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광희동 몽골 타운은 몽골인들이 틈나는 대로 들러 고향 사람을 만나고 전통음식을 먹으며 정보를 교환하는 곳이다. 1990년 한·몽골 수교 이후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유학생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국내 거주 몽골인 수는 수교 30년 만에 3만 명을 넘어섰다. 몽골에서 가장 큰 사찰인 간단사 서울포교당이 이곳에 자리 잡은 이유다.간단사 서울포교당은 2007년 방한한 몽골 간단사 총무원장 초이담츠 스님이 한국에 포교당 설립을 희망하고, 이를 당시 조계종 종책모임인 무량회가 받아들여 후원하면서 2008년 문을 열었다. 덕분에 몽
서울 강남구 일원동 주택가의 한 건물 입구에 한글과 네팔어·영어로 동시에 이름을 표기해 놓은 ‘서울네팔법당’이 최근 사찰 이름을 ‘텍첸사’로 변경하고, 한국불교와의 교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텍첸사는 오랫동안 경기도 마석 보광사에 머물며 한국 불교계와 인연을 맺어 온 쿤상 스님이 한국 사찰과의 교류를 기반으로 설립한 법당인 만큼 한국 불교계와의 공고한 협력관계 구축은 물론, 불단도 네팔식과 한국식을 혼용하는 방식으로 조성해 이주민과 한국 불자들이 함께 찾을 수 있는 도량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텍첸사도 다른 이주민법당처럼 네팔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도인 방글라데시에서 불교를 신앙하는 소수민족 줌머족은 오랜 세월 종교·사회·문화적 차별과 박해를 받으면서 정치·종교적 망명길에 오를 수밖에 없었고, 인도, 캐나다, 미국, 호주, 프랑스 등 세계 곳곳에서 난민으로 정착하게 됐다.그들 중 종교적 신념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이들이 있다. 1992년부터 한국을 찾기 시작한 줌머인들은 1997년 ‘재한방글라데시 선주민 불자연합’을 설립했다. 그리고 2002년 불교인과 비불자까지 포함한 ‘재한줌머인연대’를 발족해 방글라데시의 인권유린을 호소하고 줌머인들의 인
“가만히 보니 사람들의 눈동자엔 수많은 연꽃들이 환하게 피어 있었습니다. 그들도 나처럼 연꽃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눈 속에 담아가려는 것 같았지요. 서 대사에게 연꽃을 얼마나 찍었느냐고 물으니, 그는 말하기를 연꽃을 찍는 것이 아니라 연꽃 속의 미소를 본다는 것이었지요. 염화미소? 부처님이 영산에서 연꽃을 드시니 가섭이 미소를 지었다는 그 염화미소가 생각났습니다. - ‘궁남지에 연꽃이 필 무렵’”지난 2013년 부산에서 설악산까지 53일간 왕복 1300㎞를 걷고, 그 이야기를 수필집 ‘걷는 곳마다 마음 꽃이 피었네’로 펴냈던 장산
“모든 것이 공하다면, 그 말도 공할 텐데,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는가?” “중관논리를 통해서 논리의 세계에서 벗어난다고 하지만, 중관논리 역시 논리 아닌가?”‘반야경’의 공 사상이나 용수의 중관논리를 접한 사람들이 흔히 제기하는 의문이다. 이에 불교 중관학의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김성철 교수가 지난 30년 동안 발표했던 저작물 가운데 중관학의 반논리학 관련 논문을 모아 답을 제시하고 있다.저자는 이 책 ‘역설과 중관논리-반논리학의 탄생’에서 “중관논리는 대승불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용수에 의해 창안되었지만
영혼을 울리는 시처럼 감성적이면서도 가슴속에 명징하게 꽂히는 불교 이야기를 들려주는 인류의 영적 스승으로 존경받는 틱낫한 스님.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이 실제적이고 구체적이기에 그것을 전하는 방식이나 언어 또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하고, 그 가르침을 받는 사람들에게도 적합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오늘의 불교가 이 시대의 특정한 고통에 응답할 수 있도록,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이 고통으로부터 세상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천적인 길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새롭게 변화시켜야 한다고 역설해왔다.그래서 고통
“우리는 모두 특별한 친구를 갈망하지만 종국에는 연민만이 특별한 친구입니다. 연민은 우리 자신과 남들 사이를 잇는 멋진 가교입니다. 연민은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고통과 고통의 원인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는 진정한 느낌으로 규정됩니다. 우리는 티베트 전통에서 하듯이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이 고통과 고통의 원인에서 벗어나기를’이라는 기도를 외우면서 연민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티베트에서 나고 자라 닝마빠의 깨달은 여러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은 아남툽텐 린포체가 연민, 자애, 이타심을 바탕으로 지금 이 순간 자비롭게 살아가는 법을 전
역사는 오해와 왜곡, 그리고 착각의 점(點)들이 이어진 선(線)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지에 의한 인류 보편의 오해, 승자에 의한 사실의 왜곡, 여기에 자기중심적으로 착각하는 것이 인간의 특성이기에 학문도 끊임없이 수정되고 새롭게 해석돼 왔다.종교음악의 역사도 다르지 않았고, 궁극적으로는 신비적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소리의 발생과 음을 인식하는 인간의 원초적 행위와 의례화에 이르기까지 궁금증 또한 끝이 없다. 그래서 그레고리안찬트, 바하의 푸가, 한국의 가야금과 대금 산조를 비교해 전선법·전조·변조과정을 연구하는 한편
송담 스님을 스승으로 출가해 환산 스님이란 이름으로 30년 가까이 참선 수행을 하고는, 다시 절을 떠나 21세기 도시 수행자로 새로운 길에 들어선 테오도르 준 박. 그가 언어도 문화도 다른 한국 절에서 깨달음을 얻고자 시행착오를 거듭한 세월에 대한 진솔한 고백까지 담아, 참선을 21세기 현대인들의 일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설명한 에세이로 펴냈다.일반인들에게 참선은 불안, 분노, 우울, 자괴감 같은 내적 고통에서 벗어나 일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수행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곳을 찾기가
“오늘 대답하고서 큰스님께 세 방 얻어맞았는데 도대체 허물이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물은 후 운문문언 스님의 “밥통아! 강서와 호남을 바로 이렇게 따지는 거냐?”는 말끝에 활연대오하고, “이후에 인가가 없는 곳에 암자 하나를 우뚝 세워 놓고서, 한 톨의 쌀도 모아 놓지 않고 채소 한 포기조차 심어 놓지 않고서도 온 천하에서 찾아오는 이들을 접대하되, 그들에게서 몽땅 못을 빼고 쐐기를 뽑아내 주며, 기름때에 찌든 모자를 벗겨버리고, 액취 나는 저고리를 벗겨주어서, 그들을 쇄쇄낙락한 납승이 되게 할 것이니, 어찌 통쾌하다고 하지 않겠습
간화선이나 위빠사나 등 불교 수행을 비롯해 여러 명상법이 소개되면서 지금 이 시기를 명상의 시대로 일컫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 들어 명상 관련 정보가 넘쳐날 정도에 이르렀고, 특히 초기불교에서 비롯된 마음챙김 명상은 유행을 넘어 과학적·심리학적·뇌과학적 활용에 대한 연구까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그럼에도 선불교의 명상과 마음공부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보편성을 갖추지 못한 채 특정 그룹의 전유물처럼 인식되고 있다. 학계를 중심으로 선불교의 마음과 관련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더불어 접근 방식 또한 활용범위가 넓은데 비해
강영애 작가의 장편소설 ‘블루 마운틴’이 제4회 법계문학상 대상작으로 선정됐다.법계문학상운영위원회(위원장 남지심)는 11월29일 “강영애 작가의 장편소설 ‘블루 마운틴’을 제4회 법계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법계문학상은 운문사 회주 명성 스님이 장편소설과 장편동화 등 불교문학 진흥과 신진작가 발굴을 위해 지원하고 있으며, 4회째를 맞이한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20여 편의 응모작이 접수됐다. 심사위는 이 가운데 ‘인더스 강의 뱃사공’ ‘산동애가’ ‘블루 마운틴’ 등 3편의 장편소설과 ‘이상한 옷 대여점, 수레바퀴’
부처님 가르침을 만나는 길에 여러 경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시간과 장소에 제약받지 않고 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경전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경전 중에서도 어떤 경전을 만나느냐에 따라 불교에 대한 이해의 정도가 달라지기 마련이다.판사와 변호사 등 법조인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 불교에 관심 갖고 경전 공부를 시작한 김윤수 전 판사도 이런 저런 책을 봤으나 불교를 이해하는 데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40대 중반 늦은 나이에 불교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번
‘대방광불화엄경’은 웅대한 희곡적 구상과 유려한 서술로 완전한 깨달음의 경지를 묘사하고 있어, 진리의 연꽃으로 불리는 ‘법화경’과 함께 대승경전의 쌍벽을 이루는 경전으로 불린다. 부처님의 성도 장면에서 시작되는 경전은 온 세상을 구성하는 원자만큼 무수한 보살과 신적 존재들이 함께 그 성도를 찬탄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인드라 신의 궁전에서 큰 모임이 이루어지고 보살들이 부처님을 대신해 가르침을 베푼다. 이와 비슷한 모임이 지상과 천상에서 9회(60권 본에서는 8회)에 걸쳐 이루어진다. 그 모임에서 보살들은 모든 존재가 불성을
2019년 불교출판문화상 대상작에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상(강명희 지음, 담앤북스)’가 선정됐다. 또 우수상에는 ‘송광사 사찰숲(전영우, 모과나무)’과 ‘월인석보, 훈민정음에 날개를 달다(정진원, 조계종출판사)’ 등 2종이 선정됐다.조계종총무원이 주최하고 불교출판문화협회가 주관하는 ‘2019년 올해의 불서 10 및 제16회 불교출판문화상’ 심사위원회는 27개 출판사에서 출품한 83종의 불서를 심사, 11월26일 ‘2019년 올해의 불서 10 및 불교출판문화상’ 선정 도서를 발표했다.대상 수상작인 ‘마음을 다스리는 12가지 명
“청산 숲 깊은 골에 일간 토굴 지어 놓고/ 송문을 반개하고 석경에 배회하니/ 녹양 춘삼월하에 춘풍이 건 듯 불어/ 뜰 앞에 백종화는 처처에 피었는데/ 풍경도 좋거니와 물색이 더욱 좋다/ 십 년을 기한 정코 일대사를 궁구하니/ 일찍이 모르던 일 금일에야 알았구나….”나옹 스님의 ‘토굴가’를 바이브레이션까지 넣어 할머니 앞에서 불렀다. 그러면 할머니는 그제야 얼굴에 웃음기가 돌며 마음을 풀었다.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 이사장 원상 스님은 20대 후반에 85세 된 할머니와 토굴 같은 작은 절에 살았다. 그 시절, 상쾌한 아침에 흥에 겨워
부처님 열반 후 직계 제자들은 더 이상 바른 가르침을 주고, 무엇이 잘못인지 알려줄 스승이 사라졌기에 그 가르침을 오해하거나 승가가 타락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게 됐다. 그래서 제자들은 함께 모여 부처님이 제시했던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한 말씀을 모아 정리하기 시작했다. 율장(律藏)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이 율장은 ‘규범집’으로 인식되고 그렇게 불리지만, 사실 당시 출가자들의 생활을 속속들이 엿볼 수 있는 사건을 모아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떠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부처님이 제시한 해결책을 담았기에 그렇다
어떤 것이 마음속에 떠오르지만 그 정체와 내용을 명확하게 분별하거나 개념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때, 사람들은 그것을 ‘느낌’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 느낌에는 명료한 개념적 생각과 참과 거짓의 진리치를 갖는 판단이 빠져 있다. 따라서 느낌은 인식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게, 다소 모호하게 다가오기 마련이다.그렇다면 그 느낌이란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느낌은 감정과 생각, 인식과는 어떤 관계일까? ‘밝은 사람들 총서’ 열네번째 권으로 출간한 ‘느낌, 축복인가 수렁인가’는 초기불교와 선불교를 비롯해 동서양 철학, 심리
“겉모양은 물고기나 짐승들이 우리들과 서로 다르지만, 모든 생물의 근원인 그 생명에 있어서는 조금도 다를 수가 없다. 아기 자라와 어미 자라의 눈물겨운 정리(定離)가 우리의 그것과 무엇이 다르랴! 그런데도 우리는 나를 살찌게 하기 위해서 단 하나뿐인 남의 소중한 목숨을 빼앗고 있으니, 이러고도 만물 가운데 영장이라고 할 수 있을까?”지난 1964년 7월19일 법정 스님은 설화 ‘연둣빛 미소’ 후기에 이같이 쓰며 생명의 소중함을 역설했다. ‘무소유’의 가르침으로 ‘맑고 향기로운 세상’을 강조했던 법정 스님은 생전에 글과 말을 통해 사
‘간화선’은 대승불교의 꽃이자 한국불교가 보존해온 가장 효과적인 수행법으로 일컬어진다. 그러나 오늘날 간화선은 선지식 부재에 따른 지도점검의 한계가 과제로 지적되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다양한 수행법이 전해진 현실에서 어렵게만 느껴지는 간화선 수행법이 실용성에 민감한 대중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매년 여름과 겨울 안거철마다 100여 곳 선원에서 2000여 수좌들이 정진에 들어가고 있음에도 이같은 지적과 비판이 이어지고,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서 간화선 대중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반복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