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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사참(理懺事懺)

사찰방화는 테러다

프랑스 교사가 목이 잘린 채 발견됐다.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자료를 사용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일주일 뒤에는 성당에 온 60대 여성을 포함해 3명이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테러가 발생해 2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 무슬림들이 저지른 보복이었다.

이런 잔악한 행위가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 그러나 특정종교에서 신성시하는 인물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것이 언론의 자유로 포장돼서는 곤란하다. 사상이나 관습에 대한 배려 없는 풍자는 조롱이며 폭력이다. 프랑스 정부가 이런 비열한 조롱을 언론의 자유로 호도하는 이상 살육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 또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수시로 겪고 있다. 거리에서 ‘예수천국불신지옥’을 외치며 협박을 하거나, 스님이라도 보이면 쫓아다니며 사탄이라며 저주를 퍼붓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사찰을 불태우거나 불상을 부수는 등 개신교인들에 의한 테러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최근에도 개신교인의 방화로 사찰이 불타는 테러가 일어났다. 그러나 지금껏 제대로 된 사과나 처벌은 없었다. 

이에 불교계에서 강력하게 개신교의 반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더 이상 일부 광신도의 짓이라며 발뺌하지 말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런 테러를 정신이상자의 소행쯤으로 호도하며 방치해 왔던 공권력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만약 그들이 태웠던 것이 이슬람 사원이었다면 프랑스에서 벌어진 참혹한 일들은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다행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발 빠르게 사과성명을 내고, 일부 양식 있는 목사들의 사과도 이어지고 있다. 선가에 이참사참(理懺事懺)이라는 말이 있다. 잘못은 마음으로 참회하고 행동으로도 참회해야 진짜 참회라는 말이다. 

불교에서는 성별이나 사상, 종교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법 제정에 총력을 쏟고 있다. 과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사과가 참회였는지 악어의 눈물이었는지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향후 행동을 보면 곧 드러나게 될 것이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560호 / 2020년 11월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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