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 존자님을 처음 뵙게 된 것은 1999년 미국 인디애나 주 블루밍턴 시에서 열린 칼라챠크라 법회에서였다. 매우 중요한 대중법회가 열린다는 어느 티벳 스님의 말을 듣고 ‘그렇게 중요한 법회라면 한번 가보자’라는 생각으로 참석한 법회였다. 수만 명이 참석하는 대형 법회의 스케일과 달라이라마의 카리스마에 압도되어 법회 내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던 나는 그 법회에 참석한 인연으로 인도 행을 결정하게 되었다. 칼라챠크라 법회에서 만난 많은 티벳 라마들은 모두 티벳 원전으로 불교를 배울 수 있는 인도 유학을 조언하였고 그들의 조언에
“달라이라마는 지구 각지에서 티베트 문제, 평화, 비폭력, 인간성을 강조했으며, 인류 공존과 평화로운 세계를 위한 지속적인 영감과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달라이라마가 세계 각국에서 보여준 활동과 메시지를 한 줄로 평가한다면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생성형AI 챗GPT(chatGPT)는 달라이라마의 해외 활동에 대해 위와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정확히 2초 남짓한 시간이었다.조금 더 무게감 있는 질문을 넣어보기로 했다. 1959년 인도 망명 이후부터 지금까지, 달라이라마가 수도 없이 행했던 해외 활동 중에서 가장 의미 있었다고 판단
“종교는 과거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다양화된 시대에는 종교가 인간의 고민과 문제들에 대답을 줄 수 없다. 이제 종교를 초월한 삶의 방식과 행복을 찾아야 한다.” 달라이라마는 언제나 종교를 넘어 보편적 도덕과 현실인식, 개인의 내적 각성을 당부한다. 그렇기에 가난, 기아, 전쟁, 환경문제 등 누적된 지구적 고통에 관한 지혜를 전한다. 세계에서 영향력있는 정치인·종교지도자·유명인은 달라이라마를 어떻게 바라볼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그는 나의 좋은 벗(good friend)입니다. 말 그대로 자비를
달라이라마의 한국 방문이 ‘다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33·34대 총무원장을 역임한 자승 스님(1954~2023)이 입적하기 한 달 전 중앙종회 종책모임 ‘불교광장’에서 달라이라마 방한 법회를 제안하면서부터다. 자승 스님은 “달라이라마 방한 추진을 계기로 불교계 종단이 화합하고 청년불교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 8월 서울에서 열릴 세계 가톨릭 청년대회에 교황 참석이 확실시되는 점, 달라이라마 세수가 여든아홉인 점도 방한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로 꼽혔다. 법보신문은 ‘달라이라마 톺아보기’를 주제로 새해 특집을 마련
#우리가 사는 세상청년은 우울하고, 중년은 불안하고, 노년은 억울하다. 가장 심각한 건 청년이다. 청년자살 1위, 저출산 최하위, 이게 우리 시대의 현주소다. 산업화 세대는 자식들 먹이고 입히고 학교 보내는 것이 꿈이었고, 민주화 세대는 ‘독재철폐’가 시대의 미션이었다. 그 꿈과 미션은 대강 이루어진 듯 보인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강국이 되었고, 시스템과 제도가 전방위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은 보다시피 무기력과 불안 속에서 ‘자기만의 방’에 갇혀 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가장
조계종이 추진하고 있는 ‘선 명상 대중화’ 정책이 2024년 전 국민 정신건강 개선의 성패를 가늠할 핵심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윤석열 정부가 최근 ‘국민 정신건강'을 국정 과제로 내걸었으나 "구체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의 선 명상 프로그램이 국민 정신건강 개선의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영국·미국 등 전 세계 주요 선진국이 정부 차원에서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어 선 명상 대중화를 위한 제도적,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지난해 1월
국립중앙박물관이 2000년 전 남인도의 미술을 소개하는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이야기’ 전시를 개최한다.12월22일 개막해 4월14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열렸던 ‘나무와 뱀: 인도의 초기 불교미술'(Tree & Serpent: Early Buddhist Art in India)’전을 한국으로 옮겨와 재구성한 것이다. 인도 불교미술은 그간 북인도 미술 중심으로 소개돼 왔고, 국내에 인도 데칸고원 동남부 지역에 해당하는 남인도 미술 관련 전시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남인도에 불
익숙해질수록 깊은 맛을 알게 됨은 비단 몇몇 분야에 한정되지는 않는다. 클래식 음악이 그렇다. 오랜 세월 수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으며 오늘날까지 이어지지만 정작 난해하고 지루하다는 이미지가 교차한다. 유명한 곡들이라 해서 애써 들어보지만 따분하다 못해 고역이기 십상이다. 귀에 착착 감기는 유행가들과는 딴판이다. 클래식이 낯선 외국어 같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면 굳이 클래식을 들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있다!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의 말마따나 ‘음악은 인류의 보편적인 언어’다. 그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즐거움과
불기 2568(2024)년 성도재일을 맞아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은 성도성지 인도 보드가야에서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첫 국제마라톤대회가 열린다.국제불교협회(IBC, International Buddhist Confederation)와 보드가야마라톤협회는 1월14일 인도 보드가야에서 ‘제1회 세계평화 기원 보드가야 국제마라톤대회’를 개최한다. 인도 문화부가 후원하는 이번 대회는 국제 마라톤 표준기준에 따라 국제마라톤협회(AIMS)의 인증을 받았다. 대회는 마가다대학 운동장을 출발해 마하보디대탑을 지나 유미죽 공양처, 수자타탑, 고행
미국 출신의 성공회 선교사 엘리 바 랜디스(Eli Barr Landis, 1865~1898, 한국명 남득시)는 1890년 25세의 나이로 한국에 입국하여 1898년까지 인천에서 의료선교사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그는 인천 내동에 성누가병원(St. Luke’s Hospital)을 개원하고 이곳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한편, 조선인을 대상으로 영어교육을 전개하기도 했다.무엇보다 그는 한국의 종교문화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유교, 불교, 무속, 동학 등 당시 한국에서 지배적인 종교에 대해 여러 편의 보고서를 남기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가 이방
5주간에 걸쳐 선가에서 방망이를 휘두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활발발한 선기와 대기대용(大機大用)을 언급했다. 앞 원고에서 언급했듯 선기의 획기적인 연출은 당나라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면 선사들의 활기찬 언행이 현시대에도 활용되는지를 보자.현재 중국은 사찰마다 조금씩 다른데, 대체로 선종 사찰에서는 객당에 두 개의 향판을 세워놓는다. 향판 하나는 보편적인 청규를 말하고, 다른 하나는 그 사찰만의 청규를 말한다. 그 향판에 ‘청규(淸規)’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데, 선가의 엄격한 규율을 상징한다.청대 이후로는 방(棒)보다 향판(香版)
1962년 조계종 통합종단이 출범한 이후 2009년 제32대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퇴임 때까지 역대 총무원장의 평균 재임 기간은 1년 10개월에도 미치지 못했다. 43년의 세월 동안 총무원장의 취임과 퇴임이 무려 서른두 번이나 반복된 것이다. 이 가운데에는 취임 1년도 안 돼 총무원장이 물러난 일도 17차례나 있었다. 4년 임기를 채운 총무원장은 의현, 월주, 지관 스님 단 3명뿐이었다.총무원장의 이같은 잦은 교체는 불교계의 지속적인 갈등과 혼란 양상을 보여준다. 종헌·종법상 임기가 보장돼 있는 총무원장이 그 임기를 다하지 못하는
불교는 마음을 ‘대상을 아는 고유성질을 갖는 법(法)’으로 정의한다. 마음은 대상을 아는 것으로 하나이지만 어떻게 아느냐에 따라 붓다는 여섯 가지 알음알이[육식; 안식·이식·비식·설식·신식·의식]가 있다고 했다. 여섯 가지 인식기관[육근; 안근·이근·비근·설근·신근·의근]이 각각의 인식 대상 여섯 가지[육경; 색·성·향·미·촉·법]를 포섭하여 만드는 알음알이이다. 불멸 후 부파불교는 17찰나에 걸쳐 특정한 기능을 하는 마음이 일정한 순서대로 일어나면서 인식한다는 사실[17찰나설]과 각각의 마음을 일으키는 마음부수들이 있으며, 마음은
세상의 모든 날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떤 날짜들은 자기만의 특별한 이름을 갖는다. 며칠 전 그날은 ‘이스달 여인의 날’, 말하자면 세상의 모든 미스터리한 죽음에 경의를 표하고 기억하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었다. 공교롭게도, 그날 오후 한 인물이 홀연히 스스로 생을 마감하였다. 모든 것을 철저히 비밀에 부친 고독한 방식의 죽음이었다. 그것은 마치 ‘나는 마침내 나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게 되었고, 내 삶의 노고에 깃든 비밀스런 의미를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듯하였다. 그러면서도 마치 미래의 동일한 날짜가 되면 다른 누군가 다시 그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입적을 애도하는 해외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조계종 사회부가 12월8일 인도 다람살라와 주한 미국대사관이 자승 스님의 입적을 애도하는 조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세계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비서 치메 R. 최캬파는 12월5일 조문을 통해 “조계종 전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의 입적을 알게 되어 매우 유감”이라며 “달라이라마 존자께서서도 위로의 말씀을 여러분 모두, 그리고 한국 불자들에게 전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자승 스님은 더이상 저희와 함께 있지 않지만 우리는 입적한 스님께서 의미 있는
고용석 한국채식문화원 공동대표가 12월6일 기고를 보내와 이를 전문 게재한다. 고 대표는 지구온난화 비상협의회 대표와 식생활교육 부산 네트워크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국제 채식연합회(IVU)를 대표해 세계 NGO대회와 유엔회의 활동에도 참여했다. 편집자.사실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수자원과 생물다양성 같은 문제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럼에도 현재의 제도들과 문제를 다루는 ‘틀’은 분리되고 전문화됐다. 그동안 개최됐던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회의에서 식량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것도 그 사례의 하나다. 유엔
유려한 테크닉과 감수성을 고루 갖춘 피아니스트 김준희가 독주회를 갖는다.‘낭만으로의 초대 Ⅲ’를 주제로 12월8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독주회에는 슈베르트와 브람스의 피아노곡을 만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슈베르트의 ‘Sonata in A major, D. 664’와 ‘4 Impromptus, D. 899’, 브람스의 ‘Variations and Fugue on a Theme by Händel, Op. 24’으로 구성된다. 공연시간은 인터미션 15분을 포함해 90분이다. 예매는 예술의전당 홈페이
‘부처님의 자비광명 맑고 그윽한 범종소리/ 위로는 천상에 이르고 아래로는 무간지옥까지 닿아/ 고해마다 한 중생의 희망의 빛이요/ 고통을 쉬게 하는 한줄기 감로수며/ 깨달음의 길로 인도하는 수승한 법문이어라.’부처님이 탄생한 네팔 룸비니에 세상의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의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남북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세계 곳곳에서 전쟁의 참화가 잇따르는 가운데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 불자들의 간절한 서원이 담긴 종소리였다.서울 노원구 수락산 도안사가 주최하고 (사)108산사순례기도회와 네팔 룸비니 개발위원회가 공동주관한 평화를 기
2003년 11월12일 저녁, 곡성 성륜사 조선당에 주석하던 청화 스님이 시자 중원을 조용히 불렀다. 스님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나에게 의복을 좀 갖춰주소.” 몇 달 전부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어도 평생 지켜왔던 장좌불와(長坐不臥)와 일종식을 놓치지 않았던 스님이었다. 낮에도 평소처럼 상좌들과 차담을 나누는 등 스님은 특이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스님은 가쁜 숨 속에서 곧 세연이 다했음을 알고 있었다. 상좌들이 조선당에 몰려들었다. 상좌 도일 스님은 스승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큰스님, 가시렵니까?” “나,
서울시가 열린송현녹지광장 내 이승만기념관 건립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조계종이 청사 인근 이승만기념관 건립 추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11월27일 오후 2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접견실에서 진우 스님을 예방했다. 최근 조계종 청사 인근 송현광장에 이승만 기념관 건립이 추진되는 것과 관련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다.진우 스님은 이날 과거 이승만 정부에서 벌어진 조계종·태고종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