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인중개사로 20년간 ‘손님을 차별하지 않고 정성을 다해’ 일해온 이채봉(57)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가평읍 분회장이 최근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하며 “소외된 이들에게 위안을 전하고 싶다”고 참여 취지를 밝혔다.
이 분회장이 법보시에 동참한 이유는 단순하지만 깊었다. “교도소 같은 곳은 외부 환경과 접촉이 되지 않아서, 신문이 들어가면 그래도 글을 읽고 평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됐어요.” 격리된 공간에서 홀로 견뎌야 하는 이들에 대한 진정한 연민이 담긴 말이었다.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도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일에 대한 소명 때문이었다. 20년 전 이 일을 시작할 때부터 그는 남다른 철학을 품고 있었다.
“기존의 부동산업 이미지가 좋지 않아서 그렇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월세든 전세든 매매든 손님을 차별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적합한 집을 구해드리려고 합니다.”
이 분회장의 일상은 고객 한 사람 한 사람과 진정성 있는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어려운 월세 손님도 많이 오지만 구해드릴 때는 성심성의껏 똑같이 대해드려요. 그래서 사람들이 감동받고 고마워하시고, 나중에 형편이 나아져서 다른 집으로 이사할 때 그런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껴요.”
불교와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법륜 스님, 정목 스님 등의 유튜브 방송을 즐겨보는 이 분회장은 “살아가면서 어려움이 있는데 누구와 대화할 수 없을 때 그런 방송을 들으면서 위로받고 힐링된다”고 말했다.
종교에 대한 그의 관점은 특정 교단을 넘어선 보편적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다. “불교든 기독교든 어떤 종교든 간에 내가 진심으로 살아가면서 그 진정성을 상대방이 느끼고, 또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서 사회가 따뜻해졌으면 좋겠어요.” 이런 가치관은 그의 직업관과도 일치한다. “진정성 있게 사람들을 만나서 성실하게 일을 하자. 그게 제가 매일 생각하고 실천하려는 중요한 가치예요.”
일터에서든 일상에서든 그가 추구하는 것은 긍정적 영향력의 확산이다. “누구를 만나든 제가 그런 자세로 하면 그 사람도 다른 사람을 만날 때 그렇게 해서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법보신문을 받아볼 교도소 수용자들에게는 따뜻한 당부를 전했다. “신문을 통해 다양한 글과 소식을 보면서 지금은 그곳에 있지만, 나중에 나가서 건전하게 살고 환경이 어떻게 됐든 본인들이 잘 이겨내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20년간 사람과 주거공간을 연결해온 이 분회장이 이제는 사람과 법보를 잇는 일에 나섰다. 그의 말처럼 ‘선한 마음이 선한 마음을 부르는’ 작은 실천이 모여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간다.
이재형 대표 mitra@beopbo.com
[1798호 / 2025년 10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