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법문은 ‘부처님의 가르침’, 이런 제목으로 말씀드립니다.불교를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을 교학이라고 합니다. 교학에서는 부처님 설법의 가르침을 종류별로 나누는데 상당한 노력을 했습니다. 그것을 교상(敎相)이라고 합니다. 그 교상을 판단하고 해석한다고 해서 판석(判釋)이라고 하며 합쳐서 ‘교상판석’이라고 했습니다.교상판석의 대체적인 내용을 ‘오승차별(五乘差別)’이라고 합니다. 부처님의 교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니 다섯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다섯이 무엇인가. 인천승(人天乘), 인간과 천상에 태어날 사람에게 하신 법문, 성
오늘은 백중 지장기도 회향 일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은 이 세상에 태어나 모든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수도하고 마음을 깨달아 성불하셨습니다. 깨닫고 나서 보니 일체중생이 부처님과 같은 불성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밖으로 구할 필요 없이 우리 마음속에는 복과 지혜가 조금도 모자람 없이 구족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안타깝게도 모든 중생의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무엇을 보면 보자마자 이러쿵저러쿵, 좋다, 나쁘다, 무슨 소리가 나면 소리를 듣자마자 이러쿵저러쿵 좋다, 나
오늘은 백중 6재 법회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백중은 하루 기도로 끝내는 것이 보통이었고 오래 하면 일주일 동안 기도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많은 사찰에서 49일간 기도를 하게 됐고, 또 100일간 기도하는 사찰도 종종 있습니다. 49일간 혹은 100일간 기간을 정해 지장기도를 하면서 돌아가신 분들을 축원하며 스스로 정진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서산 스님의 ‘선가귀감’에는 “출가해서 수행자가 되는 것이 어찌 작은 일이랴, 편하고 한가함을 구하는 것도 아니요, 따뜻하게 입고 배불리 먹기 위해서도 아
오늘은 자살 예방, 생명존중, 행복나눔이라는 주제로 특별법회를 마련했습니다. 생명존중과 행복나눔이 이뤄진다면 이 세상은 굉장히 즐거운 곳이 됩니다. 이렇게 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문제가 대두됩니다.‘인신난득 불법난봉(人身難得 佛法難逢)’이라는 것처럼 인간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부처님 법을 만나기도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났고 부처님 가르침을 만나서 몸소 실천하는 불자가 됐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할 일로 여겨야 합니다.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고, 모든 우주 법계에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행복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 행복은 어디에서 오고, 누구에게 주어지는 것일까요. 또 행복이라는 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요. 저는 행복이라는 것은 불러주는 자에게만 온다고 생각합니다. 길을 가다가 누군가가 ‘누구야’ 혹은 ‘누구씨’ 하고 부르면 돌아보게 되고, 다가가게 됩니다. 그런 것처럼 행복하고 싶다면 행복을 찾고, 불러야 합니다. 행복을 찾고 부르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작은 것에서 만족하고 언제나 그 자체로 감사하고 고마워하면서 늘 주변에 기쁨을 주는 삶, 그것이 바로 행복을 찾고 부르
오늘은 지장재일입니다. ‘모든 중생을 구제할 때까지 성불하지 않겠다’는 지장보살님의 원력을 기리는 날입니다. 기도나 공양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출가의 삶을 본받아 정진하겠다고 발원을 세우고 점검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원력을 세우고 발심을 할 때 비로소 그 원은 성취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한 선비가 있었습니다. 그 선비는 과거시험을 볼 때마다 거듭 낙방을 했습니다. 매번 낙방을 하자 주위 사람들이 선비에게 “마을 뒤에 있는 절에 가서 불공을 올리면 좋은 소식이 있을지도 모르니 한 번 해보라”고 권했습니
오늘은 ‘포교사의 자세와 역할’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제가 출가한 이야기를 조금 들려 드릴까 합니다. 저는 11살 때 통도사로 출가를 했습니다. 당시 자운 큰스님께서 계셨습니다. 자운 큰스님은 성철, 향곡 큰스님과 법으로 한 몸입니다. 불사를 하는 데 있어서는 운허, 영암 큰스님과 한 몸입니다. 이분들이 한국불교를 일으키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시 큰스님께서는 43세셨습니다. 그런데 스님은 절에 오자마자 저에게 3000배를 시키셨습니다. 참회하라고 하십니다. 무슨 죄를 지어 참회해야 하는지
이곳 명상센터의 이름은 ‘바즈라(vajra)’입니다. 바즈라는 산스크리트어로 ‘금강’을 뜻합니다. 대중에게 가볍게 접근하기 위해서 명상센터라는 명칭을 붙였습니다만, 크게 보면 명상이고 기본적으로는 수행입니다. 대승불교의 한 부분인 금강승(金剛乘)이라는 가르침의 밀교(密敎)수행입니다. 이곳에서 배우는 수행의 용어나 내용이 낯설 수도 있습니다. 사실 초급반에서 여러분이 하실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됩니다. 가만히 있다는 말은 다른 말로 하면 이완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두 가지 이완을 해야 하는데
오늘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주제는 ‘업생(業生)’과 ‘원생(願生)’입니다. 다른 말로는 업력(業力)과 원력(願力)이라고도 합니다. 업에 이끌려 가는 삶을 “업생을 산다”고 합니다. 반대로 과거에 혹은 전생에 어떤 삶을 살았든지 불교와 인연을 맺고 공부를 시작하면서 업생을 멈추게 된다면 곧바로 원생으로 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업력에 이끌려 가는 삶을 멈춰야 합니다. 업력은 습기, 버릇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행동들이 익힌 버릇이라는 의미입니다. 과거를 한번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일에서 괴로움을 느꼈고, 어떤
홍법사는 매월 1일부터 3일까지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정진 법회를 봉행합니다. 개인의 발원도 중요하겠지만 4월에는 입재일에 말씀드렸다시피 ‘미얀마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며’라는 주제 아래 기도를 봉행했습니다. 오늘은 기도 3일차 회향을 맞아 이 법당에 모인 스님과 불자님이 자신 앞에 연꽃초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법당 한가운데 미얀마 국기에 그려져 있는 별 모양을 연꽃초로 표현하며 미얀마의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모았습니다. 이런 기도가 미얀마 평화를 위해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우리가 미얀마라고 하는 먼
저는 통도사에서 노전이라는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노전이라고 하면 부처님 전에 향불을 꺼트리지 않고 열심히 염불하고 불공을 올리는 역할입니다. 아시다시피 통도사는 매년 출가열반절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 예방을 위해 취소했습니다. 대신 사중 소임자로 출가열반절 기도를 위해 이 자리에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러분은 부처님 출가열반일을 기념하고자 부처님 도량에 오셨습니다. 그런 불자님들을 위해 예정에는 없었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불자의 입장에서 오늘을 어떻게 맞이하면 좋을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
부산 용수사에서 ‘법화경’ 사경 수행을 권장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용수사 신도들은 가난과 싸워야 하는 서민들이고, 한글을 모르는 연세 많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IMF가 터져 모진 시련을 겪고 오신 분들이 전전긍긍하며 하루하루를 어떻게 사느냐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도 신도들과 함께 공부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제가 하는 공부는 ‘능엄경’을 바탕으로 합니다. ‘능엄경’을 공부하기 위해서 능엄신주를 했습니다. 그리고 ‘능엄경’을 공부한 것은 ‘법화경’을 공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능엄경’과 ‘법화경’ 다 마찬가지입니다. 경전
오늘 부산 동명불원의 대웅전 삼존불 개금불사 회향 법회를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렇게 귀한 법회를 통해 여러분과 만나게 된 것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개금불사 회향법회인 만큼 부처님의 형상을 조성하는 참 의미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동명불원은 그 역사만큼이나 부산에서 포교와 전법의 의미가 깊은 도량입니다. 우리나라는 1960년부터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매우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당시 강석진 동명목재 회장은 부산 경제발전을 위해 많은 공을 세우셨습니다. 세세하게 설명하지 않더라도 저보다 여러분들이 더 잘 알 것이고
오늘 법문 주제는 ‘대방광불화엄경’ 39품 80권 중에서 ‘여래출현품’ 제37이고 권차는 제50~52권으로 1품 3권의 경문입니다.“이때 세존께서 미간 백호상으로부터 대광명을 뿜어내어 비추시니 이름이 여래출현이라. 그 광명이 허공법계 일체 세계를 널리 한 곳도 빼놓는 곳 없이 비추어서 오른쪽으로 열 바퀴를 돌고 여래의 무량 자재를 나타내며 한량없는 보살대중을 깨우쳤느니라.”‘여래출현품’에서는 방광이 두 번 나오는데 한 번은 미간백호상 광명이고 한 번은 구중광명, 입안에서 하는 광명입니다. “여래방광이 시방법계를 널리 다 비추고 열
오늘 말씀드릴 부분은 ‘화엄경’ 십주품(十住品)입니다. 십주품은 보살께서 불도를 이루겠다는 원력으로 한 걸음 두 걸음 진리의 세계를 향해 닦아 나아가는 과정을 열 단계로 나누어서 설명한 부분입니다. 불도를 이루겠다는 원력,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원력은 상구보리 하화중생입니다. 직접 실천을 닦아 나아가는 것이 바로 보살입니다.보살은 구하지 않고 닦는 지혜 있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원과 행은 보살의 생명입니다. 십주에서 주(住)란 머무름인데 지혜에서 물러나지 않는 게 바로 보살의 수행과정입니다. ‘화엄경’을 ‘인설이요 과설’이라고 합니다
오늘 법회 주제는 ‘대방광불화엄경’ 80권 가운데 제12권 ‘여래명호품’입니다. ‘화엄경’ 전체 분량에서 보면 비교적 짧지만, 설하고자 한다면 종일, 아니 1년 내내 설할 수 있는 분량이기도 합니다. 신해행증(信解行證)이라는 큰 맥락에서 ‘화엄경’을 짚어보겠습니다.‘화엄경’ 9회 설법은 크게 네 단락의 문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문답은 ‘여래현상품’에서 40가지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화엄경 1회차 설법에 해당하는 이 부분에서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믿음(信)의 근본을 제시합니다. 보현보살은 비로자나여래장신삼매에 들어가서
제가 오늘 여러분에게 전하는 강의의 중점은 ‘어떻게 해야 벽화를 잘 볼 수 있을까’입니다. 우리 불자들은 왜 절에 와서도 벽화에 대해 잘 모르는가. 이유는 간단합니다.부처님 말씀을 글로 기록하면 경전이고, 형상으로 나타내면 불상이고, 그림으로 표현하면 벽화인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벽화를 잘 모른다는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모른다는 말이 됩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잘 모른다는 것은 경전을 배워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경전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체득’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체득이라고 함은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원 성취를 위한 정진’이라는 제목으로 21일 동안 매일 ‘금강경’을 21독 하는 정진법회를 올해로 세 번째 봉행했습니다. ‘금강경’에서는 중생이 살아가는 일상에 항상 존재하는 사상(四相)에 대해 강조합니다. 사상은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을 말합니다. 중생은 욕심이 많은 존재입니다. 아상은 욕심이 많은 존재를 지칭합니다. 두 번째 인상은 나 말고 다른 사람, 그래서 자신과 다른 모든 것을 부정하고 원망합니다. 세 번째는 중생상입니다. 중생은 좋은 것은 내가 갖고 나쁜 것은 네가 갖고, 맛있는
중국 화엄종의 초조인 제심 두순(帝心 杜順, 557~640) 선사는 “화엄경을 어떻게 해야 잘 보고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묻는 제자에게 “회주(懷州)에서 소가 여물을 먹었는데 몇 천리 떨어진 익주(益州) 땅에서 말이 배가 터졌다”라고 말합니다. 화엄의 진수를 묻는 제자에게 그렇게 10조9만5048자의 알맹이 소리를 빗대어 “소가 회주에서 여물을 먹었는데 익주에서 말이 배가 터졌다”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이 법문을 들으면서 몇십 년 고뇌를 많이 했습니다.화엄의 세계는 문자나 언어가 끊어진 법계상이기 때문에 칭찬하고 헐뜯고 그런
‘불자는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가.’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기도 합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대답을 할수도 있겠지요. 하지마 어찌보면 이것은 비불교적인 대답이 될 수 도 있습니다. 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부처님께서 ‘대기설법’을 하셨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는 가장 일반적으로 ‘조건’이라는 뜻입니다. 대기설이라는 것은 어떤 조건에서 주어진 가르침입니다. 그런데 부처님이 그 말씀을 하셨을 때의 조건과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시대의 조건이 그야말로 천양지차입니다. 중생의 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