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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선원 동안거 ‘용상방’ ‘방함록서’ 공개

  • 교계
  • 입력 2020.01.15 17:07
  • 수정 2020.01.15 17:16
  • 호수 1521
  • 댓글 2

조계종 대종사 혜거 스님이 정리해 작성
선원 연혁·배경 담긴 ‘방함록서’ 전통 복원

상월선원 도감 혜일 스님은 1월15일 경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용맹정진 중인 위례 상월선원 동안거 소임을 적어놓은 ‘용상방(龍象榜)’과 ‘방함록서(芳啣錄序)’를 공개했다.
상월선원 도감 혜일 스님은 1월15일 경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용맹정진 중인 위례 상월선원 동안거 소임을 적어놓은 ‘용상방(龍象榜)’과 ‘방함록서(芳啣錄序)’를 공개했다.

‘남한산성 아래 휘영청 밝은 서리달빛/ 삭풍한설에 솔잎마저 꽁꽁 얼어 검푸르다/ 달마스님 법맥이 우리나라 전해온 오늘/ 밝고 밝은 선객 눈빛 차가운 천막 아래 빛나내.’

용맹정진 중인 위례 상월선원 동안거 소임을 적어놓은 ‘용상방(龍象榜)’과 ‘방함록서(芳啣錄序)’가 모습을 드러냈다. 상월선원 도감 혜일 스님은 1월15일 경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용상방 및 방함록서를 공개했다. 상월선원 동안거 용상방 및 방함록서는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이사장이자 조계종 대종사인 혜거 스님이 직접 내용을 정리해 글씨를 썼다.

용상방은 결제나 큰 불사가 있을 때 각자의 소임을 기록해 붙이는 방이고, 방함록은 안거대중의 법명 등 인적사항 등을 적어두는 기록이다. 방함록서는 방함록 첫머리에 붙는 일종의 소개문으로 사찰의 연혁과 특징, 안거대중 소개, 인연, 발원 등이 담겼다. 과거 개별 사찰에서 방함록을 작성해 기록할 때는 방함록서가 포함됐으나, 전국선원수좌회에서 방함록을 통합해 관리하면서 잊힌 전통이다.

혜일 스님은 “9명 스님들이 11월11일 결제에 들어간 후 용상방과 방함록 작성에 도움을 청하고자 혜거 스님을 찾아뵈었다”며 “언론을 통해 상월선원과 스님들의 용맹정진 소식을 접한 스님께서 한국불교 중흥이라는 대원력에 동참의 뜻으로 흔쾌히 승낙했다”고 전했다.

상월선원 용상방과 방함록서.
상월선원 용상방과 방함록서.

스님은 이어 “용상방과 방함록과 함께 젊은 스님들에게는 낯선 방함록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전통을 되살린다는 뜻에서 작성해보겠다고 먼저 말씀했다”며 “수좌 정묵 큰스님이 선원의 이름을 짓고, 종정 진제 예하가 현판을 내려주고, 용상방과 방함록서를 혜거 대종사가 작성해 주는 등 상월선원은 많은 분들과 동참으로 여법한 수행처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상월선원 방함록서’에는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와 상월선원의 연혁 및 설립 배경, 결재대중의 발원과 게송 등을 혜거 스님과 한 선객의 대화로 전하고 있다. 혜거 스님은 ‘상월선원 방함록서’를 통해 “상월 도량의 주산은 일명 청량산이오, 일명 일장산이라 한다. 청량이란 본지풍광을 말하고, 일장이란 촌음을 아까는 것을 말하는 바, 선승납자의 찬 서리 아래 소나무와 같은 고결한 지조와 강물 위에 비친 달빛처럼 허명한 흉금은 그 청량산의 기풍을 말해주고, 천지 사이에 하루해는 두 번 다시 드는 일이 없기에 차가운 천막 아래에서 고행 정진을 하는 것은 그 일장산의 수행을 말하는 것”이라고 찬탄했다.

혜일 스님은 “2월7일 해제날 많은 분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돼 불편이 없도록 준비해 나가고 있다”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상월선원을 찾아 스님들의 원력에 힘을 더하고 있는 만큼 상월선원 외호대중도 1월30일부터 용맹정진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1월15일 오후 1~3시에는 ‘제2회 상월선원 합창축제’가 펼쳐졌다.
1월15일 오후 1~3시에는 ‘제2회 상월선원 합창축제’가 펼쳐졌다.

한편 이날 오후 1~3시에는 ‘제2회 상월선원 합창축제’가 펼쳐졌다. 합창축제에는 봉은사, 금강정사, 불암사, 도선사, 정혜사, 한국불교다르마합창단 등 7팀이 참석해 찬불가로 스님들의 결사 정진을 응원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다음은 ‘상월선원 방함록서’ 번역 전문

남한산성 아래 위례 상월선원은 큰스님들의 결사도량 수행처이다.

어느 날, 한 선객이 찾아와 그를 만났는데, 그의 도풍이 말쑥하고 고준하여, 요즘 볼 수 없는 도인이었다.

이 때문에 내가 물었다.

“어느 곳에서 오신 스님이십니까?”

“근자에 상월선원에서 오는 길입니다.”

“도량의 장엄은 어떠하며, 수행하신 스님은 몇 분이나 계십니까?”

“선원의 이름은 있으나 선실은 없습니다. 차가운 천막 아래에 열 사람 중 한 사람이 빠지고, 한 사람을 더하면 원만수가 될 것입니다.”

“스님은 마음 아파하실 게 있겠습니까? 걸출한 인물이 있으면 그 땅은 신령스러운 법이라, 그 주인이 어질면 그곳은 절로 주인 따라 신령해질 것입니다. 스님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까? 부처님이 처음 정각을 성취하시자, 일시에 모든 도량이 금강으로 변한 사실을…. 우리가 걱정해야 할 일은 정각을 성취하느냐 못하느냐에 있는 것이지, 도량의 광대한 장엄은 걱정할 대상이 아닙니다. 이는 더 이상 말할 게 없고, 무엇 때문에 이처럼 혹독한 수행을 하시는 것입니까?”

“자승 스님은 종중의 모든 일들을 하나하나 모두 편력하셨는데, 덧없는 세월 무상하여, 무상의 신속함을 통감하시고 일대사를 위해 일중식으로 차가운 곳에서 면벽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아! 우리는 예전에 듣지 못했던 일을 들었습니다. 감탄하고 놀라울 일입니다. 이법계와 사법계는 둘이 아니라, 사법계에 능하면 이법계의 조예 심오하고, 이법계가 심오하면 사법계에 능한 터라, 이법계와 사법계가 서로 힘입고, 본체와 작용이 서로 함유하고 있습니다. 스님은 이법계와 사법계를 모두 겸하여 다하였고, 본체와 작용에 치우친 곳이 없어, 세속 제반의 일에 자유자재하였음은 제천이나 세간이 모두 아는 일인데, 어찌 그리 이처럼 혹독한 수행을 하시는 것인지! 우리 모두 만날 인연이 있으면, 친견하여 공경의 마음으로 예를 올리고 법좌 주위를 수없이 돌면서 은근한 마음으로 우러러 사모하고, 머지않아 최고의 경지에서 부처님이 보셨던 샛별을 확철대오의 눈으로 볼 날을 간곡히 바라마지않습니다.”

선객이 떠나려다가 방함록 서문을 청하였다. 그러나 내가 어떻게 감히 한 마디 말인들 덧붙일 수 있는 자리겠는가.

하지만 전하는 말을 듣자니, 상월 도량의 주산은 일명 청량산이오, 일명 일장산이라 한다. 청량이란 본지풍광을 말하고, 일장이란 촌음을 아까는 것을 말하는 바, 선승납자의 찬 서리 아래 소나무와 같은 고결한 지조와 강물 위에 비친 달빛처럼 허명한 흉금은 그 청량산의 기풍을 말해주고, 천지 사이에 하루해는 두 번 다시 드는 일이 없기에 차가운 천막 아래에서 고행 정진을 하는 것은 그 일장산의 수행을 말하는 것이다.

이에 선객의 말을 정리하여 방함록 첫머리에 쓰면서, 게송 1수를 수행대중에 드리는 바이다.

남한산성 아래 휘영청 밝은 서리달빛,
삭풍한설에 솔잎마저 꽁꽁얼어 검푸르다.
달마스님 법맥이 우리나라 전해온 오늘,
밝고 밝은 선객 눈빛 차가운 천막 아래 빛나내.

[1521호 / 2020년 1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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