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잠양 다그모 쿠쇼-하
31. 잠양 다그모 쿠쇼-하
  • 알랭 베르디에
  • 승인 2018.09.04 13:01
  • 호수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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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로서 고난 극복하고 미국 불교계 이끄는 교육자

불교교육자로 놀라운 능력 발휘
미국인에 티베트불교 전파 힘써
자서전은 세계인에 감동 주기도
잠양 다그모 쿠쇼 가족의 모습.
잠양 다그모 쿠쇼 가족의 모습.

직업을 바꾼 잠양 다그모 쿠쇼는 놀라운 재능과 능력으로 하루하루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14대 달라이라마 강연이 열리던 날, 강연을 여는 초청강사로 초대받았다. 그는 수준 높은 강연을 펼쳐 불교 교육자로서 명성이 날로 높아져 갔다. 학문적인 내용이나 지식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인생 문제나 개인적 고민으로 찾아와도 그는 그들 상황에 맞는 부처님 말씀을 제시했고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갔다. 강연으로 바쁜 중에도 캘리포니아주 산가브리엘과 산타바바라, 애리조나주의 플래그스태프, 하와이의 코나, 멕시코 멕시코시티에 ‘타라 센터’를 설립해 미주 지역 불교 확산에 힘을 더했다.

사실 티베트가 중국에 점령되기 전, 티베트에서 태어나 해외에서 티베트불교를 교육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는 소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그 누구보다 앞장서 미국인들에게 티베트불교 전파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다섯 아이를 돌보며 살아갔던 경험을 바탕으로 고된 현실 속에서도 수행하는 불자들의 고민을 일일이 귀 기울여 들어주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종종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곤 한다.

“수행이라는 것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계속되어야 하는 자신과의 약속 같은 것이랍니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그저 명상을 위해 방석 위에 앉는 것조차 짬을 내기가 힘들 정도로 바쁠 수도 있지요. 하지만 매일 움직이는 순간, 또 우리가 매일 숨을 쉬는 순간, 심지어 우리가 생각 하나하나를 하는 그 순간 사이에서도 부처님 말씀을 되새기는 일과 수행은 계속돼야 합니다. 이것만이 현실에서 우리를 평화롭게 하고 마음에 여유를 줄 수 있는 방법이지요.”

잠양 다그모 쿠쇼는 조국에 대한 강한 애정과 애국심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 그렇기에 티베트에 남은 티베트인들이 더욱더 강한 불심을 가지고 이 상황을 이겨내길 소망한다.

그런 그의 인생은 심지 굳고 당찬 한 여성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와도 같다. 종교적 장벽을 부수며 자유를 얻고 인생의 모든 장애물을 제거하고자 했던 그는 자서전 ‘눈 속의 공주(A princess in the snows)’를 출간하기도 했다. 자서전에는 티베트사원 내에서 혼자 여자의 몸으로 살아가며 수련했던 어린 시절, 지위 높은 라마승이 되어서 세계 전역에 티베트 불교를 전파하고자 꿈꾸었던 순간들이 자세히 서술돼있다. 또 순례 길에 올라 남편을 만나고 사키아 가문 최고 지위의 귀족 부인에 오른 순간과 화려한 궁전 내에서 티베트 귀족의 삶을 화려한 글솜씨로 서술해 마치 독자가 궁전 모습을 마치 눈앞에서 보고 있는 듯하게 묘사돼 있다.

자서전은 또 중국의 침략 때문에 피난길에 올랐던 가족의 모습도 서술하고 있다. 눈 쌓인 히말라야산맥을 걸어 넘으며 종교적 자유를 갈망했던 피난길 이야기는 종종 중국 군인들에게 발각될 수도 있던 순간을 경험하며 자서전을 읽는 독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미국으로 망명 온 최초의 티베트인 가족으로 미국에서 자리를 잡고 성공하는 과정을 담은 그의 자서전을 읽다 보면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지루해하며 불평불만을 달고 사는 대부분의 현대인이 이 책을 읽으며 한번은 자기 자신을 뒤돌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잠양 다그모 쿠쇼의 이야기는 현재 절망에 빠져 있거나 야망이나 미래에 대한 구체적 계획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알랭 베르디에 저널리스트 yayavara@yahoo.com

 

[1454호 / 2018년 9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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