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5. 초월명상과 비틀즈-중

명상 통해 평화 얻었으나 돌연 파국

엄청난 인기 이면의 허탈감
아쉬람에서 명상으로 극복
마하리시, 과학 기초해 설명
베다와 힌두교 명상도 경험

비틀즈는 1968년 인도 리시케시에 있는 마하리시의 아쉬람을 방문하였다. 마하리시는 손님들을 위해 단순한 생활방식을 준비했다. 간단한 식사와 자유시간에 즐기는 음악 연주 외에 그들이 아쉬람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매일 함께하는 명상과 초월명상 관련 강의를 듣는 것뿐이었다. 단체명상이 끝난 후에는 마하리시가 비틀즈 멤버 각자를 개인지도 했다. 평화롭고 고요한 환경은 밴드 멤버들이 군중의 환호와 관심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찾고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되었다.

마하리시는 의식 수준의 7단계를 설명했고, 밴드 멤버들이 네 번째 단계인 순수한 의식 또는 초월 의식을 경험하도록 이끌었다. 마하리시는 종교적 교리보다 과학적 근거 위주로 강의했고, 초월명상의 간단한 방법으로 베다와 힌두교 명상을 맛보게 하였다. 그의 강의에는 다양한 일화와 우화, 초월명상과 서양수행법과의 비교, 특히 기독교와의 비교 등이 포함되었다. 이윽고 마하리시는 공식적인 강의를 접고 비틀즈와 그들의 친구들에게 할 수 있는 만큼 오랫동안 명상해보라고 말했다. 그들은 명상에 집중했다. 7시간 동안 명상하는 이도 있었고, 이틀 동안 쉬지 않고 명상하는 이도 있었다. 존 레논의 부인이었던 신시아 레논은 그때를 다음과 같이 기억했다.

“존과 조지는 온전한 몰입과 큰 행복에 잠겨 있었어요. 그들은 마하리시의 가르침에 완전히 몰두했고, 편안했으며, 무엇보다도 오랫동안 누릴 수 없었던 마음의 평화를 찾았습니다.”

멤버들 사이에는 우호적인 경쟁심이 확산됐으며 그들은 명상 수행에 더욱 매달렸다. 존 레논은 나날이 발전하는 조지 해리슨에게 “조지는 이대로 계속 수행하면 마흔 살이 되기 전에 마법 양탄자를 타고 날아다닐 거야”라고 농담 섞인 칭찬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틀즈와 마하리시의 관계는 돌연 파국으로 치달았다. 비틀즈와 함께 온 여성이 마하리시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고 말했고, 그들은 마하리시가 그녀에게 성적 행동을 취했다고 여겼다. 이 사건으로 마하리시의 인격에 대한 의심이 급격히 커졌다고 한다. 성적 접촉이라는 의심은 훗날 세월이 많이 흐른 후 오해로 밝혀졌지만, 그 당시에는 그들의 관계가 급격히 식어버리게 만든 사건이었다. 반면에 그 당시 마하리시의 학생이었던 디팍 초프라의 증언에 따르면, 비틀즈와 마하리시의 사이가 나빠진 이유는 비틀즈 멤버들이 아쉬람에서 금지된 약물인 LSD를 복용해 마하리시가 화를 내며 떠나라고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누가 옳든 간에 관계는 단절됐고, 비틀즈는 갑작스럽게 인도를 떠났다.

영국으로 돌아온 존 레논은 마하리시를 비난했다. “결국 그는 인간일 뿐이었습니다.” 이 실망스러운 어조에서 비틀즈가 마하리시에게 무엇을 기대했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들은 영적 구루(스승)가 신의 성품을 가졌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들 자신도 명상을 통해 신성을 획득하기를 바랐다. 밴드가 결성된 후 10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비틀즈는 엄청난 인기와 함께 부와 명성 그리고 물질적 풍요를 얻었지만, 어느 것도 포만감을 주지 않았다. 그들은 그 시대 서양 젊은이들이 택했던 방법으로 영적 세계와 접촉하기를 원했다.

비틀즈의 전기 작가 샤프너는 인도에서 돌아온 비틀즈에 관해 “이들 또한 1960년대 후반에 LSD에서 인도 영성으로 발전한 수많은 젊은이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라고 말했다.

문진건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 cherryhill2736@gmail.com

[1762호 / 2025년 1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