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에게 거듭되는 산업재해 사망을 막기 위해선 “부드러운 정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는 11월 18일 서울 조계사(주지 담화원명 스님)에서 봉행된 ‘산재사망 희생자 추모 위령재’에서 언급한 생명 존중과 정치권의 책임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진우 스님은 11월 19일 서울 조계사 템플스테이관 3층 담소에서 신정훈 국회 행안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지난 11월 18일 종단 차원에서 ‘산재사망 희생자 추모 위령재’를 봉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산재 사망률을 기록했다. 선진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특히 이주민 노동자의 산재 사망 문제가 심각한데, 단속에 너무 매몰되다 보니 이런 비극이 반복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스님은 또 “이주민 300만 시대를 맞아 공생을 위한 자비정신과 유연한 정치적 조율이 필요하다”며 “신 위원장님 같은 정치인들이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권이 생명과 인권 이슈에는 둔감한 것 같다”며 해당 사안에 관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에 신정훈 위원장은 “제 지역구에서도 산재가 자주 발생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미나 개최 등의 여러 방법을 써봤지만, 개선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스님 말씀처럼 산재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라고 답했다.
신 위원장은 이어 “스님이 사회적 현안을 꿰뚫고 계신다”며 “최근 몇 년간 정치·사회적 혼란이 극심했는데, 스님이 좋은 말씀을 해주신 덕분에 혼란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또 “국회 행안위가 검찰 개혁 등과 관련해 할 일이 많다”며 “이 과정에서 권력의 치우침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11월 18일 조계사에서 ‘산재사망 희생자 추모 위령재’를 봉행했다. 진우 스님은 이날 위령재에 앞서 산재 사망 노동자 유가족을 위로하며 연대의 뜻을 전했고, 김민석 국무총리가 참석한 차담회에서는 “일터에서 더 이상 사고와 재해로 인한 죽음이 발생해선 안 되며, 정부가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위령재 천도법문에서 “우리는 소중한 생명이 일터에서 너무 쉽게 스러지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며 “오늘의 추모는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경계의 목탁’으로, 부처님의 자비는 구조적 변화의 용기로 이어져야 한다”고 설했다.
한편 이날 예방에는 원로의원 성오, 총무원 기획국장 철인 스님과 노욱선 종책특보가 배석했다.

백진호 기자 kpio99@beopbo.com
[1802호 / 2025년 11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