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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챤 콩-상

틱낫한 스님 책 읽고 더 배우고 싶은 간절함 커져

인정 많은 부모 밑에서 자라며
배고프고 아픈사람 지원 다짐
틱낫한 스님 강연서 감동 느껴

마음씨 좋은 부모 밑에서 자란 챤 콩.
마음씨 좋은 부모 밑에서 자란 챤 콩.

챤 콩(Chan Khong)의 일생을 묘사하자면 사회적인 또 종교적인 변화와 개혁을 위해 한평생을 헌신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챤 콩은 1938년 베트남 메콩강 근처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님은 무려 아홉 명의 자녀를 뒀다. 마음씨 착하고 인정이 많았던 부모님은 형편이 어려운 집의 어린 여자아이 한 명과 12명의 조카까지 맡아 한 집에서 키웠다. 아버지는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거나 부유한 상인이 아니라 그저 작은 땅을 소유했고 그 땅들을 이웃 농부에게 임대하며 생계를 꾸려나갔다. 가뭄이나 홍수로 농작물 수확에 어려움이 생기면 아버지는 좌절하는 농부들에게 돈을 줘 가족이 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항상 신경을 썼다.

어머니 또한 인정 많고 베푸는 것을 덕으로 삼는 사람이어서 가난한 사람들이나 갑자기 어려운 상황을 맞은 이웃들이 새로운 사업이나 장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곤 했다.

챤 콩이 10대 소녀였던 어느 날 또래 소년 한 명이 그로부터 돈을 훔치려다 덜미를 잡혔다. 그는 경찰서나 부모님께 알리는 대신 소년의 사연을 들었다. 아버지를 잃은 그는 집안 사정이 어려워 학교도 포기했으며 가족 모두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챤 콩은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는 그날부터 가난하고 힘든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도와주는 데 평생을 헌신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사이공대학에 우수한 성적으로 진학한 그는 부유한 귀족층 자녀에게 수학 개인과외 수업을 하며 번 용돈을 한 푼도 남김없이 빈민촌 사람들을 돕는 데 썼다.

대부분의 베트남 사람들처럼, 챤 콩도 어린시절부터 부모님과 함께 사찰을 자주 방문해 스님들과 만나고 그들의 말씀을 듣곤 했다. 챤 콩에게 처음으로 불경을 교육시키기 시작한 스님은 그와 처음 만난 날 그의 얼굴을 오랫동안 천천히 들여다보고는 따스하고 선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라고 칭찬해 주었다. 그리고 그의 자비로움과 너그러움 덕분에 현생에서 훌륭하고 중요한 사람이 돼 좋은 일을 할 것이며 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또 다음 생에 귀족으로 태어날 것이라 했지만 챤 콩은 그것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의 인생에서 유일한 목표는 주변의 배고픈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아픈 사람들에게 치료와 약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었다.

1959년 가을, 챤 콩은 매우 유명하다고 알려진 스님을 만나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불교 교리와 부처님 가르침에 대해 수많은 질문들을 쏟아 부었지만 스님은 어떤 질문에도 답변을 주지 않았다. 대신 스님은 그에게 틱낫한(Thich Nhat Hanh) 스님이 저술한 책 한 권을 건네주었다. 그 스님은 책을 주며 “당신이 궁금해하는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 안에 쓰여 있어요. 꼭 읽어보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틱 낫 한’ 스님에 대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챤 콩은 책을 다 읽은 후 틱낫한 스님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는 열정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그로부터 한 달 후 사이공에서 틱낫한 스님의 강연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그는 모든 일을 제치고 그곳으로 가 강연에 참석했다. 그리고 강연회 동안 그는 지금껏 그 누고도 틱낫한 스님처럼 아름다운 말솜씨와 깊은 철학을 지니고 설명을 해주었던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알랭 베르디에 저널리스트 yayavara@yahoo.com

 

[1468호 / 2018년 12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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