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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기독교의 불교공략 

기자명 이제열

“불교비방 교회집회 막으러 갑시다”

선배법사 권유로 교회 잠입
스님 출신 목사가 불교비방
불자 100여명 몰려가 저지

1980년대 중반이라 생각된다. 어느 날 나보다 연배도 많고 불교 활동도 오래한 김래동 법사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급히 함께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빨리 조계사로 나오라는 것이었다. 그분의 다급한 목소리에 나는 다른 일은 제쳐놓고 전철을 타고 조계사로 향했다. 김 법사님을 만난 나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는 “오늘 저녁에 영등포 모 교회에서 불교 비방집회가 있는데 청년불자들을 동원해 그 집회를 막을 생각이다. 그러니 당신도 청년불자들과 함께 교회에 잠입해 집회 때 행동을 함께 하자”고 말했다. 나는 법사님의 말에 십분 공감했기에 청년불자 100여명과 함께 비방집회가 열리는 교회에 설교를 들으러온 기독교인 인양 흉내 내고 집회에 숨어들었다. 당시만 해도 이런 집회에는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이에 동조해 열기가 사뭇 뜨거웠다.

집회가 시작되자 과거 스님 출신이라는 비방목사가 설교 단상에 올라왔다. 그는 자신이 해인사에서 출가했고 20년 동안 스님이었는데 사촌누이를 만나 주님을 영접하게 됐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본격적인 불교비방이 시작됐다.

“불교는 만신의 종교입니다. 법당은 귀신의 종합청사요, 석가는 그 우두머리입니다. 석가는 잡신들을 통솔해 하나님의 역사를 방해하는 사탄입니다. 제가 그 사탄을 부르는 주문을 외우겠습니다. 주문 이름은 귀신을 부르는 묘한 주문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신묘장구대다라니’라 부릅니다. 나모라 다나다라 야야 나막알야 바로기제 새바라야 사바하….”

그 목사는 손으로 탁자를 쳐 장단까지 맞춰가며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외워 내려갔다. 그러자 교회 안은 “아멘!” “주여!” 하는 탄식과 찬양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고 비방에 따른 열기가 가득했다. 이때였다. 통솔자였던 김 법사님이 외쳤다. “때려 부셔라!”라는 소리와 함께 청년불자들이 함성과 함께 대거 단상을 향해 돌진하였고 순식간에 교회 안은 아수라장이 됐다.

기독교인과 청년불자들이 뒤엉켜 치고받는 폭력사태가 발생하고 비방목사는 얻어맞으면서 뒷문으로 피신했다. 단상 앞에 걸린 대형십자가는 한 청년불자 손에 의해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큰 불상사로 이어질 뻔한 이 사건은 그나마 급히 출동한 경찰에 의해 더 이상 진행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일은 이튿날 언론에 크게 보도됐고 기독교계와 불교계가 서로 상대방에게 공식 항의를 하는 등 사회문제로 비화됐다. 결국 불교계에서는 교회 측에 기물 파괴와 집기 손실에 따른 손해 배상으로 당시 800만원을 물어주어야 했다.

그 뒤로 기독교의 불교를 향한 비방 집회가 다소 줄기는 했으나 보이지 않는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에 가려 타종교의 진면목을 보지 못하는 광신자들의 행위는 앞으로도 그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기독교에서는 전도의 한 전략으로 기독교인들을 스님으로 변장시킨 다음 계율을 깨뜨리는 행위를 한다거나 사회로부터 지탄받을 행위를 하도록 하여 불교를 망가뜨리려 한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던 적이 있다.

개종한 스님목사, 위장한 기독교스님이 지금도 불교를 무너뜨리기 위해 암암리에 활동하고, 술에 취한 채 비틀거리며 걷고 있는 스님, 소원 이루어주겠다고 접근하여 신도를 속이고 돈을 갈취하는 스님들 가운데에도 위장기독교인들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세상이 기독교화 되는 일이라면 어떤 행위도 서슴지 않을 만큼 전도에 대해 맹목적이고 집요하다.

경전에는 ‘앞도 뒤도 분간 못하는 눈먼 이가 자신이 줄을 잘 섰다고 착각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자들은 자신의 견해만이 최상이라고 집착한다’는 말이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신봉하는 교리에 눈이 가려 불교의 진짜 실상이 어떤 것인지도 모른 채 지금도 불교에 대한 비방과 공략을 멈추지 않는다.

이제열 법림선원 지도법사 yoomalee@hanmail.net

 

[1517호 / 2019년 12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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