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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조계사종은 가짜인가?

기자명 법보신문

부정확한 증언 근거 국보 해제

“한국-일본종 특성 모두 갖춘 문화재” 반론




경기도 파주 보광사에 걸려 있는 구 조계사 종은 일제 때 일본인에 의해 만들어진 위작(僞作)이라는 설과 중국종의 한국화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중요한 문화재라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 있는 작품이다.

현재는 위작으로 결론이 나 국보에서 해제 되는 등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위작설이 제기되기 전까지만 해도 조계사종은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보물로 국가의 극진한 보호를 받았던 호사스런 시절도 있었다.

종의 본래 장소는 경기도 용문산 상원사였다. 그러나 1908년 서울 남산의 일본인 사원인 히가시혼가지(東本願寺) 별원으로 옮겨지게 됐으며, 이 절이 불타면서 1988년까지 조계사에 걸려 있었다.

이능화(1869∼1943)는 자신의 저서 [조선불교통사]에서 “상원사 퇴속승 정화삼(鄭華三)이 이 종을 1200원의 가격으로 히가시혼간지 별원에 매도하였으며, 이 종은 조선풍과 중국풍을 절충한 형식의 최우수 종”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종의 위작설이 제기된 것은 1962년 12월 문교부 문화재위원회 제 1분과위 제 18차 회의에서였다. 당시 문화재위원이었던 동국대 황수영 박사는 회의에서 “구 조계사종은 한국종이 아니며 일본 무뢰배들이 계획적으로 일본에서 종을 급조해 와 진짜 상원사종과 바꿔치기 한 것”이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이 조계사종은 진품이 아닌 위종이라는 것. 이러한 주장은 당시 문화재위원회 회의에서 그대로 받아 들여져 조계사종은 국보에서 해제됐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반론이 꾸준히 제기됐다. 가장 먼저 이 문제를 들고 나온 사람은 일본인 학자 쯔보이 료헤이였다. 그는 1967년 [진단학보]31호에 기고한 ‘전 상원사동종’이라는 논문에서 조계사종은 한국종의 특성과 일본종(초기 중국종)의 특징을 모두 지니고 있는 이례종으로 10세기 전후 또는 늦어도 11세기 중엽을 넘지 않은 고대 범종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반박했다.

그 뒤를 이어 반론을 제기한 사람은 서울대 물리학과 남천우 교수였다. 남 교수는 1972년 [역사학보]53집 ‘신라초기에 형성된 소위 한국종 형식의 발생과정과 조계사종이 차지하는 위치’라는 논문에서 조계사종은 중국에서 수용된 종이 독창적인 한국종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우리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종이라는 주장을 폈다. 또 1999년에는 조계종 문화부에서 국립박물관과 공동 조사를 나서기도 했다.

조계사종은 일본·중국종의 특성인 쌍룡의 용뉴와 십자문으로 결박된 종신의 문양. 그리고 통일 신라종에서만 볼 수 있는 주악비천상이 새겨져 있는 특이한 형태의 종이다. 만약 조계사종이 중국종에서 신라종으로 대처되는 과도기에 나온 작품이라면 이 종의 중요성을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조계사종이 국보에서 해제된 것이 종에 대한 정확한 학술조사가 아닌 당시 상원사 근방에 살았다는 세 노인의 증언을 토대로 한 것이다. 따라서 정확한 학술조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탄소측정으로 수 억 년전의 연대도 측정해 낸다는 현대에 고대종과 20세기에 제조된 위종도 감별할 수 없다는 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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