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불국토에는 항상 하늘의 음악이 울리고, 땅은 황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온종일 하늘에서 만다라꽃이 비 오듯 떨어진다.”
극락에 울려 퍼지는 음악에 대해 ‘무량수경’은 ‘인간 세상에서 즐기는 음악보다 천억만 배 훌륭한 음악이 천상에 존재하는데, 그 소리는 극락의 보배 나무 한 종류가 내는 소리에도 견주지 못한다’라고 합니다. ‘아미타경’은 아름다운 음악이 항상 울려 퍼지니 극락에서는 음악을 듣기 위한 개인 소품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음악이 그저 기분만 좋게 할 뿐이라면 이 때문에 극락에 왕생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무량수경’에 의하면 이 음악에는 법의 소리가 아닌 부분이 없다고 합니다. 그 자체로 완벽한 법문이 되는 것이지요.
‘칭찬정토경’은 “모든 중생이 이 소리를 들으면 번뇌가 전부 사라지고 헤아릴 수 없이 좋은 법이 점차 자라나서 얼른 무상정등정각을 이루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그곳에 사는 보살들은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함으로써 아미타불의 덕을 찬탄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극락에서의 음악은 아미타불께서 중생에게 들려주는 법문인 동시에, 보살이 아미타불께 공양하는 찬미입니다.
극락은 삼계를 뛰어넘는 곳입니다. 담란은 ‘약론안락정토의’에서 ‘대지도론’을 인용해 이렇게 말합니다. “탐욕이 없으므로 욕계가 아니며, 땅 위에 있으므로 색계가 아니며, 형색이 있으므로 무색계가 아니다”. 극락에는 땅이 있고 보살들은 그 땅 위에서 생활합니다. 물론 ‘대아미타경’에서는 집을 공중에 띄운다고 하고, 32대원에서는 “지상에서 허공에 이르기까지 존재하는 모든 궁전과 누각, 나무 등”이라고 했으니 땅과 공중이 모두 생활 터전이기는 합니다. 그 땅은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있고, 넓고 광대하여 끝이 없으며, 산과 바다, 웅덩이 등도 없다고 합니다.
극락의 대지는 패이거나 높거나 낮은 곳이 없으니 흠결이 없습니다. 어쩐지 멋없고,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산이나 바다가 보고 싶으면 아미타불께서 신통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고 경에 쓰여 있으니 풍광에 불만을 가질 일은 없겠습니다. 무엇보다 흙이 아니니 먼지가 없는 것은 확실합니다. 극락에는 바람이 불어 소리와 향기를 전하는 일이 많은데 땅이 흙으로 되어 있다면 바람이 불면 먼지 때문에 곤란한 일이 생길 것입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꽃비는 눈으로 만끽하는 즐거움을 주고, 향기로써 보살들을 매료합니다. ‘무량수경’에 표현된 그 모습을 간략하게 말해보겠습니다. “바람이 꽃을 흩어 극락 국토를 두루 채운다. 색에 따라 차례로 깔려 어지럽지 않다. 그 위를 밟으면 발이 12cm 정도 들어가고, 발을 들어 올리면 원래로 돌아온다. 꽃의 쓰임이 다하면 꽃은 사라지고 땅바닥에는 어떤 흔적도 남지 않는다.” 극락에서는 꽃이 필요할 때면 저절로 바람이 꽃잎을 날려주는데 청소 따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차토에서는 많은 눈이 내리면 그 모양은 아름다우나,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치울 걱정을 하는 것과는 상반됩니다. ‘칭찬정토경’에 의하면 꽃비를 보는 보살들은 몸과 마음이 즐거우나 전혀 탐착하지 않고, 단지 헤아릴 수도, 알 수도 없는 수승한 공덕만이 증장된다고 합니다.
극락은 살기만 해도 공덕과 즐거움이 늘어나고, 번뇌가 사라지며, 결국 깨닫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티끌 하나 없는 청명한 황금대지에 음악이 울려 퍼지고 하늘에서 향기로운 꽃이 떨어지는 그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나무아미타불.
미탄 스님 mitankha@gmail.com
[1766호 / 2025년 2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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