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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포항 보경사 적광전 소조비로자나삼존불상

기자명 이숙희

비로자나불 좌우에 입상 협시보살
보존상태 양호‧대좌도 흙으로 조성

본존불은 머리 작고 상체 길며
다리 폭 넓어 안정‧날씬한 모습
협시 보살은 본존불 향한 입상
손위치만 다를 뿐 특징은 유사

보경사 본존 소조비로자나불좌상, 고려, 높이 135.8㎝.

경북 포항시 북구에 있는 보경사(寶鏡寺)는 신라 진평왕대에 창건한 사찰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신증동국여지승람’권23에 의하면 ‘보경사는 내영산에 있으며, 고려 때 이송로가 지은 원진국사의 비가 있다’고 한다. 원진국사비(圓眞國師碑)는 1224년에 세워졌는데 그 내용에 의해 1215년에 원진국사가 보경사 주지로 오면서 중창해 사찰다운 면모를 갖추게 된 것으로 보인다.

보경사 불상에 대해서는 1793년에 동봉화상이 쓴 ‘내연산보경사사적기’에 유일하게 기록되어 있다. ‘원진국사는 일찍이 보경사 아래 동구에 있는 광흥사에 우거하면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항상 보경사 고법당의 금불삼존에 예배하러 다녔다’는 내용이다. 이는 원진국사가 보경사에 주지로 오게 된 1215년 이전에 이미 삼존불상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이 금불삼존이 현재 적광전에 모셔진 소조비로자나삼존불상을 의미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보경사 소조비로자나삼존불상. ‘비로자나불상’하(영축산 법성사, 2017).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514호.

보경사 적광전 소조비로자나삼존불상은 좌상의 비로자나불상(사진 1)을 중심으로 좌우에 입상의 협시보살상으로 구성되었다(사진 2). 현재 금이 두껍게 입혀져 원래의 모습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존 상태는 비교적 좋은 편이다. 대좌도 흙으로 만들어졌는데, 불단에 일부 가려져 있다. 상대석과 중대석은 근래에 채색한 것이나 하대석만 채색이 박락된 상태로 백색의 호분(胡粉)이 남아 있다. 2018년 2월에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514호로 지정되었다.

본존불인 소조비로자나불상은 머리가 작고, 상체가 길며 다리의 폭이 넓은 편으로 안정감이 있으나 밋밋하면서도 날씬한 모습이다. 머리 위에는 나발이 뚜렷하게 표현되었으며, 높은 육계(肉髻)가 솟아 있다. 꼭대기에 있는 정상 계주(髻珠)는 후대에 보수된 것으로 보인다. 

얼굴은 둥근 모습으로 살이 붙어 있어 자비스러운 인상이다. 양쪽 어깨를 덮은 통견(通肩)의 법의를 입고 있는데 왼쪽 어깨 위에 넓은 띠주름 모양의 옷자락이 표현되었다. 오른쪽 어깨에서 내려온 옷자락은 굵은 띠주름을 형성하면서 배 부분까지 흘러 내려오다가 가슴 아래에서 다시 둥글게 올라와 내의 속으로 마무리되었다. 옷의 끝단에는 여러가지 꽃문양이 장식되어 있다. 두 손은 오른손으로 왼쪽 둘째손가락을 감싸고 있는 형태로 일반적인 지권인과는 반대로 되어 있다. 협시보살상은 삼곡 자세를 하고 본존불을 향해 서 있는 입상인데, 손의 위치만 다를 뿐, 크기나 특징에서 거의 유사하다. 두 보살상의 정확한 명칭은 알 수 없으나 일반적으로 비로자나불상의 협시인 문수와 보현보살로 추정한다. 작은 얼굴과 가늘고 긴 신체, 잘록한 허리, 자연스러운 천의 표현 등에서 통일신라 보살상의 형식을 따르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무표정하고 탄력감이나 긴장감이 사라진 모습이다.  

이숙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shlee1423@naver.com
 

[1514호 / 2019년 11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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