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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두려워 않는 서비스맨이 되라

기자명 법보신문
▲포교학 개론

종교를 3차산업이라 부른 학자가 있었다. 종교가 서비스업이라는 의도였을 것이다. 종교가 서비스업이란 얘기에 반기를 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 같은 이야기도 한번쯤은 음미하고 넘어갈 대목이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종교 자체가 중생의 해탈을 위해 존재한다고 한다면 분명 그 누구도 부처님처럼 무량중생들을 위한 중생제도 정신에 유념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세속의 대통령도 스스로를 국민의 심부름꾼이라 부른다. 대재벌도 결국은 무량중생들에게 잘 팔리는 물건을 만들어야 돈을 벌 것이다. 중생들을 위한 서비스를 하지 않는 개인이나 단체가 도대체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있겠는가. 모두가 모두를 위한 서비스맨들이다. 종교도 예외일 수 없다. 종교에도 분명 서비스적인 측면이 있다. 포교사, 법사들은 이점을 분명히 이해해야 할 것이다. 종교가 서비스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한다.


과거 사람들이 물밀듯이 흘러들 때 서비스는커녕 모든 것이 귀찮을 때도 있었다. 사람들이 오거나 말거나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모든 걸 던지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출가할 때 무슨 이름을 얻으려 했겠는가. 포교하려 출가를 했다. 다른 종교와 비교할 때 너무도 가르치지 않기에 제대로 좀 가르쳐야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게 뜻하지 않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 모았던 것이다. 너무 놀랐다. 오늘에 이르고 보니 신도들에게 미안한 점이 한둘 아니다. 늦게 철이 나서인가. 요즘에는 항상 ‘나는 서비스맨이다. 영적인 정신적인 서비스맨이다’고 생각하며 신도들을 대한다. “무아상 무인상 무중생상 무수자상”하신 참뜻은 나를 버리고 모든 것을 중생을 위해 던지라는 가르침 아닌가.


주변에 “자신은 깨닫지 못했으면서 중생을 제도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주장하는 분들이 계신다. 사홍서원을 보자. 제일 앞에 “가없는 중생을 다 건지오리다”부터 시작되지 않는가. 깨달은 분이 나타나기만 기다린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되겠는가. 그렇다면 우리 중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지장보살님은 ‘악도 중생들을 모두 제도하기 전에는 결코 성불하지 않겠다’고 서원하셨다. 보살의 마음으로, 몸과 마음을 다해 서비스정신으로 무장하고 뛰어야 한다.


서비스정신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서비스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섬세하게 정성스럽게 해야 한다. 또 질 높은 서비스를 위해 많은 생각과 고려가 있어야 한다. 이른바 현대사회를 살며 아이디어란 말을 많이 쓰는데 부처님께서도 아이디어를 강조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이를 10바라밀 가운데 방편바라밀이라 하여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생각하셨다.


불교의 모든 의식이라든가 가르침 등은 하나같이 부처님 아이디어의 소산이다. 각종 질 높은 서비스를 위해서도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어 실험해 보아야한다. 지금은 예전 같지 않지만 반포에 있는 기독교 계통의 백화점에 자주 들린 적이 있다. 포교에 관한한 그들에게 배울 점이 있다면 참고 하는 게 무슨 죄가 되는가. 내가 타종교를 오래 믿었기에 불교포교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점을 포교지망생 법사들에게 가끔 얘기한다. 갖가지 아이디어를 얻어서 자신의 포교당에 접목을 해보라. 잘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을 것이다.


어느 철학자가 얘기했듯이 “실패가 인생의 바탕이다”란 말을 생각하라. 누구나 실패를 원치 않는다. 실패를 겪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는가. 그러나 실패는 인생의 한 부분이며 수많은 실패 가운데 성공의 싹이 튼다. 죽을 것 같은 나쁜 일도 둘러보면 어느 곳엔가 새로운 문이 열려 있는 수가 있다.

 

▲지광 스님

실패를 겪은 후 인생의 가치를 더 잘 인식케 되었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베트남에서 오랜 고문을 당했던 포로들 중 60%이상이 당시 겪었던 고통이 자신의 인생에 유익했다고 말했으며 더 많이 성장하고 성공했다는 사실이 무얼 말하는가. 포교사들이여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많이 실패해보라. 점차 성공의 가도를 달리고 있음을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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