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있는 오대산은 아직도 아침기온이 영하 10도지만, 그 속에서도 버들개지가 물을 올리고 있는 것을 보면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남쪽에서는 매화꽃 소식도 들려옵니다. 봄은 희망과 진리, 행복을 찾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당나라 때 어느 비구니스님의 게송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진일심춘불견춘(盡日尋春不見春) 망혜편답롱두운(亡鞋遍踏隴頭雲) 귀래우과매화하(歸來偶過梅花下) 춘재지두이십분(春在枝頭已十分), 하루 종일 봄을 찾아도 찾지 못하고, 짚신이 다 닳도록 온 산을 헤맸네. 집으로 돌아오다 매화 밑을 지나는데, 봄은
신라 제24대 진흥왕대(540〜576) 초기인 지소태후(只召太后)의 섭정기는 병부령 이사부(異斯夫)의 보필을 받아 신라가 대내외적으로 크게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 시기였다. 대내적으로 법흥왕 때에 착공한 흥륜사를 준공하고, 이어 국사(國史)를 편찬함으로써 왕권의 위상과 정통성을 확립하였다. 그리고 대외적으로 백제와의 동맹관계를 유지하여 고구려의 남침을 억제하면서 군사조직을 확대 정비함으로써 뒷날의 대대적인 영역확장 사업에 대비한 국력을 신장시키는 데 노력을 집중하였다. 신라의 한강유역 영역확장 시도는 진흥왕 11년(550)
평지에서도 보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아내가 보통 성인의 걸음으로 오르막길을 올라야 하는 전각에 다녀왔다니….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그 순간 아내가 완쾌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루 말할 수 없는 환희심에 젖게 되었다. 여러 병원에서도 치료 효과를 보지 못했는데 이런 믿을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되다니 그동안 쌓아온 지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의심할 수 없는 체험을 통하여 필연적으로 부처님 가르침에 귀의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부처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기도를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
아직 쌀쌀한 날씨지만, 푸른 하늘과 햇살이 너무도 좋아 뒷산에 올랐습니다. 사시기도에 참석했던 보살님 몇 분이 즐거이 동행했습니다.수락산 둘레길을 따라가다 보니, 얼었던 계곡물도 반쯤은 녹았고, 상쾌한 공기는 온몸을 씻어냅니다. 높은 곳 바위에 앉아 도시를 내려다보며 보살님들도 환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그 순간, 삶을 돌아보게 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었습니다.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은행 부지점장인 50대 보살님은 최근에 스트레스로 인해 응급실에 실려 갈 정도로 많이 아팠다며,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퇴직하기 전에 지
유교 집안에서 출생하여 40대 초반까지는 종교에 대해 무관심한 평범한 생활을 해왔다. 1960년대 일본 유학 중 지도교수로부터 ‘반야심경 입문(마쓰바라다이도松原泰道 저)’을 선물로 받았다. 하지만 일본의 발전된 불교학 연구에도 시간에 쫓기는 여건 속에서 도저히 책 읽을 기회를 만들기 어려워 거의 읽지를 못하였다. ‘반야심경 입문’은 늘 마음 한 곳에 숙제처럼 남아있었다. 마침 명절 연휴가 됐고, 시간을 내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아인슈타인이 20세기 초에 발표한 상대성원리 가운데 하나인 ‘에너지와 물질(질량)의 등가성의 법칙’을
최근 드라마 ‘SKY 캐슬’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종영했습니다.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사람들이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 봤습니다. 사교육 열풍이라는 오늘날의 세태를 제대로 꼬집고 교육이 상류계층의 부와 권력의 세습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풍자적이며 노골적으로 드러내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서울 의대를 보내고자하는 부모의 지나친 욕심이 자녀를 숨 막히게 하고 이 심리를 잘 아는 학습 전문가(입시 코디)는 교묘히 이용해서 성과를
오늘은 불자님들과 십우도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십우도는 선불교의 핵심이 담긴 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열 장의 그림이지만 그 속에는 불교의 사상전체가 포함돼 있습니다. 십우도 그림은 중국에는 남아있지 않습니다. 일본에 전해오거나 우리나라에도 해인사에 판각된 십우도가 있습니다. 십우도 그림에서 보면 표면의 바탕에 검은색을 칠해 놓았습니다. 검은 바탕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생멸심(生滅心) 속에서 발심수행(發心修行)을 한다고 합니다. 이 말은 ‘기신론(起信論)’의 논리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부처의 세계
2018년 6월의 마지막 날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는 낭보가 속리산에 날아들었다. 승원에 포함된 산사(승원)는 모두 7개.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마곡사, 선암사, 그리고 법주사다. 2015년 백제역사유적지구 등재 이후 3년 만에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해야 할 보편적 가치가 있는 유산(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한국문화유산으로는 13번째이고 충북에서는 최초 등재였다.여명의 붉은 빛이 미륵대불 이마에 내려앉을 즈음 산사가 품어온 국보도
신라의 역사에서 6부제를 근간으로 하는 지배체제상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22대 지증왕대(500〜514)부터였다. 지증왕이 추진한 순장의 금지, 농업의 권장과 우경(牛耕)의 실시, 국호의 확정과 왕호의 독점, 상복법의 반행과 지방의 군주 파견 등 여러 시책은 부체제적 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초래하였다. 이어 부왕의 정책을 계승한 23대 법흥왕대(514〜540)는 중앙의 병권을 통합 관리하는 병부의 설치를 시작으로 하여 율령의 반포, 불교의 공인, 상대등의 설치, 흥륜사의 창건 등 지배체제 전반의 변화를 가져올 혁신책을 잇달아
다시 굳은 결심을 했다. 2013년 7월부터는 법왕정사 청견 스님의 절하는 방식대로 10일 동안 매일 1000배, 한 달 보름 동안 500배씩 해나갔다. 절을 다시 시작한 이후 목 디스크, 허리 디스크, 손목관절, 족저근막염 등 각종 질병으로 성치 않던 팔다리가 건강하던 때처럼 조금씩 회복됐다. 확실히 절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수행임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었다.2013년 10월, 성철 큰스님 열반 20주기를 기념하는 삼천배 정진 공지가 카페에 올라왔다. 다시 삼천배를 해보리라는 결심이 들었다. 성철 큰스님 부도탑 앞에 도착하니 역시
기억과 상상을 할 수 있기 시작한 호모사피엔스에게 미래는 영원한 꿈이 되고 말았다. 지상의 무수한 생물종 중에 과거를 뚜렷이 기억하고, 미래에 온통 정신을 빼앗기며 살아가는 종족은 아마 인류밖에 없을 것이다. 진화는 기억력이라는 달콤한 기능을 선사하면서 상상이라는 기능을 첨부해 우리를 번뇌의 세계에 던져버렸다. 기억과 상상은 우리들을 현재에 상주하지 못하고 방황하게 만들었다. 이로써 인간은 업의 굴레를 인식하게 되었고, 희망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빠져 내일이라는 환상을 위해 기꺼이 고통을 감내하기 시작했다.우리들에게서 기억을 뺏어버리
결혼을 하면서 남편과 함께 성당을 다녔다. 교리를 배우고 세례도 받았다. 나름 만족하며 순탄하게 일상을 이어왔지만 IMF가 오면서 경제적으로 힘든 현실에 직면했다. 성당을 다녀도 마음 한구석이 항상 허전하고 편하지가 않았다. 그 시기 시어머니와의 갈등도 힘든 요인이었다. 결국 아파트와 자동차를 정리하며 그나마 빚을 정리했지만 여전히 많이 남은 상황이었다.그러는 사이 큰아이가 교통사고가 나는 등 집안의 모든 것이 엉망이 됐다. 힘이 들어 무속인도 찾았다. 무속인이 시킨 대로 기도를 하며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성당은 더 이상 다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