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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법적 논리 비판한 중관학의 핵심

  • 불서
  • 입력 2019.12.23 11:16
  • 호수 1518
  • 댓글 0

‘역설과 중관논리-반논리학의 탄생’ / 김성철 지음 / 오타쿠

‘역설과 중관논리-반논리학의 탄생’

“모든 것이 공하다면, 그 말도 공할 텐데,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는가?” “중관논리를 통해서 논리의 세계에서 벗어난다고 하지만, 중관논리 역시 논리 아닌가?”

‘반야경’의 공 사상이나 용수의 중관논리를 접한 사람들이 흔히 제기하는 의문이다. 이에 불교 중관학의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김성철 교수가 지난 30년 동안 발표했던 저작물 가운데 중관학의 반논리학 관련 논문을 모아 답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 ‘역설과 중관논리-반논리학의 탄생’에서 “중관논리는 대승불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용수에 의해 창안되었지만, 그 사상적 연원을 반야경의 공사상과 초기불전의 연기설에 둔다. 따라서 중관논리는 공의 논리이기도 하고, 연기의 논리이기도 하다”고 설명하고, “또 흑백논리로 작동하는 우리의 사유를 비판하기에 중도의 논리라고 부를 수도 있고, 중관논리를 통해 종교적, 철학적 번민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안을 얻기에 열반의 논리라고 부를 수도 있으며, 온갖 이론과 망상을 만들어내는 생각의 속박에서 해방되기에 해탈의 논리라고 부를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인간 이성의 이율배반적 사유가 빚어낸 갖가지 이론의 허구성을 드러내기에 해체의 논리라고 부를 수도 있다”면서 “중관논리는 우리의 논리적 사유를 비판하는 ‘반논리’인 것이다. 우리는 중관학의 반논리학을 훈련함으로써 종교적, 철학적 의문에서 해방되며 그동안 내가 견지하던 인생관, 가치관, 세계관의 상대성을 자각하게 된다”고 중관논리의 성격을 설명하고 있다. 결국 이분법적으로 작동하는 우리의 논리적 사유를 비판하는 논리가 바로 중관논리라는 설명이다.

저자가 직접 설명한 역설과 중관의 논리, 그리고 반논리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담은 책은 전체 3부로 구성됐다.

제1부 ‘집합론의 역설과 중관학의 반논리학’에는 가산학술상 수상 기념 논문인 ‘역설과 중관논리’가 실려 있다. 이 논문은 불교 중관논리와 수학 집합론의 역설에서 논리적 구조의 공통점을 제시한 최초의 논문으로 평가 받는다. 

이어 2부 ‘중관학과 불교논리의 만남’에서는 ‘중론에 대한 인명학적 주석의 가능성’ ‘Sambandhaparīkșāvŗtti와 중론’ ‘무인, 지·비지상사 논법에 대한 중관학적 수용과 인명학적 해석’ ‘중관논리의 기원에 대한 기초적 연구’ 등 네 편의 논문이 실렸다. 

그리고 제3부 ‘중론, 게송 제작의 비밀’에는 ‘팔부중도사상의 시원으로서의 도간경과 연기의 중도적 의미’ ‘성스러운 도간이라는 대승경’ ‘중론, 귀경게 팔불의 배열과 번역’ ‘중론, 슐로까의 제작방식과 번역’ 등이 담겨 다각도에서 중관논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중관학의 핵심을 드러낸 저자의 학문적 내공을 통해 중관학과 불교학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날 수 있다. 1만9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18 / 2019년 12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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