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시나브로 깊어가고 있다. 중추절(仲秋節)이니까, 우리는 가을의 중간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일 년은 사계절로 나뉘고, 각각 석 달씩 묶여진다. 석 달은 다시 시작-중간-후반으로 삼등분 되는데, 계절의 시작을 ‘맹(孟)’, 중간을 ‘중(仲)’, 후반을 ‘계(季)’, 혹은 ‘만(晩)’으로 구분하여 부른다. ‘孟’은 음력 정월, 사월, 칠월, 시월 등 사시(四時)의 처음에 붙여 부른다. ‘우두머리’, ‘맏’, ‘처음’의 뜻이 있어서다. 이처럼 구체적으로 달을 표기하기도 하지만 대략의 계절 시작은 ‘초(初)’자를 붙여 부르는 게 보다 일반적이다. ‘仲’은 ‘중간’보다는 ‘버금가다’는 뜻이라야 더 정확하다. 첫 번째에 이어진다는 말이다. ‘季’는 ‘끝’, ‘막내’의 뜻이다. 각 계절 중에 마지막 달이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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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2 17:04
법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