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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디파마-하

아이·남편 잃고 만난 부처님 통해 명상 지도자로 변신

사랑했던 남편 떠나고 명상 수련
저명한 미국 문인들 수련 돕기도
심장병으로 휴식 도중 세상 떠나

역경을 딛고 명상지도자로 변신한 디파마.
역경을 딛고 명상지도자로 변신한 디파마.

디파마는 얼마 후 기다리던 남자아이를 출산했지만, 아이는 세상 빛을 본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숨을 거뒀다. 두 번이나 아기를 잃은 디파마는 슬픔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자신의 소중한 딸 디파에게 울고 있는 엄마 모습은 좋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에 사원으로 들어가 명상을 배우고 그의 상처 받은 마음을 달래겠다고 남편을 설득했다. 하지만 남편은 허락하지 않았고 디파마는 다시 극한 우울증과 더불어 심장병과 고혈압 증세로 눕게 된다.

남편은 이런 아내를 가엾이 여기며 지극 정성으로 간호하면서도 딸을 돌보고 또 밖에 나가 엔지니어로 일했다. 하지만 1957년 어느 저녁 날, 남편 란자니는 일을 마치고 돌아와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10여 년 동안 두 아이를 잃었고, 젊은 나이에 건강을 잃었으며, 언제나 힘이 되어 주었던 남편마저 잃은 것이다. 그는 46세에 겨우 7세가 된 딸을 키워야 하는 미망인이 됐다. 인도 치타공에 살던 부모 또한 세상을 떠났다.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밤 그는 꿈에서 부처님을 만난다.

잠에서 깨어난 디파마는 조용히 앉아 꿈을 되새기며 생각에 잠겼다. 다음 날, 그는 양곤의 한 명상센터로 향했다.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결정을 내리게 된다. 가족처럼 가깝게 지냈던 이웃 친구에게 딸 디파를 부탁하고 그가 소유한 모든 재산을 친구에게 주었다. 소중한 것을 버려야만 슬픔과 두려움에서 헤어나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명상하다 생을 마감하고 싶었다.

하지만 명상 센터에서 기본적인 명상법을 배우고 수련을 한 디파마는 다시 마음을 바꾸어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도 명상법을 잊지 않기 위해 매일 명상 연습을 했고 몇 년 후 당시 미얀마에서 가장 큰 존경을 받고 있던 마하시 사야다브 스님을 만나서 한층 더 발전된 명상법을 배울 수 있었다.

디파마는 명상과 불교 공부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1963년 인도에서 공경받던 아나가리카 무닌드라 스님은 자신과 함께 불교를 공부하며 수행할 제자들을 뽑으며 디파마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녀는 1967년 인도의 캘커타로 건너가 일반 불자들에게 명상을 교육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디파마는 탄탄한 불교 지식과 세심한 가르침으로 훌륭한 명상 교육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는 조셉 골드스타인, 잭 콘필드, 샤론 살스버그 등 유명한 미국 문학계의 거장들에게 명상을 지도했다. 1980년대, 디파마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인사이트 명상 협회에서 교육을 계속해 나갔다. 하지만 젊은 시절부터 그를 괴롭히던 심장병과 고혈압은 계속 활동하는 데 어려움을 주었고 점점 더 활동을 줄여야만 했다. 1989년 78세가 되던 해 잠시 활동을 접고 인도에 가서 휴식을 취했다. 불상 앞에서 절을 한 후 명상을 시작한 그는 명상 중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디파마는 어린 시절 그토록 좋아했던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나서 그가 소원했던 대로 명상을 하던 중 세상을 떠났다.

그에게 교육을 받은 일부 제자들은 이제 미국 문단의 거성이 돼서 그의 가르침을 그들의 글 속에 투영해 나가고 있다. 또 그에게서 명상을 배운 이들은 이제 불자가 돼 그들에게 가르침을 줬던 디파마를 기억하며 수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역경 많았던 삶에서 힘든 결정을 내리며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전진해 나갔던 그의 용기는 이 세상 어디에선가 인생의 힘든 터널을 지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알랭 베르디에 저널리스트 yayavara@yahoo.com

 

[1456호 / 2018년 9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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