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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을 유혹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기자명 진원 스님

누구나 보이스피싱 전화를 몇 번은 받아봤을 것이다. 모바일청첩장, 대출사기, 기관사칭, 정보탈취, 납치사기, 가족사칭, 몸캠사칭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초기에 김팀장이라는 사람에게서 시작되어 이제는 국제적 기업 행세를 하는 큰 범죄조직까지 생겨나 사기와 폭력 심지어 장기밀매와 살인까지 저지르고 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외국에 IP를 두고 있어 추적과 검거가 어렵다. 그래서 행적당국 또한 손을 놓고 있었다. 

  필자도 신고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고, 조심하라는 피드백 이외에는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 그래서 피해는 고스란히 개개인의 몫이 되었다. 피해자들은 금전적인 손해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공황장애 등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역으로 평범한 청년들이 이러한 범죄에 연루돼 고초를 겪기도 한다. 청년들은 고액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고 일확천금을 꿈꾸지만 피해자가 되고, 나중에는 가해자가 되는 아이러니에 놓이게 된다. 누가 봐도 정당해 보이지 않는, 혹은 범죄연류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는 고액 아르바이트이지만 청년들은 불나방처럼 빠져들어 결국 피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되는 기막한 운명에 처하게 된다.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진단도 있지만 이것이 과연 일자리만의 문제일까?

청년들의 성장과정에서 행복은 항상 성적순이 되었고,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상을 독차지했다. 성적은 낮아도 인성 좋고 성실한 학생들이 있지만 학적부에는 오로지 성적만이 기록될 뿐이다. 이러한 성장 과정은 세대를 이어 결국 지금의 청년들에게 되물림됐다. 우리사회는 공정, 상식, 평등, 노력이라는 가치보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는 것이 정의가 됐고, 물질이 행복과 성공의 기준이 되어 버렸다.  다양함을 가르치지 못했고, 거듭되는 실패 속에서 성공을 이뤄내는 재기의 발판도 만들어주지 못해다. 정당하고 올바른 과정은 생략한 채 오로지 성공만을 강요하다보니 일확천금의 한탕주의와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가 이 사회, 아니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부처님은 개인과 사회를 병들게 하는 원인으로 탐진치 삼독(三毒)을 말씀하셨다. 탐욕은 남이 가진 것을 빼앗아서라도 가지려고 하는 욕망이다. 넘치는 탐욕이 충족되지 못하면 성실과 노력을 통한 자기성장보다는, ‘왜?’ ‘나만?’ 이라는 왜곡된 화와 분노를 만들어 내고 결국은 합리성이나 도덕성, 인간성(불성)을 잃어 버린채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최악의 결과를 낳게 된다. 결국 인과응보다. 인과와 응보는 인드라망처럼 개인이 사회에 영향을 주고, 사회는 또 개인에게 영향을 주는 상의상관의 관계에 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장아함경’에 이르시기를 ‘부모는 다섯 가지로써 그 자녀를 가르치고 돌보아야 할 것이니, 첫째, 자식의 악한 행동을 제지하고 용서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둘째, 착한 일을 가르쳐 지도하여 줄 것이며, 셋째, 자애(慈愛)를 뼈에 사무치게 베풀 것이며, 넷째, 자식을 위하여 좋은 인연들을 맺어 줄 것이며, 다섯째, 때에 맞추어 자원을 공급해 주어야 할 것이다’라고 하셨다. 

이 가르침이 부모의 의무로서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우리사회 공동체 구성원들과 국가의 청년을 위한 장기적인 정책 또한 부처님 가르침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청년들을 지혜와자애를 갖춘 미래 주역으로 키워낼 수 있다.

진원 스님 계룡시종합사회 복지관장 suok320@daum.net

[1801호 / 2025년 11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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