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순례 8일째] “이 음식의 지중함을 잊지 않겠습니다”
[자비순례 8일째] “이 음식의 지중함을 잊지 않겠습니다”
  • 김현태 기자
  • 승인 2020.10.14 19:01
  • 호수 15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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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4일 대구·경북지역 마지막 순례지 문경 도착
지역 불자들 격려방문하며 선물한 공양 평등 분배
양 늘면서 남는 문제 발생…“응원·격려만으로 충분”
8일차 순례에 들어간 결사대중은 이날 강변을 지나 농로를 걷고 산을 넘어 26km, 누적거리 212km를 이동했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 결사대중이 10월14일 대구·경북지역 마지막 순례지 문경에 도착했다. 발원문 낭독과 죽비 삼성으로 8일차 순례에 들어간 결사대중은 이날 강변을 지나 농로를 걷고 산을 넘어 26km, 누적거리 212km를 이동했다.

결사대중은 공양과 관련한 원칙에 따라 하루 세끼를 모두 길에서 해결한다. 아침공양은 계란 2개, 치즈 1개, 바나나 1개, 요구르트와 제철 과일 한 가지다. 점심공양은 주먹밥으로 하고, 저녁은 따뜻한 국을 포함해 4찬을 제공한다. 동국대 생협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공양을 준비하고 서울 봉은사 자원봉사팀이 장소 섭외와 배식, 분리수거 등의 소임을 담당한다.

결사대중은 공양과 관련한 원칙에 따라 하루 세끼를 모두 길에서 해결한다.

상월선원 회주 자승, 종회의장 범해, 호계원장 무상 스님을 비롯해 종회의원과 각 지역의 주지스님 등 출가자만도 60여명이 참여한 행사다보니 인연 있는 많은 이들이 찾아오고 있다. 여기에 순례지역 불자들과 기관장 등의 격려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방문객들은 제철 과일이나 지역 농산물, 피로회복 및 힘을 내는 데 도움이 될 각종 영양식, 간식 등을 준비해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공양물은 승가의 전통대로 대중이 평등하게 나눈다. 또한 새벽, 점심, 회향 대중모임에서 환풍 스님이 시주자에 대한 축원을 올리며 결사대중은 이 공양에 깃든 이웃들의 공덕을 잊지 않을 것임과 도업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결의를 다진다. 음식은 남김없이 깨끗이 비워야 한다는 자비순례 원칙도 이 같은 공양의 원칙에서 비롯됐다.

공양물은 승가의 전통대로 대중이 평등하게 나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외부 공양물이 늘면서 운영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보시로 들어온 공양물을 대중이 다 먹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따로 보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장영욱 봉은사 종무실장은 “자비순례 격려방문 요청 시 공양물에 대한 자제를 간곡히 부탁하고 있지만 우리 정서상 쉽지 않다”며 “정성스레 가져온 공양물이 남겨지는 것을 보면 죄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환풍 스님이 새벽, 점심, 회향 대중모임에서 결사대중을 대표해 시주자에 대한 축원을 올린다.

자비순례 총도감 호산 스님도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지만 내부적으로 계속해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정성으로 마련한 공양물은 도업을 성취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올 때까지 많은 이들의 수고로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자비순례에 사찰을 거치지 않는 것도 해당 사찰에 부담이 될 수 있고, 공양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며 “배가 부르면 나태해지기 쉽고 간절한 마음이 부족해지는 등 수행에도 어려움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마음으로 함께하고 응원해 주는 것이 결사대중에게 가장 필요한 공양”이라고 당부했다.

분리수거 중인 봉은사 자원봉사팀.

한편 자비순례 결사대중은 10월15일 밀린 빨래 등 개인정비와 ‘결사의 의미’를 주제로 한 대중공사 시간을 갖고, 16일 다시 자비순례 길에 나선다.

문경=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557호 / 2020년 10월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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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2020-10-14 21:36:29
존경합니다 스님들과 재가불자님들. 부디 힘내시어 끝까지 한분도 낙오하지 않고 회향하세요. 나무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