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시는 부처님 가르침을 널리 알리는 최상의 수행법이자 보시입니다. 교도소 수용자들이 법보신문 속 부처님 법을 접해 마음의 안정을 찾고, 새로운 삶을 향한 희망을 품길 발원합니다.”
11월 4일 동국대 남산홀에서 열린 ‘제12회 조계종 신행수기·발원문 공모전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인 총무원장상을 수상한 김상희(청정심) 불자가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했다.
김 불자는 현재 요양보호사로 일하며 어르신들을 보살피고 있다. 지금은 능숙하게 어르신들과 소통하며 지내지만,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첫 출근 날, 어르신의 기저귀를 갈던 그는 냄새에 헛구역질을 반복했다. 그렇게 힘든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문득 ‘금강경’의 한 구절인 ‘응무소주 이생기심’이 떠올랐다. 이때부터 김 불자는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는 가르침을 마음 깊이 새겼다. 마음만 바꿨을 뿐인데 요양원은 단순한 직장이 아닌 수행 도량으로, 기저귀를 가는 일은 고된 노동이 아닌 수행으로 거듭났다. 그 결과 김 불자는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의 기저귀를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교체하는 요양보호사가 됐다.
그는 요양보호사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한 치매 어르신과의 짧지만 깊었던 교감을 꼽았다. “잠깐이었지만 정신이 또렷해진 어르신이 제 손을 꼭 잡으며 ‘보살님, 고마워요’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때 어르신들이 저의 스승이고, 요양보호사의 일이 단순한 돌봄을 넘어 생명존중의 실천임을 깨닫게 됐습니다.”
김상희 불자는 요양보호사로서의 경험을 한 편의 원고로 완성해 ‘제12회 신행수기·발원문 공모전’에 응모했다. 그의 작품 ‘응무소주의 기저귀’에 담긴 곧은 신심과 수행 과정, 진솔한 고백은 심사위원단 전원의 만장일치를 이끌어내며 대상인 총무원장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김 불자는 “일상의 돌봄이 곧 수행임을 인정받은 것 같아 감격스럽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또 “이 상은 요양원의 모든 어르신,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함께 견뎌낸 동료 요양보호사들의 것”이라며 수상의 영광을 주변에 회향했다. 이어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응무소주 이생기심’을 마음에 새기고 어르신들의 곁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법보시를 통해 법보신문을 교도소에 보내기로 한 김상희 불자는 “법보신문이 교도소 수용자들에게 마음의 평안과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전해주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보신문에 대한 기대도 전했다. “법보신문은 한국불교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교입니다. 젊은 세대가 불교의 미래인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청년과 소통하는 매체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백진호 기자 kpio99@beopbo.com
[1800호 / 2025년 11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