insight Meditation Society)가 주관하는 안거와 명상수행에 참여해 왔다. 이 센터 또는 다른 서구의 위빠사나 수행센터에서 진행하는 안거 수행방식은 매우 단순하다. 선방에 들어가 45분 동안 좌선을 하고 종이 울리면 일어나 행선을 한다. 원하는 사람은 좌선 전후에 절을 해도 된다. 하지만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규칙은 없다. 절을
▲각현 스님 “베트남 연꽃마을의 설립으로 연꽃마을이 20년 동안 구축해 온 사회복지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 베트남에 적합 한 한국형 사회복지 정착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베트남 쾅남성 탐키시로부터 2만평 부지를 무상 임대받아 한국형 종합복지타운 ‘베트남 연꽃마을’을 설립, 운영하게 된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 이사장 각현 스님이 “베트남 사회복지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스님은 “장학금 지원으로 시작된 베트남과의 인연이 복지 협력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며 “국가의 성장에 있어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다양한 계층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
남편이 사업을 시작한 지는 오래되었습니다. 올해 초 남편은 해외 시장에 나가 사업을 한다면서 베트남에 공장을 차렸습니다. 아들은 유학 중이고 딸은 음악을 전공하다 보니 교육비가 많이 들어갑니다. 남편의 무거운 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떨어져 살기 싫어서 반대를 했지만 남편의 의욕을 꺾을 수 없어 따르기로 했습니다. 남편을 따라 베트남으로 가려고 했는데 딸아이의 학업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남편도 아이 대학 갈 때까지라도 한국에서 아이를 돌보라고 합니다. 지금 남편은 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면서 사업을 하고 있고 두세 달에 한 번 한국에 들어옵니다. 남편에게 힘을 주고 싶습니다. 어떠한 마음으로 수행 정진을 해야 하나요? 삶의 원칙이 무엇인지가 중요합니다. 부부라면 떨어져
제 58차 양평 용문사 ‘108산사순례’에서 ‘농촌다문화가정 인연 맺기’ 108번째 쌍이 성사되었다. ‘인(因)과 연(緣)을 아는 사람은 법(法)을 보게 되고 법을 보는 자는 나인 불성(佛性)을 보게 된다.’는 불가의 경구(經句)가 있다. 이는 인연을 선하게 엮는 지혜가 곧 좋은 인연을 만나는 지름길임을 알게 한다. ‘농촌다문화가정 인연 맺기’도 이러한 뜻에서 시작되었는데 지난 2009년 2월 14일 마곡사에서 이연순님과 두완사리따(베트남)님이 첫 번째 인연을 맺은 이래, 이번 순례에서 박정숙 회원님과 레응옥지(베트남)님이 맺어지면서 드디어 108번째 쌍이 된 것이다. ‘다문화가정’은 우리와 다른 민족 또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포함된 가정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단일 민족
▲ 지난 6월, 서구불교 법사 회의에 동참한 수미런던 법사와 서양의 법사들. “여성이면 이 선을 통과하세요.” 토론을 진행하는 법사가 지시했다. 절반을 조금 넘는 법사들이 방의 중앙을 가로지른 청색의 긴 테이프 선을 넘어갔다. 여성 법사들은 돌아서서 남성 법사들과 마주했다. 우리 모두는 ‘선(線) 통과하기’라는 실습에 참여했다. 그것은 침묵 속에서 진행되었다. 그 실습은 50개의 질문을 통해 진행되었는데, 그 질문들은 점차로 더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흑인이라면, 동성애자라면, 가족 중에 알코올 중독자가 있다면, 누군가가 잔인하게 구타를 당하거나 살해된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면 등등. 각자 경험한 사연이나 특성, 경험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이사장 각현 스님)이 베트남 현지의 한국형 종합복지타운 설립부지에 대한 무상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연꽃마을은 7월4일 베트남 쾅남성 탐키시청 강당에서 탐키시로부터 2만평(6만 6000~7만㎡)의 토지를 무상임대하는 조인식을 가졌다. 연꽃마을이 베트남 현지에 설립, 운영할 한국형 종합복지타운 ‘베트남 연꽃마을’은 보육원과 장애인시설, 세종 학당, 직업 훈련원과 병원, 수련원 등이 모두 포함된 대규모 복지시설이다. 연꽃마을은 임대기간인 50년 동안 베트남 연꽃마을의 운영 전반사항에 대한 총괄업무를 맡아 진행하게 된다. 이날 조인식에는 연꽃마을 이사장 각현 스님과 조당호 상무이사, 이사 수형 스님 등 연꽃마을 관계자 45명과 쾅남성 외교부장과 탐키 시장 등 현지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
▲꿈을이루는사람들이 운영하는 경북구미 외국인종합지원센터가 'best외국인도움센터'로 선정됐다. 꿈을이루는사람들(대표 진오 스님)이 운영하는 경북구미 외국인종합지원센터가 경찰청으로부터 전국 3위 ‘best 외국인도움센터’로 선정됐다. 경찰청은 2010년 5월부터 재한외국인의 보호 정착을 위해 전국 268개소의 외국인도움센터를 지정, 운영해 왔으며 최근 각 센터의 상담실적과 운영현황을 집계해 ‘best 외국인도움센터’를 선정했다. 꿈을이루는사람들은 스리랑카, 캄보디아 스님과 베트남, 중국 통역인력을 활용한 전문적인 상담으로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며 맞닥뜨리는 실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서, best외국인도움
▲ 스님은 금강경에 불교의 정수가 있다고 확신했다. 티베트 달라이라마, 캄보디아 마하고사난다, 베트남 틱낫한 스님과 더불어 세계 4대 생불(生佛)로 추앙받았던 숭산 스님. 스님은 ‘오직 모를 뿐’이라는 지침을 바탕으로 생각의 전환과 마음의 혁명을 일으켰으며 서양과 동양, 불교와 기독교를 넘어 삶의 방향을 이끌어 주었던 스승으로 기억되고 있다. 숭산 스님은 1927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났다. 일제 치하에서 정치는 물론 문화적 활동까지 극심하게 탄압받던 시절, 학교에서 조선인 선생님의 영향을 받아 독립운동에 가담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일본 헌병대에 체포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감옥에서 풀려나 친구 2명과 함께 독립군이 되고자 만주로 향하던 스님은 뜻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