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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정진불 혜암 스님 삶‧가르침 만나다

  • 불서
  • 입력 2020.04.13 11:31
  • 수정 2020.04.16 10:12
  • 호수 1533
  • 댓글 0

‘혜암선사의 삶과 사상’ / (사)혜암선사문화진흥회 엮음 / 시화음

‘혜암선사의 삶과 사상’

한평생 장좌불와와 일종식으로 정진했던 전 조계종 종정 혜암 스님은 항상 후학들에게 ‘공부하다 죽으라’며 참선 공부만큼 중요하고 귀한 공부가 없음을 강조했던 선지식이다. 그 ‘가야산 정진불’의 가르침을 받은 후학들이 스승의 탄신 100주년을 맞아 ‘제10대 조계종정 혜암대종사 탄신 백주년 기념논집’으로 ‘혜암선사의 삶과 사상’을 펴내 스님의 생애와 가르침을 되새겼다. 

혜암 스님은 1920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학교를 졸업하고 일하면서 공부하겠다는 뜻을 세우고 일본으로 유학했다. 일본에서 ‘고승전집’을 읽다가 보게 된 임제종 고승 일휴 선사 모친의 유언문을 읽고는 도 닦을 마음이 간절하여 방문을 걸어 잠그고 며칠을 굶었다. 그렇게 자신의 인생행로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찾았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알 수 없었다.

혜암 스님은 그때 ‘선관책진(禪關策進)’에 나오는 “나에게 한 권의 경전이 있으니, 종이와 먹으로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네. 펼치면 한 글자도 없으되, 항상 큰 광명을 놓고 있도다”라는 게송 한 구절에서 입산 출가를 결심했다. 그 굳건한 결심은 1945년 귀국 후 출가를 반대하고 결혼을 서두르는 부모에게 “비구니스님이라면 결혼하겠다”는 말로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고, 결국 백양사를 거쳐 해인사로 출가했다.

혜암 스님은 출가 후 오로지 참선만을 고집했으며 효봉, 동산, 경봉, 성철, 향곡, 서옹, 전강 등 당대 고승들의 회상에서 안거를 나며 정진을 거듭했다. 이처럼 쉼 없는 정진은 한평생 수행의 방편으로 삼아 지켜온 장좌불와 및 일종식과 어우러져 훗날 스님을 ‘가야산 정진불’이라는 별칭으로 부르게 했다. 

한 평생을 청정수좌로 살았던 혜암 스님은 지금도 수행자의 표본으로 존경받고 있다.
한 평생을 청정수좌로 살았던 혜암 스님은 지금도 수행자의 표본으로 존경받고 있다.

이처럼 평생 올곧은 수좌의 모습으로 정진하던 스님은 2001년 12월31일 세납 82세, 법랍 56세로 원당암 미소굴에서 후학들에게 “인과가 역연하니 참선 잘하라”고 당부한 후, “나의 몸은 본래 없는 것이요/ 마음 또한 머물 바 없도다/ 무쇠소는 달을 물고 달아나고/ 돌사자는 소리 높여 부르짖도다”라는 임종게를 남기고 입적했다. 입적 후 미소굴에 주장자, 안경, 회중시계, 돋보기, 그리고 ‘금강경’ 한 권만 남았을 정도로 그 삶은 수행자의 표본이었다.

이에 후학들은 스승의 가르침을 하나로 엮고 선양하기 위해 2014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학술대회를 열어 삶과 사상을 결집했다. 이 책 ‘혜암선사의 삶과 사상’은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9개의 발제문과 12개의 토론문을 새롭게 보완해 엮은 것으로, 스님의 선사상과 청정수좌로서의 삶을 깊이 조명하고 있다.

(사)혜암선사문화진흥회 이사장 성법 스님은 “혜암 큰스님은 평생을 청정한 수행자로 올곧게 정진하신 한국 현대불교의 대표적 선사”라고 추앙하고, “스승님의 숭고한 사상과 자비의 삶을 선양하기 위해 포교, 교육, 승가복지, 사회복지, 장학사업, 문화사업, 효사상의 실천 및 다문화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을 밝혔다.

한편 혜암대종사탄신100주년기념사업 준비위원회는 오는 9월 ‘혜암선사의 선사상과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고, 9월19일 기념대법회를 봉행할 예정이다. 유품전시회, 수행처 순례 등의 행사도 계획 중이다. 2만6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33호 / 2020년 4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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