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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초월명상의 현황-상

노령화·종교성 논란에 쇠퇴 위기

50년간 600만 명 수행 체험
참여 세대의 노령화로 한계
힌두교 분파란 시각 꼬리표 
기독교와 조화 앞으로 과제

지난 50년 동안 약 6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초월명상을 배웠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명상 운동이 노령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하리시 마헤쉬 요기는 지난 2008년 세상을 떠났다. 초월명상은 이후에도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명상의 효과를 알리는 등 여러 방법으로 명상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였다. 특히 유명 인사들이 초월명상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명상의 인기를 유지하였다. 오프라 윈프리, 코미디언 제리 세인필드, 짐 캐리,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초월명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베이비붐 세대가 노령화되면서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젊은 세대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이를 추진하는 힘이 예전 같지 않다.

초월명상이 쇠퇴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정체성 문제다. 초월명상이 힌두교 베단타 전통 수행의 연장선에 있는 것인가? 아니면 전혀 새로운 현대적 명상의 하나인가? 만일 초월명상이 힌두교 전통수행의 연속선에 있는 대중화된 수행법이라고 한다면, 기독교와 유대교 전통의 종교가 주류를 이루는 서양 세계에서 이들 종교와의 공존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 실제로 마하리시를 계속 괴롭혀 온 문제도 공존 가능성에 관한 것이었다.

1977년 미국 연방법원은 마하리시의 초월명상이 ‘본질적으로 종교’라고 판결했고, 이 판결의 영향으로 뉴저지주의 공립학교 교육 프로그램에서 초월명상을 가르칠 수 있는 길이 막혀버렸다. 이후 초월명상에 입문하는 숫자가 급락했다. 이 사건은 그 당시 크게 성장하고 있던 초월명상의 가파른 몰락을 야기한 핵심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초월명상은 힌두교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지만 ‘종교’라는 이름표를 떼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럼에도 미국의 기독교 교회, 특히 중서부 지역의 교회는 초월명상이 동양에서 온 힌두교 분파라는 시각을 고수하면서 ‘우리는 초월명상과 기독교가 양립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주장한다. 또한 일부 비평가들은 초월명상을 ‘견고하게 조직된 종교적 컬트(cult) 운동’으로 지칭하면서 그 주장의 증거로 초월명상 참여자들이 마하리시를 ‘성하(Holiness)’라고 불렀다는 사실을 제시한다. 게다가 명상의 입문자에게 제공하는 입문식이 마치 성찬 예배처럼 향과 촛불, 그리고 마하리시의 스승이었던 구루 데비(Guru Devi)의 사진과 항상 함께하는 것도 초월명상이 주장하는 과학적인 명상 기법과 거리가 먼 것이라고 말한다.

임마누엘 루터 교회의 브레이스 목사는 “이것은 신학적 문제입니다. 명상가들은 내면을 들여다보고 마음을 비워 ‘최고의 존재’로 채워지기를 주장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그런 접근 방식은 신과 인간이 분리된 존재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자신을 신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신이 아닙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초월명상은 단순한 명상법이 아니라 종교적 운동이라는 판결에 따라 생긴 교리적 해석이 초월명상과 기독교는 서로 어울릴 수 없는 것으로 보이게 했다.

“만일 초월명상을 수행하는 사람이 우리 신도를 초대한다면, 우리는 그 명상가가 우리 신도를 개종시키려 한다고 걱정할 겁니다.” 교회가 초월명상을 지지하고 받아들이면, 교회 안에서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이러한 생각은, 단지 쉽고 효과적인 명상을 대중에게 전하려고 하는 초월명상 운동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문진건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 cherryhill2736@gmail.com

[1766호 / 2025년 2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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