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의 역사는 정말로 그리스인과 로마인이 문자 사용을 시작한 기원전 800년이나 400년경에야 시작된 것일까? 서구역사에 대한 시각은 그 이전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쿠르간 유목민의 존재에 대한 근거는 ‘인도유럽어’라 불리는 언어학적 발견에 있다. 학자들은 오늘날 인류의 절반 가까이가 사용하는 인도유럽어가 기원전 3500년 훨씬 이전에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윌리엄 존스(1746∼1794)가 산스크리트어, 라틴어, 그리스어의 유사성에 주목하고, 같은 근거에서 고트어, 켈트어 등이 산스크리트어와 같은 뿌리이며, 고대 페
아파트 문화가 들어서며 이젠 오래된 시골집이 아니고는 부뚜막을 갖춘 아궁이를 볼 수 없게 되었다. 방이나 솥 따위에 불을 때기 위해 만든 구멍인 아궁이는 한옥에서 취사와 난방을 동시에 해결하는 삶의 지혜이기도 하다. 부엌 굴뚝으로 저녁 무렵 피어오르는 연기를 기억하는 세대라면 어린 시절 아궁이 속 군불 사이로 감자를 구워먹은 기억과 외출했다 돌아와 엄동설한의 언 손을 녹이는 아궁이의 불길에 왠지 빠져들어 갈 것 같다는 경험을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아궁이의 어원은 입을 뜻하는 우리 고유어인 ‘악[口]’에 ‘웅이’라는 조사가 붙어 형
아비다르마(阿毘達磨, abhidharma)란 붓다의 가르침을 그의 사후 약 300~900년경의 학승들이 연구 해명하여 하나의 지적체계로 정리하고 조직화한 교학체계를 의미한다. 우선 용어상으로 살펴보면, 한자어로 ‘아비달마(阿毘達磨)’란 원어인 산스크리트어 ‘아비다르마(abhidharma)’의 음역어(음사)인데, 팔리어로는 ‘아비담마(abhidhamma)’로 불린다. 아비다르마는 산스크리트어 ①‘아비(abhi)’와 ②‘다르마(dharma)’의 합성어인데, ①접두어 ‘아비(abhi)’란 ‘~에 대하여’나 ‘뛰어난 혹은 승의’의 의미로
16세기에 발간된 조선의 한자입문서인 ‘신증유합’에 의하면 부엌의 어원은 ‘블[火]+섭[側]’에서 온 ‘브억’의 변화한 말이다. 같은 책에서 부엌의 경상도 사투리인 ‘정지’를 솥이 걸린 부엌이란 의미인 ‘정주(鼎廚, 솥이 있는 부엌)’에서 변화한 말로 보기도 하는데, 혹은 그냥 ‘정지(鼎地, 솥이 있는 곳)’에서 온 말이라고도 한다. 고유한 우리나라 말인데도 억지로 한자에서 그 연원을 찾기도 하기에 생긴 말인 것 같기도 하지만, 불교경전의 율장에 간혹 나타나는 것처럼, ‘정지’를 깨끗한 땅이란 의미의 ‘정지(淨地)’에서 온 말이라
최근 불교 원전을 공부하는 이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책이 있다. 가톨릭대학교출판부가 펴낸 ‘산스크리트어 통사론’이 그것이다. 초기경전이 주로 팔리어로 쓰였다면 대승불교는 산스크리트어(범어)로 쓰였다. 인도불교나 인도철학을 연구하는 이들이 산스크리트어를 모르고는 한 걸음도 나아가기 어려운 이유다.인도에서는 기원전 5~4세기 파니니라는 불세출의 문법학자가 출현해 고전 산스크리트 문법을 체계화했고, 놀랍게도 그것은 오늘날까지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통사론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그것을 보완하는 책으로 야곱 사무엘 스파이
불교학연구회(회장 최종남)가 1월25·26일 논산 금강대, 공주 갑사·마곡사에서 ‘천년을 이어온 불교기록문화에 대한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2018년도 겨울 워크숍을 개최한다.첫날 오후 3시부터 진행되는 제1부 학술발표에서는 △인도어 사본 연구 현황과 과제(이영진/ 금강대) △고려·조선시대 불교문헌 필사본의 경향과 특징(남권희/ 경북대) △조선후기 연담과 인악의 화엄십지사기 비교(승범 스님/ 동국대)가 발표된다. 저녁 공양 후에는 이종수(순천대) 불교학연구회 총무이사의 사회로 제2부 종합토론이 이어진다. 다음날 오전에는 공주 갑사와
일반적으로 기도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거나 본인이 원하는 바를 얻고자 절대적인 유일신 또는 외부에 존재한다고 믿는 절대적인 힘(Absolute Power)에 의지하여 간절하게 비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불교에서의 기도는 부처님과 불보살의 원(願)을 기반으로 하는 가피(加被)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중생이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게 해 준다.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불·보살의 원력과 자비가 중생의 간절함을 담고 있는 기도에 감응하여 중생이 원하는 바를 이루게 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가피는 부처님과 불보살이 중생을 구제하려는 회
독자들이 매주 법보신문을 기다리는 또 하나의 이유는 각계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필진들이 이어가는 연재물 때문이기도 했다. 스님과 재가법사, 불교학자, 철학자, 문인, 평론가, 언론인, 만화가 등 각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저명인사의 연재물은 오랜 기간 법보신문이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배경이 됐다.불교와 세상을 바라보는 저명인사들의 깊은 통찰력은 독자들로 하여금 교리는 물론 불교역사와 문화전반에 대한 안목을 넓히는 데 일조했다. 특히 불교 안에서 불교를 바라보던 틀에서 벗어나 보편적인 관점에서 불교의 탁월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
한국외대 인도연구소는 11월23일 오후 4~5시30분 한국외대 이문캠퍼스 국제관 101호에서 심재관 상지대 교수를 초청해 특별강의를 개최한다.심 교수는 ‘인도의 사원건축과 조각의 전통: 인도에서 동남아시아까지’라는 주제로 진행한다. 동국대에서 고대 인도의 의례와 신화에 대한 연구로 석·박사를 받은 심 교수는 산스크리트어와 고대 인도의 문화 및 문헌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저서 및 역서로는 ‘탈식민시대 우리의 불교학’ ‘세계의 창조 신화’ ‘세계의 영웅 신화’ ‘힌두 사원’ ‘인도 사본학 개론’ 등이 있다. 또 ‘인도의 전투신 스칸다
계절풍 따라 부드럽게 밀려오는 인도양의 파도는 고대로부터 이국의 상인들을 실어왔다. 아찔하게 코끝을 자극하는 향신료와 형형색색의 보석들이 화수분 같이 끊이지 않는 섬. 인도, 그리스, 페르시아, 로마, 아랍 그리고 중국의 상인들은 셀렌디브라 불리는 이 섬에 열광했다. 후대 ‘해양실크로드의 배꼽’이라 평가되는 무역의 요지, 그 명성만큼이나 섬은 풍요로웠다. 섬의 서쪽에 위치한 도시 ‘콜롬보’는 그 역사의 주인공이다. ‘콜론토타(켈라니강의 항구)’ ‘콜라암바토타(녹색 망고가 많은 항구)’라는 이름의 바닷가 도시는 고대 상인들, 혹은 탐
이 세상이 그대로 정토요, 내세에는 법계를 누비겠다던 조계종 원로의원 인환(印幻) 스님이 10월26일 원적에 들었다. 세수 88세, 법랍 67년. 영결다비식은 10월30일 오전 10시 부산 내원정사에서 원로회의장으로 엄수된다.인환 스님은 출가 인연부터 드라마틱했다. 1·4 후퇴에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일이 계기였다. 한국전쟁 당시 1950년 12월, 중공군 인해전술에 밀려 후퇴를 하는 상황에서 형과 함께 피난길에 올랐던 17세 아이는 절체절명의 순간과 마주했다. 형의 손을 놓쳤고, 마지막 배에 오르지 못할 상황이었다. ‘죽는다’
티베트 현자이자 망명정부 전 국무총리 삼동(80) 린포체가 한국을 찾아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단계를 법문한다.사단법인 나란다불교학술원(원장 박은정, 이하 나란다불교학술원)은 12월12~16일 4박5일 동안 경주 황룡원에서 ‘보리도차제실참대법회’를 개최한다.보리도차제실참대법회에는 중국 침공으로 1959년 달라이라마와 인도로 망명, 40년 동안 망명정부 국무총리로서 국가적 운명 앞에 대중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한 삼동 린포체가 초청됐다. 그러나 나란다불교학술원은 정치활동가로서 면모가 아닌 수행자로서 삼동 린포체에 주목, 1년 간 법을 요
나니 바라 바루아는 1911년 3월25일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 뱅갈의 한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치타공 지역은 다양한 인종과 여러 종교들이 섞여있는 곳이었다. 힌두교, 무슬림, 불교 신자 모두가 갈등과 분쟁 없이 살아가는 평화로운 지역이었다. 치타공 지역의 불교 신자들은 부처님이 인도에 머물렀던 시대부터 그곳에 뿌리 내리고 살아온 사람들의 후손이다. 바루아 집안도 인도 최초 불교 가문 중 하나로 깊은 불심을 가진 가문이었다.여섯 형제 중 장녀였던 그는 불교에 입각한 교육을 강조했던 부모님 때문에 아주 어릴 때부
아시아의 선불교가 서양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세기에 이르러 주로 스즈키 다이세츠(鈴木大拙, 1870~1966)를 통해서였다. 스즈키는 일본의 불교학자이자 수많은 선서를 펴낸 저술가이기도 했다. 승려도 선사도 아니었고 재가 불교학자였던 스즈키는 빨리어, 산스크리트어, 중국어, 일본어로 된 불교 텍스트를 연구했으며,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를 구사하고 서양사상에도 박식했다. ‘이야기 미국불교사’(How the Swans Came to the Lake, 1981)에서 저자 릭 필즈는 스즈키를 중국선의 초조(初祖) 보리달마와
동국대 불교학술원 한문아카데미가 2018년도 2학기 심화과정 및 기본과정의 연수생을 모집한다.동국대 불교학술원이 3기 수강생을 선발하는 심화과정 3기 수강생은 4학기 동안 30학점을 이수해야 하며, 2018년 2학기부터 1과목이 증설돼 운영된다. 월요일 ‘불조역대통재’(박해당), 화요일 ‘화엄원인론발미록’(신규탁), 목요일 ‘동문선소재역대승려시문’(이상하), 금요일 ‘증도가주’(문광 스님) 강의가 이어진다.동국대 불교학술원 한문아카데미는 기본과정 수강생도 모집한다. 학기당 16주 강의가 진행되는 기본과정은 4학기 동안 30학점을 이
초기불교의 연기사상에 입각한 다양한 교리와 수행체계는 계·정·혜의 3학(三學)에 포섭된다. ‘3학’이란 완전한 깨달음이나 열반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수행자가 반드시 익히고 닦아야하는 ‘3가지 학문이나 실천항목’을 의미한다.팔리어로는 ‘트리식카(tisikkhā)’로, 산스크리트어로는 ‘트리시크샤(trisikṣā)’로 불린다. ‘3학’ 가운데 먼저 ①계(戒, śīla)는 ‘신(身)․구(口)․의(意)’의 3가지 행위(업)를 바르게 하고, 아울러 ‘탐욕․성냄․어리석음’의 3가지 부정적인 심리적 성향(3독심) 등을 그치거나 다스리는 윤리적인
용어상으로 ‘사마타(sama tha)’는 팔리어이고, 원어인 산스크리트어로는 ‘사마타(śamatha)’로 ‘고요・평온하다(to be quiet)’를 의미하는 ‘동사어근 √śam’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이는 한역으로는 마음의 활동이 ‘그친다’는 의미의 ‘지(止)’로 번역되고 ‘삼매(三昧, samādhi)’와 상통하는 의미로 간주된다.한편 ‘vipassanā(위빠사나)’는 팔리어이고 원어인 산스크리트어로는 ‘위파스야나(vipaśyanā)’이다. 이는 ‘뛰어난, 다양한’을 의미하는 접두사 ‘vi(위)’와 ‘본다(to see)’는 의미의
‘법념처(法念處, dhammānupassanā)’는 ‘4념처’ 가운데 법에 대한 관찰과 알아차림을 확립하는 수행법이다. 즉 ‘법념처’는 지금! 여기! 이 순간에 마음이 직접적으로 대응하고 인식하는 물질현상과 심리현상(마음과 심리작용)들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반복적으로 주시하면서, 그 본성이 ‘무상․고․무아’임을 여실하게 알아차림을 확립하는 수행이다. ‘법(法)’이란 산스크리트어로는 ‘다르마(dharma)’이고, 팔리어로는 ‘담마(dhamma)'로 불린다. ‘법’은 불교적인 맥락에서는 ①진리 ②가르침 ③현상 혹은 요소 등의
‘대승불교의 아버지’이자 ‘제2의 붓다’로 불리는 용수(나가르주나, 150?~250?)의 6대 저작들을 간추린 티베트어본 ‘중관이취육론(中觀理聚六論)’이 첫 완역됐다.신상환(전 인도 비스바바라티대학 교수) 박사는 최근 대승불교의 기틀을 확립한 용수의 ‘중론’을 비롯해 ‘회쟁론(回諍論)’ ‘세마론(細磨論)’ ‘육십송여리론(六十訟如理論)’ ‘칠십공성론(七十空性論)’ ‘보행왕정론(寶行王正論)’으로 구성된 ‘중관이취육론’(도서출판b)을 펴냈다. 4000여개의 방대한 주석을 담고 있는 이 책은 한국 중관학 연구의 한 획을 긋는 성과로 향후
‘지붕을 촘촘히 잇지 않으면/ 하늘에서 비가 올 때 새듯이/ 마음을 단속해 행하지 않으면/ 음탕한 생각이 이것을 뚫는다. (蓋屋不密 天雨則漏 意不惟行 淫泆爲穿)’‘법구경’ 쌍요품에 나오는 구절의 일반적인 번역이다.대부분의 경전이 그러하듯 ‘법구경’도 두 언어로 쓰여 졌다. 팔리어로 쓰인 것을 담마파다(Dhammapada)라고 하는데 이는 남방으로 전해졌고, 산스크리트어로 쓰인 것을 다르마파다(Dharma pada)라고 하는데 이는 북방으로 전해졌다. ‘개옥불밀(蓋屋不密) 천우즉루(天雨則漏) 의불유행(意不惟行) 음일위천(淫泆爲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