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에게 ‘화엄경 십회향품’을 말씀드릴 수 있게 한 인연을 소중하고 아름답게 생각합니다. 부처님 경전 전체가 다 그렇지만, 특히 ‘화엄경’은 금구성언(金口聖言), 즉 황금의 입으로 하신 거룩한 말씀이라고 합니다.그렇다면 금구에서 강조하는 그 말씀은 무엇일까요? 누구든지 경전의 한 구절을 읽고 믿음과 이해와 실천행을 이룬다면 우리도 부처님과 똑같은 거룩한 삶을 살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다이아몬드보다 더 귀한 생명의 가치, 부처님의 성품을 드러내어서 일체 중생을 구제하는 능력을 길러내는 것이라 확신합니다.‘화엄경’ 80권을 계속 뒤지고
누군가의 관세음보살이 되어 준 적이 있던가. 스스로를 돌아봐도 딱히 없다.연탄재 함부로 차지 말라고, 누군가에게 단 한 번이라도 뜨거웠던 적이 있었냐고 묻던 어느 시인의 말이 떠오른다. 관세음보살이 되어보기로 했다. 미타선원 행복명상 커리큘럼에 있는 많은 프로그램 가운데 유독 “관세음보살 되어주기”가 감동이 컸다.누군가를 가르치려 하지 않고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여 들어주면서 진심으로 껴안아 주기를 배웠다. 이전까지 관세음보살이라는 존재는 멀고 아득한, 다가갈 수 없는 이상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전혀 관점이 달라졌
젖혀둔 창으로 들어오는 찬 기운에 놀라 잠을 깨어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가을에 잠들었는데 겨울이 되어서 일어난듯 했다. 계절이 아니라 이번에는 내가 지금 삶의 어디쯤에서 무얼 하면서 헤매고 있는지 당황스러웠다. 밤중에 잠을 자다 차가운 기온에 잠을 깼다고 해도 갑자기 왜 이렇게 혼란스러운지 잠시 후에야 알 것 같았다. 지난밤 잠들 때가 문제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바티칸에 가서 미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다가 잠이 들었다. 밤새 그 무의식의 꿈이 나를 엄습했나보다.지난밤 우리나라 대통령이 바티칸공화국을
문정왕후에 의해 잠시나마 부흥의 빛을 보았던 불교계의 고승들은 유생들의 탄압에 의해 산중으로 들어가 살아야 했으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에 승병을 이끌고 나라의 어려움을 구하는 데에 앞장섰습니다. 임진왜란 이후 승려들의 사회적 지위는 다소 호전되었지만, 위정자 및 유생들의 부당한 핍박과 시달림은 계속됐습니다.조선 18대왕 현종은 즉위와 동시에 양민이 출가하여 승니가 되는 것을 금하고, 이미 승니가 된 승려들도 환속할 것을 권하거나 명령하였습니다. 그는 서울의 비구니 사찰인 자수원과 인수원을 철폐하고 거기에 모셨던 열성의 위판을 땅에
그 즈음이었다. 보물섬을 재발견한 시기가. 3년 전, 무언가 공허함을 느낄 때였다. 오랜만에 친구와 용두산공원을 찾았다.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여기저기 시선을 뿌리고 산책했다. 비탈진 길을 내려오던 참이었다. 하염없는 눈길이 닿은 곳은 미타선원이었다. 마치 도심 속에 섬이 떠 있는 듯한 인상을 줬다. 이 도량이 내 인생의 보물섬이 됐다는 사실은 뒤늦게 알아차렸다.사실 나는 평소 나름대로 수행과 기도를 해왔다고 자부하는 재가불자였다. 누군가에게 내세우지 않았지만 줄곧 불경도 읽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무언가 채워지지
서울노인복지센터는 하루 3000여명의 어르신들이 이용한다. 그러다보니 이곳저곳에서 보이지 않는 봉사자들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 늘 봉사자의 손을 빌려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이었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동안 당신들이 배운 것을 종묘공원 건너편 세운상가 앞에서 ‘북(book)적북적 어른이 놀이터 02콘서트(共理콘서트)’로 시민들에게 회향하는 날이었다.무대는 성공적이었다.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쌀한 날씨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 공감하고 소통하는 자리가 되었다. 평소 우리가 생활하면서 쉬 지나치던 곳의 역사적인 이야기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4세기 후반부터 6세기 초반 즈음 신라는 사회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었다. 17대 나물마립간부터 22대 지증마립간의 시기로서, 신라사를 5시기로 구분할 때 제2기에 해당된다. 역사학에서는 이 시기의 왕호를 기준으로 ‘마립간(麻立干)’시대로 부르거나, 왕권이 매우 미약하고 지방에 대한 지배가 느슨한 상태라는 점에서 ‘연맹왕국(聯盟王國)’시대라 일컫기도 하였다. 또 고고학 분야에서는 이 기간에 조성된 왕경 중심 지배층의 독특한 무덤양식을 근거로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시대라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그런데 최근 발견된 신라의 3개
‘관세음보살보문품’은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경전 가운데 하나입니다. 줄여서 보문품(普門品)이라고 하는데 관세음보살보문품은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제28품 가운데 제25품에 해당합니다.부처님께서는 숱한 보살을 만들어 내셨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등 보살을 만들어내시고 이것도 모자라 많은 부처님을 만들어내셨습니다. 이것은 모두 입으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관세음보살도 부처님의 입으로 만드셨습니다. 입으로 만든 것은 실상(實相)이 아닌 방편이라고 합니다. 방편은 이렇습니다. 아이가 떼를 쓰면
“마음대지가 텅 비면 구름장이 열리고, 해가 나오듯 지혜의 햇살이 일체 공덕이 저절로 나타난다.”백졸 스님께서 능엄주 주력수행자들과 함께 낭독하길 좋아하시는 구절이다. 마음대지가 텅 빈다는 것은 마음에 편견, 착각, 유무, 선악 등이 없어진다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능엄주와 같이 긴 주를 외우는 어려운 기도를 하는 것은 이러한 집착, 편견 등을 없애기 위해서라고 하셨다. 어떠한 편견이나 착각이 없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보는 정신능력을 갖게 되는 것인데, 그것은 마치 인공위성에서 360도로 지구를 보는 차원이라고 말씀하셨다.능
우리 절은 무허가 지역에 있어서 주변에 어려운 가족들이 많습니다. 매년 백중기도 회향으로 장학금 기금을 마련해 소년 소녀 가장이나 어려운 형편의 청소년들에게 전달하는 법회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우리 절 형편이 넉넉지 못해 지난 2년 동안 많이 축소되었습니다. 올해도 장학금 마련이 힘들어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그러던 중, 공익법인 일일시호일과 함께 다문화 가정에 장학금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다문화 가정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 기쁜 마음에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금액이 너무 작지 않은가, 상대가 불편하지 않을까,
오늘 이 자리는 생명살림대법회라는 이름에서 나타나듯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는 법회입니다. 불교상담개발원이 주도해 전국 30개 가까운 사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법회가 진행됩니다. 왜 생명이 주제가 됐을까요. 아시다시피 생명의 소중함을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살문제가 굉장히 심각합니다. 청년들 자살도 심각하지만 노년의 자살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화창하고 아름다운 날, 가만히 앉아 하늘과 나무를 바라보고 목탁과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다보면 이렇게 좋은데, 이렇게 좋은 날 스스로 목숨
누구나 살면서 겪는 마음의 굴곡이 있을 것인데, 나 또한 나의 입장에서는 깊은 마음의 굴곡들을 겪었다. 감정의 기복이 심했는데, 우연히 광명진언 책을 구해서 읽고 책에서 본 대로 수행을 했다. 어느 날 아이가 병이 났고, 대학병원에서 차도가 없어 근거를 알 수 없는 불안감과 공포가 밀려왔을 때, 집 근처 사찰의 스님께 무조건 매달렸다.스님께서 기도를 올려주겠다 하시고 병원을 추천해 주셔서 옮긴 뒤 아이가 나았다. 그럼에도 마음의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던 중, 새벽기도를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벽 4시에 일어나 30분 뒤에 시작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