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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안성 운수암 및 안성공원 석조비로자나불상

기자명 이숙희

원 소재지 떠나와 박락·훼손 심해도
불상이 갖는 예스러움 여전히 간직

운수암 불상은 보수 흔적 역력
얼굴·불신 신체비례 균형 양호
공원 불상은 작고 아담한 모습
두 불상 모두 고려때 조성 추정

안성 운수암 석조비로자나불좌상, 통일신라 후기, 높이 109㎝.

경기도 안성지역은 삼국시대 이래 교통과 문화의 교류를 위한 요지이자 전략적 요충지로 널리 알려져 왔던 곳이다. 특히 신라 5경이었던 청주, 충주, 원주에서 한강유역으로 연결되거나, 중국과 불교문화를 교류하는데 주요한 항구인 당항진(唐港津)으로 가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지역이었다. 고려시대에는 태조의 영정을 봉안한 진전사원(眞殿寺院)이 위치하고 있어 불교문화의 중심지로 역할을 하였다. 그래서인지 안성지역에는 절터와 불상, 석탑, 부도, 당간지주 등 많은 유물이 남아 있다.

안성 운수암(雲水庵) 비로전에 봉안된 석조비로자나불상은 70여 년 전에 서운산 기슭에 있었던 것을 이곳으로 옮겨왔다고 한다.<사진 1> 불신과 대좌의 보존 상태는 비교적 좋은 편이나 상 전체에 칠해진 호분(胡粉)이 일부 박락되었고 목에도 보수한 흔적이 남아 있다. 얼굴과 불신의 크기는 적당하여 비교적 균형감 있는 신체비례를 보여준다. 

불상의 머리에는 굵은 나발이 표현되었고, 그 위에 놓인 육계(肉髻)는 작은 편이다. 얼굴은 둥글며 눈, 코, 입이 크지도 않고 적당하게 표현되었다. 법의는 양쪽 어깨를 덮은 통견식(通肩式)으로 입었는데, 옷주름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띠모양으로 표현되었다. 두 다리의 무릎 부분에 각각 동심원의 옷주름이 표현된 점이 흥미롭다. 광배는 없어졌고 대좌는 현재 불단에 가려져 있으나 상대, 중대, 하대로 구성된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팔각연화대좌이다. 

같은 지역인 안성공원 내에 안치된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역시 마멸이 심하고 양 무릎과 다리가 훼손되었으나 크기는 작고 아담한 모습이다.<사진 2> 현재 목과 오른쪽 어깨, 오른팔 등은 시멘트로 보수되었다. 
 

안성공원 석조비로자나불좌상, 고려, 높이 121㎝. ‘비로자나불상’상(영축산 법성사, 2017)

이 불상은 광배와 대좌를 모두 갖추고 있으나 원래 한 짝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머리는 나발이 표현되지 않은 민머리이며, 육계는 큼직한 편이다. 얼굴은 둥글고 통통한 편으로 이마 가운데에 커다란 백호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눈, 코, 입은 마모가 심하여 알아보기 어려우나 입은 작은 편이다. 몸에는 한쪽 어깨를 드러낸 편단우견(偏袒右肩)의 법의를 입었으며, 왼쪽 팔 위에 일정한 간격을 둔 띠주름 모양의 옷주름이 표현되어 있다. 

특히 왼쪽 어깨 위에서 옷깃이 접혀 넘겨진 표현은 고려 전기 불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오른손은 완전히 보수된 것이지만, 팔의 형태로 보아 지권인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안성공원 석조비로자나불상은 상체가 짧고 아담한 신체비례와 간략하고 형식화된 세부표현을 보여주며 조각기법도 다소 떨어지는 점 등으로 볼 때 고려 전반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안성지역의 두 비로자나불상은 원래 봉안되었던 사찰이나 이전된 과정에 대해서는 기록이 없어 자세히 알 수 없다. 오래전에 원 소재지에서 떠나와 이미 박락되고 심하게 훼손되었지만 고식의 불상이 가지는 예스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shlee1423@naver.com

 

 

[1505 / 2019년 9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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