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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 퇴임 인터뷰-상

  • 교계
  • 입력 2019.01.28 14:31
  • 수정 2019.01.29 21:08
  • 호수 1475
  • 댓글 3

“연구비 수주서 대외관계까지…출가자였기에 더 잘할 수 있었다”

험난한 총장 선출과정 거치며
2015년 5월에 총장 직무 시작
4년 뒤 동국대 괄목상대 성장
부채 380억원 갚은 것 큰 성과

각종 대학평가에서 최고 순위
연구 기능 강화로 위상 제고
기부금 활동 주력 600억원 모금
연임 생각 없었기에 ‘소신 경영’

보광 스님은 퇴임을 한 달여 앞둔 1월23일 법보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학다운 대학을 만들기 위해 지난 4년간 모든 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보광 스님은 퇴임을 한 달여 앞둔 1월23일 법보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학다운 대학을 만들기 위해 지난 4년간 모든 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은 퇴임을 한 달여 앞둔 1월23일 법보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4년간의 활동과 소회를 밝혔다. 법보신문은 2회에 걸쳐 보광 스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게재한다. 편집자

2015년 5월 보광 스님이 동국대 제18대 총장으로 취임할 때까지도 동국대를 비롯한 교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총장 선거 과정에서 온갖 의혹과 조직적인 비판이 제기됐고 그 여파가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보광 스님은 총장 취임사에서 “세계 수준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고 있을 수 없다. 일심동행(一心同行) 원칙으로 대학다운 대학을 만들겠다”며 동국대 발전의 구체적 비전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동국대 앞날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험난한 총장 선출 과정을 거치며 학내 구성원들의 결속력이 약화된 데다가 종단개입에 의한 총장 선임 등 여러 의혹들도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4년여가 흐른 지금 동국대는 ‘괄목상대’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다. 그간의 걱정들이 기우에 불과했음은 각종 평가지표와 수치에서 보다 명확히 드러난다. 취임 당시 600억원에 달하던 부채는 220억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고, QS조선 세계대학 평가에서 200계단 이상 상승한 역대 최고의 순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NCSI 국가고객만족도·한국경제신문 이공계대학평가 등에서 10위권 안에 입성하는 업적을 이뤘다.

또 사회맞춤형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 SW중심대학지원사업, IPP형 일학습병행제 지원사업, 고교교육기여대학 지원사업, 평생교육단과대학 지원사업 등 516억원에 이르는 대형 국고지원사업을 수주했으며, 연구비 입금액도 처음으로 700억원대를 돌파했다. 동국대가 최근 대학 본연의 역할인 연구기능을 강화함으로써 동국대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해외교류 학생수가 크게 증가한 점도 눈길을 끈다. 4년 전 1324명에서 지난해 말까지 1698명으로 늘었으며, 학위과정 외국인 학생수도 2014년 43개국 1258명에서 지금은 85개국 1739명에 이른다. 외국인 교원수를 크게 늘리고 현대적인 감각에 맞도록 교재를 편찬한 것이 주효했다.

개교 111주년을 맞아 교훈을 ‘지혜·자비·정진’으로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재정립함으로써 불교라는 동국대 건학이념을 강화한 것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또 인권센터 신설 및 대학원생이 지도교수를 자유롭게 선택·변경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는 등 인권 친화적 대학문화를 조성한 것도 보광 스님의 큰 업적으로 꼽힌다. 1월23일 동국대 총장실에서 보광 스님을 만나 물었다.

▶ 총장 임기가 한 달여 남았다. 소회는?
“돌이켜보니 뿌듯한 일도 많았고 아쉬웠던 일도 적지 않다. 그렇더라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지혜·자비·정진이라는 교훈을 바탕으로 참사람 열린교육을 통해 융·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자 했다. 그리고 대학다운 대학을 만들기 위해 모든 구성원들이 일심동행, 한마음 한뜻으로 각자 맡은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 4년이 지난 지금 성공적이라는 평가들이 나온다.
“총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총장의 권한은 적절히 행사돼야 한다. 나는 50%를 넘지 않는 것이 목표였다. 나머지는 부총장이나 학장 등 다른 책임자가 적절히 행사해야 한다. 어떤 일이 벌어지면 서로 논의해서 책임자를 정한 뒤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또 모든 회의에 있어 내가 먼저 발언하지 않으려 했다. 자칫 다른 사람들이 견해를 밝히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논의 방식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학교 구성원들이 학교 발전을 위해 한마음 한뜻이 된 데 있다.”

▶ 최근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힌 이유는.
“동국대는 그동안 전임 총장이 연임을 시도함에 따라 후임 총장간의 갈등이 표출되고, 이로 인해 학교 구성원들의 반목이 거듭됐었다. 이런 모습을 교수 시절 오랜 시간동안 지켜봐 왔었기에 총장에 취임하면서부터 연임은 않겠다고 이미 결심했었다. 연임을 꿈꾼다면 소신껏 대학을 경영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눈치 보느라 외풍을 막지 못한다. 연임에 뜻이 없었기에 4년간 소신경영을 할 수 있었다.”

▶ 대학재정이 건실해졌다는 얘기들이 많다.
“2015년 취임했을 때 학교 곳간은 다 비어있었다. 당시 우리 대학 부채 비율이 8.6%였다. 안 갚으면 언제라도 부도 날 상황이었다. 실제 경원대와 관동대가 200억원의 부채로 넘어간 사례가 있다. 우리는 부채가 600억원이었다. 나는 취임하면서 당장의 가시적 성과를 올리기 위해 빚을 내 건물을 짓는 등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끝까지 지켰다. 어떻게 새로운 재정을 확충할 것이며, 누수 되는 재정을 줄일 것인가를 두고 정책위원들과 밤새 논의하기도 했다. 그런 노력들이 차곡차곡 쌓여 380억원의 부채를 줄일 수 있었다.”

▶ 기부금도 많이 모금했다.
“총장이 되기 전에 기금모금 부서인 대외협력처장으로 8년 간 있었다. 그 당시 600억원을 모금했다. 총장이 되고 나서는 그 경험을 살려 더욱 부지런히 모금활동을 했다. 직원들과 승합차를 타고 전국 사찰을 방문했다. 스님들께 조계종 종립대학의 발전에 동참해달라고 진심을 담아 부탁드렸다. 그렇게 열심히 뛰어다녔더니 불교계는 물론이고 동문들로부터도 따뜻한 손길이 이어졌다. 이런 과정을 거쳐 4년 간 600억원이 모였다. 연간 기부금이 100억원 넘는 대학이 한손에 꼽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액수라 할 수 있다.”

▶ 기부금을 잘 모으는 노하우가 따로 있나.
“기부금 내신 분들에게 정성을 다해야 한다. 매일 기부 현황을 보고 받는데 100만원을 내신 분들에게도 반드시 전화로 감사인사를 드렸다. 학생들은 10만원을 내더라도 직접 전화를 한다. 이러다 보니 한번 기부했던 분들이 5~6번 하는 기부하는 일들이 많다.”

▶ 스님총장은 지관 스님 이후 24년만이었다. 스님총장으로서 단점이 있었다면?
“스님총장으로서 어려운 것은 하나도 없다. 승복만 입고 있어도 기부금이 들어온다. 종호 스님이 지금 대외협력처장을 맡고 있는데 매년 종호 스님을 찾아와 2억씩 내는 보살님이 계시다. 또 병원비 못내는 스님들을 위해 승가의료복지 기금으로 4억원을 내고 총장실에 모셔 감사인사를 드렸는데 그때도 우리가 만드는 호스피스병동에 2억원을 기부하셨다. 이 모든 것이 부처님 옷을 입었기 때문이다. 또 대학총장협의회 등 외부 공식행사에 가더라도 승복 때문에 자연스레 눈길을 끈다. 그럴 때면 자신이 불자라고 찾아와 인사를 나누는 분들도 많다. 승복을 입었기에 결코 엔분의 일(n/1)이 아니다. 연구비 수주에서 대외 관계까지 스님이 총장하는 것이 일반인보다 10배는 유리할 수 있다.”

보광 스님은 퇴임을 앞둔 소회, 학교 재정 안정, 기부금 관련된 질문에 차분한 목소리로 답변을 이어갔다. 이번에는 보광 스님과 관련해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종단개입에 의한 총장 선임, 논문표절, 교비횡령 등 의혹에 대해 질의했다. 또 어떤 인물이 차기 총장으로 바람직한지, 향후 동국대를 위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을 물었다. 이에 대해서 담담하게 답변했지만 때로는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기사 계속 이어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보광 스님은

- 1951 경북 경주시 출생 
- 1970 경주 분황사에서 득도(得度) 
- 1971 경주고등학교 졸업 
- 1975 동국대 불교학 학사 
- 1975~1982 대성사 주지 
- 1980 동국대 불교학 석사 
- 1982~2017 청계산 정토사 주지 
- 1985 일본 붓교대학 박사과정 수료 
- 1985~1986 일본 교토대학 연구원
- 1989 일본 붓교대학 문학 박사
- 1990~2016 동국대 불교대학 교수 
- 1993~1995 동국대 정각원장
- 1997~2015 동국대 전자불전문화콘텐츠연구소장 
- 1999~2003 동국대 대외협력처장 
- 2001~2003 동국대 불교대학장 
- 2001~2008 국제전자불전협회 회장 
- 2003~2005 동국대 불교대학원장 
- 2006~2008 한국정토학회 회장 
- 2010~2016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 2015~ 동국대 제18대 총장
- 2017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
- 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 현 청계산 정토사 회주

[1475호 / 2019년 1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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