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명상에 대한 관심 분명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상은 절에서 배우는 선(禪) 명상이 아니다. 앱이나 유튜브, 요가 스튜디오를 통해 접하는 ‘마음챙김(mindfulness)’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챗지피티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이렇다. “젊은 세대는 종교성이 배제된 안전한 자기관리법을 선호한다.” 풀어 설명하면 절이나 스님이라는 존재는 종교 제도의 일부로 인식되고,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거나 ‘절차와 위계에 복종해야 한다’는 짜여진 구조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청년들은 깨달음이나 해탈 같은 궁극적인 목표보다는 불안, 번아웃, 집중력 저하 등 일상 속 고통을 해결하는 데 관심이 많다. 그런 점에서 절은 나이 든 어른들의 공간으로 여겨져 청년들이 쉽게 마음을 열기 어렵다. 청년들이 요가 강사나 심리상담사에게 배우는 마음챙김에 훨씬 더 친근감을 느끼는 것도 이런 수평적인 관계 때문이다.
게다가 절은 여전히 ‘공’ ‘무아’ ‘반야’ 같은 어려운 불교 용어가 난무한다. 그러나 마음챙김은 ‘자기관리’ ‘회복탄력성’ ‘마음 건강’처럼 현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쓴다. 그래서 마음챙김은 과학적이고 중립적인 심리기법처럼 여겨져, 직장이나 학교, 병원 같은 세속 공간에서도 부담 없이 수용된다. 감정 조절, 스트레스 관리, 자기 돌봄과 같은 현실적인 언어로 설명되기에 훨씬 더 실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하지만 마음챙김 역시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비롯된 것이다. 팔정도의 항목 중 하나인 ‘정념(正念)’이 그 근원이다. 특히 부처님은 수행의 초기 단계에 있는 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대기설법을 하셨다. 그런 것들이 현대의 마음챙김으로 발전한 것이다. 따라서 마음챙김은 선 수행의 일부이자 입문 단계에 해당한다. 그러나 거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마음챙김을 시작점 삼아 선 수행으로 나아갈 때 더 깊은 지혜와 해방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물론 선 명상은 단지 마음의 평화와 고요함만 가져다주는 데서 멈추지는 않는다. 선은 스스로를 향상시키는 발전적인 마음과 바른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지혜를 함께 길러준다. 청년들이 원하는 문제 해결 능력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은 단지 문자화된 종교적 교리가 아니라, 삶 속에서 체득할 수 있는 실천과 지혜의 원천이다. 따라서 청년들에게 이런 점들을 확실하게 인지시킨다면 크게 각광 받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스스로 그 문을 좁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를 먼저 돌아보는 일이다.
꾸준히 선 명상을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들은 일상의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고,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유지하는 법을 배운다. 이것이야말로 지금 젊은 세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회복력’이며 선 명상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실용적 자산일 것이다. 진정한 선 명상에는 한계가 없다. 고요한 명상 속에서 삶은 다시 방향을 잡고, 그 안에서 더 큰 자유와 지혜가 드러나게 된다.
현안 스님 보화선원 지도법사 xa@chanpureland.org
[1790호 / 2025년 8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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