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범불교도대회
123. 범불교도대회
  • 이병두
  • 승인 2019.12.16 16:40
  • 호수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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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불자 MB정권 종교편향 규탄

MB 대통령 취임부터 살얼음
취임 5개월만에 심각한 갈등
지관 스님, 강력한 대처 주문
8월 서울광장엔 수십만 집결
2008년 8월2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이명박 종교편향 범불교도 대회. 
2008년 8월2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이명박 종교편향 범불교도 대회. 

오래 전부터 종교편향적 언행이 자주 문제가 되었던 이명박(MB) 후보가 2007년 12월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되는 순간 이미 ‘심각한 종교 갈등’ 상황이 예상되었다. 2008년 2월25일에 제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로 다섯 달 동안 특히 불교계와 MB 사이는 언제 깨질지 모르는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보였다.

그 사이에 터져 나온 중요한 일만해도 ①국토해양부가 추진한 서울의 대중교통시스템 ‘알고가’에 교회와 성당은 빠뜨리지 않으면서 조계사와 봉은사 등 사찰은 완전 누락하고 ②주대준 청와대 경호처 차장이 “모든 정부부처의 복음화가 나의 꿈”이라고 한 데에다 ③경찰청장 어청수 이름으로 된 경찰 복음화 포스터를 배포하고 ④ ‘수배자 검거’를 이유로 총무원 출입구를 가로막고 있던 경찰이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탄 차를 검색하고 뒤 트렁크까지 열어 원장스님이 차를 돌려 청사 안으로 돌아가는 사태까지 있었다. 

항간에서는 “과거 YS, DJ, 노무현 대통령 집권 15년 동안에 일어난 일보다도 MB  취임 이후 다섯 달 만에 정권이 저지른 종교편향 사례가 양적으로 훨씬 많았고 강도도 심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정권과 불교계 사이의 다양한 접촉 창구가 가동되고 국무총리가 조계종을 방문해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스님들과 불교 신자들뿐 아니라 비(非)불교도인 일반시민들 중에도 “MB정권의 종교편향 정책 때문에 국민 화합과 평화가 깨질까봐 걱정스럽다”는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갔다. 

그러나 MB정권에 대한 불교계 전반의 불만이 갈수록 깊고 넓어져 가는데도, 정권 수뇌부는 상황을 제대로 몰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불교계가 힘이 없으니 무시해도 된다’고 믿어서 그랬던지 전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정권 출범 몇 달 만에 정권과 불교계 사이의 관계는 이처럼 ‘다시 돌아오기 어려운 강’을 건너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을 비롯한 여러 종단과 재가단체 등이 의견을 모아 정권에 대한 불교도의 경고를 전하는 범불교도대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당시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MB와 고향이 같아서 사적으로는 그와 편하게 지내고, 그래서 “모씨를 장관‧차관으로 추천해서 임명시켰다”는 설이 나올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관 스님은 이 문제에 대해 “공과 사는 별개”라는 원칙을 내세우며 단호하게 대처하였다. 그렇게 해서 사진에서 보듯이, 1년 중 가장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8월 말에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20여만 명의 불자대중이 모여 정부를 규탄하였다. 그 뒤로 MB 정권은 겉으로라도 태도를 바꾸는 제스처를 취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대회의 취지에는 공감‧동의하면서도 “정부비판 발언이나 구호를 외치는 등의 행동은 재가자들에게 맡기고 스님들은 뜨거운 아스팔트 바닥에서 흔들림 없이 좌선 정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 좋았겠다”는 의견을 말하는 이들도 많았다. 앞으로 정치권과의 바른 관계 정립을 위해서 귀 기울여 들어볼 대목이다.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 beneditto@hanmail.net

 

[1517호 / 2019년 12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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