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전체가 폭염 이야기로 들끓고 있다. 이렇게 모두가 더위를 이야기할 때 온종일 가슴 써늘한 기운으로 하루를 보내야 했다. 부산 여고생 3명의 죽음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무슨 비행 청소년의 문제인가 했다. 기사를 들추어보니 지금까지는 정확한 원인은 판명되지 않았지만 그럴수록 더더욱 안타까움이 커져만 간다. 어떠한 이유로도 자연사가 아닌 죽음에 이르게 하는 원인에는 우리들이 경각하고 저항해야 한다. 특히나 젊은이들의 그러한 결정에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불교계에서는 새로운 전법의 길로 함께하는 불교를 실현하고자 한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의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정신적 공허함과 스트레스, 불안감에 시달리는 이들과도 함께하고자 명상에 시대적 요구 속에서 불교의 전통적인 가르침과 수행의 지혜를 더하여 선명상을 제창하고 보다 적극적인 사회 참여와 소통을 통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어넣고자 하고 있다. 선명상 전법활동은 ‘함께하는 불교’라는 비전을 실현하며, 선명상을 통로로 불교가 현대인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어 치유와 평화로 이끌어가고자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소식을 접하고 보니 황망하기가 그지없다.
올해 선명상 세계화 활동의 일환으로 콘퍼런스를 준비하며 그 주제로 교육과 명상 특히,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명상교육의 필요성과 교육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명상교육 실현을 다루고 있다. 연일 업무를 다루면서 조금이라도 더 신속하고 실질적으로 우리 청소년 교육 현장에 투여하여 젊은이들을 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이끌어 가야겠다고 고민하는 시점에서 전해 들은 이와 같은 뉴스는 더욱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들이 1년이라도 빨리 이러한 활동을 전개했다면 안타까운 소식을 듣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이라도 함께하는 불교를 위해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더 세밀하게 살피고 적극적으로 펼치는 것이 자비의 실천으로 함께하는 불교를 일구어 가는 길일 것이다.
‘함께하는 불교'는 단순히 불자들만의 울타리에 갇히지 않고, 사회 구성원 모두와 더불어 살아가며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에 확실하게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는 실천 지표다.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에게 손길을 내밀고, 환경 문제와 같은 인류 보편의 과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모든 생명이 고통 없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일 것이다. 불교가 더 이상 은둔의 종교가 아니라, 세상 속으로 나와 대중과 소통하며 그들의 아픔을 보듬고 희망을 제시하는 살아있는 종교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난번 간화선 대법회를 준비하면서 만났던 수좌회 원로스님 한 분의 말씀이 귀에 생생하다. 일반신도들이 간화선에 입문하기 너무 어려운데 종단에서 명상을 바탕으로 선과 연결 지어 선명상을 주창하여 많은 사람들이 수행의 문을 열고 들어서게 하니 참으로 고맙게 생각한다며 적극적으로 지지하신다고 강조해 주셨다.
젊음마저 접어두고 안타까운 선택을 한 학생들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올 여름 사찰에서 젊은 대학생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선명상 수행 중심의 템플스테이, 교사·교육계와 함께하는 선명상으로 젊은이들에게 평안과 희망을 전하는 일에 더욱 매진해야만 할 것 같다.
성원 스님 조계종미래본부 사무총장 sw0808@yahoo.com
[1784호 / 2025년 7월 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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