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이 자리와 이타를 완성하기 위해 해야 할 것이 바라밀다의 실천이다. 바라밀다는 도피안이나 완성의 의미로 산스크리트어의 음사한 말이다. 바라밀은 대승불전에서 보시에서 반야까지 6종으로 나열되거나 또는 10종으로 설해진다.보시바라밀의 모델은 바로 ‘자타카’에서 석가모니께서 전생보살이었을 때 행했던 스토리에 의거한다. ‘자타카’에는 보시를 주제로 하는 이야기가 많은데, 예컨대 베산타라자타카에서 전생의 석가모니였던 베싼타라왕자가 자신의 지위는 물론 말과 마차, 아이들과 부인까지 보시하거나 마하살 왕자가 새끼를 낳고 굶주려 죽어가는 호랑
미국종교학회(AAR·American Academy of Religion)는 전 세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종교학 학술단체다. 종교학회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정회원으로 등록된 연구자만 8000명에 이른다. 1963년까지 기독교를 연구하는 성서교육자협회(NABI, National Association of Biblical Instructors)로 불린 뿌리 깊은 기독교 신학 중심 단체이기도 하다. 그런 곳에서 한국 출신 여성 불교학자가 수장으로 뽑혀, 최근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은 지난해 10월 당선된 박진영 아메
부산불교연합회가 ‘2022 팔관회’를 앞두고 부산시민들에게 팔재계의 현대적 실천을 제안하는 열린 지계(持戒) 체험의 장을 마련했다.부산광역시불교연합회는 9월17일 부산 초읍어린이대공원 일대에서 ‘2022 팔관회 팔재계 체험 걷기대회’를 봉행했다. 이날 행사는 팔관회의 여덟 가지 계율의 현대적 실천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연합회의 기획으로 올해 처음 개설됐다. 공원 내 수원지 둘레길 2.5km 구간에서 진행된 걷기대회는 공원 입구에 위치한 부산 학생교육문화회관 광장에서 참가 신청을 받아 전개됐다. 특히 걷기대회 코스인 둘레길 곳곳에는 팔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불자들은 채식과 육식 사이를 줄타기하면서 각자의 식습관을 적당하게 합리화하며 사는 것 같다. 이 글은 제임스 J. 스튜어트(James J. Stewart)가 쓴 “The Question of Vegetarianism and Diet in Pāli Buddhism”(Journal of Buddhist Ethics, vol.17, 2010)을 대본으로 삼아 채식과 육식의 문제를 한번 살펴본 것이다. 논문은 채식주의를 찬성하는 논변과 승가의 음식 규정, 그리고 붓다 자신의 식사 및 승가의 분열을 막기 위한 노력 등의
올 하반기에도 많은 불교박사들이 탄생했다. 법보신문 조사결과 이번 학기에 불교로 박사 학위를 받은 학자는 모두 47명이었다. 동국대가 29명으로 가장 많은 박사를 배출했으며 고려대·동방문화대학원대·원광대가 각 2명이었다. 이어 경북대·국민대·대구가톨릭대·동의대·연세대·울산대·전북대·중앙대·중앙승가대·청주대·한림대·홍익대 등 12곳에서 각 1명의 불교박사가 탄생했다. 서울불교대학원대와 능인불교대학원대에서는 불교관련 박사학위 취득자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박사학위 논문을 분야별로 나눠보면 교학이 12편으로 가장 많았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고/ 내 덕행으로는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을 버리고/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오늘날 환경운동과 현대과학, 채식과 비거니즘은 화엄불교의 인드라망과 맞닿아있다. 인드라망은 우주만물의 상호연결성을 나타내는 이미지다. 우주는 다면체의 빛나는 보석들이 이루는 거대한 그물망이며 보석 하나하나는 다각의 거울 역할을 한다. 어떤 의미에서 각각의 보석은 독립된 실재다. 그러나 보석 하나하나를 바라볼 때 우리는 다른 보석들의 반사만을 보게 되고 다른 보석들도 또 다른 보석
지속가능성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소피아의 회복이 요구된다. 우리 안의 마고할미라 할 수 있는 소피아(Sophia)는 인간 본성의 신성한 여성성을 뜻하는 단어로 양육하고 돌보고 배려하는 사람의 본성을 일컫는다. 고대 농경사회에서는 양육과 풍요의 여신이었고 인간 내면의 여성적 힘 또는 지혜를 상징한다. 철학(Philosophy)이란 단어 PhiloㅡSophia는 ‘소피아에 대한 사랑’이란 뜻이다. 동물을 학대하고 죽여 먹는 육식 행위는 소피아를 억압하며 인간의 지성과 창의성 발현을 근본적으로 막는다. 인간, 동물, 사회 등 모든 살아있
상호 평등의 인정은 권리의 승인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붓다는 어떤 사람의 가치가 그의 태생과 일치한다는 관념을 버렸으며 계급제도는 기껏해야 사회적 관습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젠더의 문제에 대해서도 붓다는 직접 비구니 교단을 창설함으로써 성별의 차이가 더욱 평등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붓다의 업설에 의하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운명의 주인이며 각자의 운명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는 인격적인 존재다. 이처럼 붓다의 가르침에서 도덕성은 행위자의 의도에 달려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karma)은 곧 의도를 포함한
설악 ·만해사상선양실천회가 불교평론 가을호(통권 91호)가 발간했다. 불교평론은 불교사상을 현대적 시각으로 해석하고 역사·정치· 사회 현상을 불교적인 관점에서 분석, 비판하는 계간지이다.이번 호에는 불교평론 창간 23주년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발표된 ‘포스트휴먼 시대의 도래와 불교’ 주제 논문이 실렸다.김응철 불교평론 편집인(중앙승가대 불교사회학부 교수)의 권두언 ‘불교 앞에 나타난 포스트휴먼’을 비롯해 △포스트휴먼의 기본 이해와 주요 쟁점(박수호) △몸속으로 들어온 기계, 몸을 확장하는 기계(보일 스님) △코로나 시대의 생명권력과
불교가 틀에 갇혀 옛것만을 고집하는 순간 더 이상 확장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 책은 불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더 넓은 창을 열어 보이고 있다. ‘윤리’ ‘인문학’ ‘사상’과 같은 일반적인 개념의 창으로 바라본 불교다. 윤리학과 교육학을 전공한 3명의 저자들은 중고등학교에서 불교 윤리 사상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지침서를 염두에 두고 집필했다. 전체 내용이 고등학교 교과목 편제를 따라 구성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떤 마음자세로 살아야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불교가 실질적인 도움을 줬으면 하는 바
앞에서 보살의 종성과 발심이 보살행의 토대라고 설명했다. 이제 이에 의거하여 보살이 수행해야 할 것 중에서 출발점을 이루는 것이 자리(自利)와 이타(利他)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다. 그중에서 일체중생의 구제라는 이타행은 초기불교의 아라한의 이상과 대조되어 대승에 고유한 특징인 대비로서 강조되어 왔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대승의 도식적 선언으로 받아들여 그 의미맥락을 종종 놓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대승의 정신적 태도가 어떤 사상적 내지 문화적 의미를 갖는지를 보다 분명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대비가 왜 붓다의 고유한 속성으로 간주되었는
중고등학교에서 불교의 윤리 사상을 가르쳐야 하는 교사와 예비교사에게 지침서가 돼줄 책이 발간됐다.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원철 스님)는 ‘윤리와 인문학으로 만나는 불교사상’을 펴냈다. 책은 현직 윤리 교사들이 직접 기획하고 집필에 참여해 완성했으며, 교사용 지도서로써의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윤리와 사상’으로 시대적 흐름에 따라 전개된 동서양의 다양한 윤리사상을 다루는 ‘윤리와 사상’이라는 학교 교과목의 성격과 유사한 서술방식을 따랐다. 2600년 전 고타마 싯다르타의 깨달음으로 시
유목사회 또는 농경사회라 하듯 삶의 전제에 수반되는 음식선택은 심리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인간의 문화적 심리 형태를 분석할 때 대상이 동물이냐 식물이냐는 인간 집단의 삶의 양태를 결정짓는 하부구조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즉 음식을 선택하고 대하는 인식과 태도에 있어 ‘풍요냐 결핍이냐’는 삶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심리적 전제와도 직결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인간의 본성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믿음과 현재의 정치 경제의 잘못된 점에 대응하는 방식에도 결정적이기 때문이다.만약 삶이 정글이라면 실제 정글이 아니라
다른 종교와 차별화 되는 불교의 정체성은 ‘출가’에 있다. 출가는 입산하여 불도를 닦는다는 의미인데 표면적으로는 가족, 세속과 완전한 이별을 고하는 것이다. 그래서 출가는 불교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그러나 불교는 이로 인해 많은 공격을 받아왔다. 인도의 바라문 전통과 동아시아의 유교로부터 불효(不孝)와 불충(不忠), 인륜(人倫)을 저버린 종교로 매도됐다. 불교는 이런 비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항상 방어와 수세에 몰렸다. 그러다보니 힌두교나 유교적 윤리가 불교 안으로 스며들어 출가 본연의 의미가 퇴색되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불자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연기’와 ‘공’의 눈빛이 예컨대, ‘평등’과 ‘권리’의 몸짓으로도 적절하게 표현되는 실용적인 불교를 기대한다. 이는 ‘교학’이 말과 글에 머물지 않고 일상의 행위규범, 즉 ‘윤리’나 ‘도덕’의 원리로도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는 요청이다. 하지만 한국불교 현실은 별로 그렇지 못하다.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교단 내의 폭력 사건은 평등과 권리의식의 무지 또는 결핍에서 오는 안타까운 불상사들이다. 불교적 입장에서 평등(equality)과 권리(rights)의 문제를 다룬 논문이 있어 함께 읽어보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야만의 상태에 있었다. 먹고 먹히는 인간관계가 그나마 ‘휴전’을 선포한 것은 시나브로 법의 등장에 힘입은 바가 크다. 함무라비 법전, 로마의 법률, 법가(法家)들의 치세 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법은 통치의 기술을 제공하기도 했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법은 현대사회에서 삶을 실질적으로 조율하는 필요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그렇다고 법이 인간의 모든 갈등을 해결해줄 수 있을까. 오히려 법에 의존함으로써 더 많은 함정에 빠지고 있지는 않을까. 식민지, 전쟁, 군사정권, 민주화, 노동운동의 역사를 거치면서 마침내 귀결
제19차 세계불교학대회가 한국에서 막을 올렸다.8월15일 서울대 규장각에서 개막식이 열렸다. 이날 시작한 대회는 오는 19일까지 열린다. 한국에서 개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발표 논문이 350편에 달해 인문학으로서 불교의 최신 연구 성과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조은수 조직위원장(서울대 철학과 교수)은 “이번 대회에서는 21개 섹션에서 36국 350명의 학자가 온·오프라인으로 참가해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한다”며 “분야는 히말라야 불교, 불교미술과 건축, 이미지와 도상학, 초기 불교, 대승불교, 동아시아 불교,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원철 스님)와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회장 지현 스님)이 8월10~11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윤리와 인문학으로 만나는 불교사상’을 주제로 교원 직무연수를 실시했다.이번 연수에서는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가 ‘불교 윤리사상의 특징과 청소년인성계발’을 주제 특강했으며 신희정 한국교원대 박사가 ‘불교 윤리사상의 체계적 이해와 수업지도’를, 김영래 한마음과학원 연구위원의 ‘금강경의 이해와 수업지도’를, 정상만 경기도교육청 직무연수 강사의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금강경 수업방법’을 강의했다. 또 불교문화
진각종 회당학회가 지난해 12월 학회 명칭을 ‘한국밀교학회’로 변경한 데 이어 최근 ‘불교학밀교학연구’ 창간호를 발행하면서 본격적인 밀교학 외연확장에 들어갔다.한국밀교학회(회장 효명 정사)는 최근 특집 논문 4편과 일반 논문 6편을 담은 ‘불교학밀교학연구(Journal of Esoteric and Buddhist Studies)’ 제1집을 발간했다.특집 논문으로 △‘공양차제법소(供養次第法疏)’의 현신성도(現身成道) 의궤화 고찰(정성준/ 위덕대 연구교수) △금강정경계 경전의 전래와 유통(김치온/ 서울불교대학원대 연구교수) △‘대승장엄
천태종 총무원장 무원 스님이 서울 관문사 제12대 주지에 취임했다.천태종의 수도권 포교 중심도량인 관문사는 8월7일 오전 10시 30분 4층 옥불보전에서 ‘제12대 주지 무원 스님 진산대법회’를 봉행했다. 진산대법회에는 서초사암연합회장 법안 스님, 천태종 총무부장 강수, 교육부장 성해 스님을 비롯한 종단 스님들과 김종규 삼성박물관장, 김대선 한국종교인연대 상임대표, 지자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등은 무원 스님의 관문사 주지 취임을 축하하는 화환을 보내며 참석을 대신했다. 이날 법회는 삼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