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1. 불교와 기독교의 양대 종교로 재편된 한국종교

해방 후 종교 폭발, 뿌리는 일제강점기

당시 종교화 수준 매우 낮아
1920년 이전엔 기독교 우세
불교도 포교 매진해 세 확장
국가 중심 종교질서로 재편

1920년 이전 각 종교의 지방적 분포 상황을 살펴보면 공인 삼교(三敎) 가운데 기독교가 가장 우세했고 불교가 그다음이었으며 신도가 가장 부진했다. 또한 총인구를 기준으로 할 때 공인 삼교의 신자보다는 미신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1918년 말 공인 삼교의 포교소는 총 3579개소, 포교자는 총 2970명, 신도는 총 53만 1755명이었다.

신도 13파 가운데 한일병합 전부터 포교자를 파견하여 신도를 모으고 포교한 것은 덴리교(天理敎), 곤코교(金光敎), 신리교(神理敎), 다이샤교(大社敎)의 4파뿐이었다. 신도의 신자는 1915년 3만 5950명, 1916년 3만 6359명, 1917년 3만 9257명, 1918년 4만 7207명으로 3년 동안 1만 1257명이 증가했다.

일본불교는 동본원사와 서본원사를 중심으로 하는 진종, 정토종, 조동종, 일련종, 진언종 각파 연합, 임제종 묘심사파 등이 조선에서 포교했고, 조선불교는 1911년 9월에 사찰령이 시행되면서 비로소 포교를 시작했다. 전체 불교 신자는 1915년 15만 484명, 1916년 18만 4913명, 1917년 20만 8213명, 1918년 21만 3966명으로 3년 동안 6만 3482명이 증가했다.

기독교의 경우 1883년 조영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면서 개항장 거류지로 국한하여 공식 포교가 승인되었고, 1896년에는 다른 종교와 똑같이 기독교의 포교 자유가 허용되었다. 그 후 기독교는 거류지를 벗어나 전국에 포교소, 학교, 병원을 설립하면서 신자를 끌어모았다. 기독교 신자는 1915년 26만 7484명, 1916년 28만 3022명, 1917년 27만 4533명, 1918년 27만 582명으로 3년 동안 3098명이 증가했다.

당시 조선 영토의 총면적은 1만 4312방리(方里)였고, 1918년 말 조사에 의하면 총인구는 1705만 7032명이었다. 조선인은 1669만 7017명, 일본인은 33만 6872명, 외국인은 2만 3143명이었고, 사방 1리당 약 1052명의 인구 밀도를 보여주었다.

1918년 말 총인구 대비 공인 삼교 인구 비율은 3.1%였다. 조선인의 경우 삼교 소속 인구는 37만 2519명, 삼교 이외 인구는 1632만 4498명이었고, 재조 일본인의 경우 삼교 소속 인구는 15만 8780명, 삼교 이외 인구는 17만 8092명이었으며, 외국인의 경우 삼교 소속 인구는 456명, 삼교 이외 인구는 2만 2687명이었다. 재조 일본인은 총인구 가운데 47%가 공인 삼교에 소속돼 있었지만, 조선인은 겨우 2.2%만 삼교에 속해 있어서 엄청난 종교 격차가 드러난다. 물론  나머지 조선인 97.8%에는 유교뿐만 아니라 천도교 등의 종교유사단체 신도가 포함되어 있었다.

1915년 10월에 ‘포교규칙’이 시행된 후 처음에는 공인 삼교의 포교를 통해 비공인 신앙단체 등에 속해 있는 종교 밖 인구를 종교 안으로 흡수하는 정책이 추진된다. 삼교를 통해 근대적인 ‘종교화’를 추진한 것이다. 1938년 말이 되면 공인 삼교 인구는 약 4.9%였고, 조선인만 놓고 보면 3.3%였다. 1918년을 기준으로 20년 만에 조선인 종교 인구는 약 50% 증가했다.

2021년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불교 16%, 개신교 17%, 천주교 6%로 불교와 기독교 인구는 총인구의 39%를 차지한다. 일제강점기는 한국의 종교 질서가 불교와 기독교로 재편되는 시기였다. 그리고 해방 후에 불교와 기독교는 기존 종교 질서를 기반으로 미신자 계층을 폭발적으로 흡수하면서 총인구의 40~50%를 차지하는 급성장을 이룩한다. 따라서 현재 한국의 종교지형은 해방 후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창익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 changyick@gmail.com

[1772호 / 2025년 4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