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총림 송광사 전 율원장 도일 스님
조계총림 송광사 전 율원장 도일 스님
  • 주영미 기자
  • 승인 2020.03.23 13:48
  • 호수 15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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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청결·안심법문은 현대사회 의사의 당부와 일치”

질병 퍼진 나라서 가장 먼저 하신 일이 청소·소독 관리
설법 통해 마음 안정시켜 두려움서 벗어나도록 이끌어
지나친 우려로 현재의 삶 망가뜨리면 안된다는 가르침
조계총림 송광사 전 율원장  도일 스님은 “팔정도를 통해 지혜를 증장시키는 것이 질병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총림 송광사 전 율원장  도일 스님은 “팔정도를 통해 지혜를 증장시키는 것이 질병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음력 보름이면 늘 봉행하는 법회입니다만, 코로나19 때문에 각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동참하고 계신 불자님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법회에 참석하지 못해도 이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마음은 하나라고 봅니다. 어서 빨리 이 모진 질병이 사라지기를 부처님께 기원하면서 법문을 시작하겠습니다. 

질병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우리 인류가 겪어온 재앙입니다. 인류 역사는 세 가지 고통과 함께 흘러왔습니다. 그중 하나가 질병입니다. 중세에도 흑사병으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때는 병의 원인을 모르고 ‘인간이 죄를 많이 지으면 죽는다’고 생각해 종교의 힘에 의지해 이겨내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두 번째가 전쟁이고, 세 번째가 종교 갈등으로 피해를 본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처럼 질병이 많이 도는 시기에 부처님께서는 과연 무엇이라고 말씀하셨을까요? 여러 경전에서 질병에 관한 대목이 나오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증일아함경’이라는 경전이 있습니다. ‘증일아함경’에는 오늘날처럼 질병이 돌았던 당시 인도의 상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처럼 사방으로 질병이 퍼지고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잡아야할지 방법이 없습니다. 의사에게 가도 방법이 없으니까 사람들이 ‘부처님께서는 이 질병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부처님을 친견하러 갑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도 닦는 분이시지 질병을 치료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부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이여, 너희들이 병이 나면 무당이나 푸닥거리나 이런 것을 하지 말고 반드시 의사를 찾아서 의사에게 병을 보이고 치료하라.” 부처님 당시에도 사람들은 질병이 돌면 나쁜 귀신이 장난해 그 병이 생겼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당을 불러서 푸닥거리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니 옛 스님들도 병이 나면 ‘몸에 나쁜 귀신이 들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해 집에서 하던 대로 푸닥거리를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그런 것을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병이 나면 의사에게 보여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부처님을 찾아갔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안거에 든 제자들을 모두 거느리고 역병이 도는 나라로 건너가셨습니다. 

가장 심한 마을에 가보니 사람들이 다 길거리에 누워 있고 죽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즐비하고, 차마 눈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부처님께서는 가장 먼저 무엇을 하셨을까요? 우선 그 쓰러져 있는 시체를 전부 치우고 제자들에게 발우를 이용해 물을 떠오게 하여 그 마을을 모두 청소하게 했습니다. 이것이 부처님께서 역병이 도는 마을에 가서 처음으로 하신 일입니다. 마을 안과 밖을 깨끗이 청소하고 소독하는 일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하신 일이 무엇인가 하면, 부처님께서는 남아있는 사람에게 설법하시어 그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일을 하십니다. 그것이 두 번째로 하신 일입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이 ‘보호경’이라고 하는 내용으로 ‘증일아함경’에 남아있습니다. 

당시 부처님께서 하셨던 행동은 지금의 의사들이 우리에게 하는 행동과 똑같습니다. 지금 의사들도 손 씻고, 입마개를 하고, 사람들을 많이 접촉하지 말고, 청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먼저 합니다. 그 다음으로 의사들이 한결 같이 뭐라고 합니까? 지난 사스나 메르스 때도 그렇고 지금 겪는 코로나19까지 두려운 생각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너무 두렵게 생각해서 현재의 삶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가서는 안 된다. 건강한 사람들은 감기처럼 피해가고, 노약자나 기초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더 조심하고, 나머지는 그냥 지나간다.”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니까 마음속에 있는 불안이 사실은 더 무서운 것이라 강조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마을을 깨끗하게 청소한 후 두 번째로 한 일은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마을이 청결해지고 사람 마음이 안정되니까 병이 물러났습니다. 병마가 돌던 마을에 병마가 사라지고 한 마을, 두 마을 병마가 점점 없어지니까 부처님께서 원래 정진하던 이웃 나라로 다시 가셨다는 기록이 경전에 나옵니다.

이처럼 부처님께서는 모든 것을 지혜에 의지해서 극복하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결코 기도해서 병마를 낫게 한다는 것보다는, 기도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 편안한 마음이 한 사람 두 사람에게 전해져 모든 사람이 마음 편안한 상태에서 깨끗한 생활을 유지하면서 병마를 물리치라고 당부하십니다. 지금은 좋은 약이 워낙 많기에 약을 적절하게 쓰면서 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우리 불자들이 해야 할 현명한 태도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기도는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지 기도를 해서 병마를 물리친다, 이런 것은 부처님께서도 “그렇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약보다도 바른 지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번에 코로나19가 많이 번진 이유 중 하나가 신천지교회입니다. 그곳 종교행사에 사람들이 많이 참석한 것이 병마가 급속도로 퍼지게 된 원인이 되었습니다. 신천지교회에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는 것일까요? 내용은 간단합니다. 그곳에서 가르치는 교리 가운데 중요한 내용 중 하나가 ‘영생’이라는 부분입니다. 영생은 ‘영원히 오래 산다’는 이야기입니다.

불교는 영생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처음 불교를 공부할 때, “생로병사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먼저 배웁니다. 인간이 태어나면 늙고 병들어서 죽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필연적인 사건이기 때문에 이 생로병사를 바로 이해하고 바로 볼 줄 아는 지혜를 갖는 것이 불교의 첫걸음입니다. 불교에서는 영생이라든지 기도만 열심히 하면 천국에 간다든지 이런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습니다.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자신이 한 행위 그대로 다음 생에 받게 됩니다. 예를 들면 내가 아무리 절에 열심히 다녔다고 해도 밖에 나가서 사기를 치고 거짓말을 했다면 그 과보를 그대로 받게 되는 것이지 절에 와서 기도하고 보시를 많이 했다고 해서 좋은 곳으로 가고 죄가 덜어지는 일은 없다고 했습니다.

진실을 바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가르치는 것이 불교입니다. 영생이 있다, 헌금을 열심히 넣으면 천국에 간다, 이런 사상을 불교에서는 삿된 견해라고 해서 사견(邪見)이라고 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자비롭지만 겁이 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부처님 말씀이 자비롭다는 건 어떤 뜻입니까? 우리가 그 죄를 더 짓지 않도록 하기에 자비로운 것입니다. 부처님 말씀이 무섭다는 것은 “자신이 지은 것은 자신이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부처님께서는 왜 우리가 지은 죄를 사해주지 않으십니까? 부처님께서는 당신이 지은 죄도 당신이 받는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을 냉정하게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불교의 이치라고 하는 것은 ‘여실지견(如實知見)’,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주고 있는 그대로를 설해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바라보는 지혜를 ‘정견(正見)’이라고 합니다. 바로 보면서 바로 이해하는 것, 정확하게 볼 줄 아는 지혜인 정견은 팔정도(八正道) 중 하나입니다. 

사견과 정견의 차이는 엄청난 것입니다. 삿된 견해로부터 일어나는 전쟁은 피할 수 없습니다. 전쟁을 해결할 방법은 정견밖에 없습니다. 남을 원망하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는 것이 인류가 바라는 것입니다. 바른 견해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분쟁과 같은 참혹한 일들이 사라지게 됩니다.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종교, 그리고 마음속으로부터 탐욕과 배신, 증오를 없애고 자비로운 마음이 기본적인 공부가 되도록 가르치는 종교가 불교입니다. 불교는 기도할 때 우선 자신이 지혜롭고 자비로운지 먼저 살피게 합니다. 자비명상으로 자신의 자비심을 증장시키고, 그다음에 팔정도를 통해 지혜를 증장시킵니다. 불교는 결국 인간이 가진 불안과 두려움을 없애려면 정견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 종교입니다. 

서로의 청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 이것은 현대 의사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2500년 전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입니다. 그리고 질병은 의사에게 자문하여 도움을 받으라는 것도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또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안정시키라는 것, 역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입니다. 

이처럼 전 국민이 부처님의 말씀, 진리에 눈뜰 때 분쟁이 사라지고 불안도 사라지고 그야말로 이 나라를 불국토로 만드는 현실이 눈앞에 전개될 것입니다. 오늘날과 같이 어려운 시절에 더더욱 부처님의 말씀이 아름답고 훌륭한 가르침으로 다가옵니다. 부디 우리 불자님들은 이러한 부처님의 말씀을 깊이 새겨 하루빨리 질병이 사라지기를 다 같이 기원했으면 합니다. 아미타불.

정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이 법문은 3월9일 조계총림 송광사 부산분원 관음사에서 봉행된 ‘음력 2월 보름법회’에서 송광사 전 율원장(현 관음사 선덕) 도일 스님이 ‘코로나19를 대처하는 불자들의 자세’를 주제로 법문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1530호 / 2020년 3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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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담 2020-03-26 18:52:41
스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