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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광명사 주지 목종 스님

“공업도 스스로 짓고 만든 것…참회·성찰로 모두의 행복 발원해야”

코로나19 유행 근원은 다른 생명에 대한 경시와 인간의 욕심
원하는 시간과 공간 찾아가는 연기법에 의해 동시대에 모여
동체대비 마음이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서 우리 사회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미 전세계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생 원인을 볼까요? 전문가들은 이야기합니다. 박쥐에게 있었던 바이러스가 매개 동물을 통해서 인간에게 전염되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매개 동물은 천산갑이라는 말도 있고, 보통 파충류일 것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 원인을 볼 때 결국에는 인간이 자신의 탐욕 때문에 다른 동물의 생명을 경시하고 그들을 살생한 과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탐욕, 우리의 수명이나 건강 혹은 육신에 대한 집착 때문에 다른 생명의 소중함을 경시한 것입니다. 이것이 원인이 되어 결국 인간에게 바이러스가 옮겨졌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우리가 인간의 생명만큼 다른 생명도 귀중히 여겨서 사랑하고 배려하고 보호했다면 어떨까요? 사스, 메르스, 이번 코로나까지 많은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과정을 보면, 대부분 동물을 매개로 인간에게 전염됩니다. 이런 일들이 100% 일어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지만, 훨씬 적게 일어날 수 있었고 지금처럼 온 세계에 만연되는 그러한 결과는 초래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인간이 다른 생명체를 잡아먹거나 해치는 이유는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거나 즐거움을 얻기 위함입니다. 과연 그러한 활동이 건강을 유지하는 그 목적에 합당할까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잡아먹는다고 해도, 예를 들어 아무리 희귀한 생명체를 식용으로 먹는다고 해도, 우리의 늙음과 병듦, 죽음은 바꿀 수 없습니다. 또 즐거운 감각에 탐닉하는 것, 그것이 과연 즐거움일까요? 오히려 즐거움이 아니라 지나친 감각에 대한 집착은 고통을 초래합니다. 맛의 집착은 결국 몸의 병을 불러일으키고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이렇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겪고 있는 이 모든 고통의 근원은 인간이 가진 탐욕과 어리석음입니다. 

부처님의 연기법(緣起法)으로 보면 어떨까요?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함께 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고통을 겪는 건 우리의 공업(共業)입니다. 공업이란 함께 고통을 받는 것입니다. 이 시대, 즉 이 시간과 공간에 함께 하기에 우리가 함께 받게 되는 것이지요. 만약 100년 전에 태어났다가 죽었다거나, 혹은 앞으로 100년 후에 태어났다고 한다면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 시대에 왜 함께 살게 되었을까요? 각자 이 시대에 태어나고 싶은 원(願)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시간과 공간을 선택했고 태어난 것입니다. 각자 태어났지만 태어난 모든 사람이 그 시간과 공간을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에는 우리가 함께 겪는,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으로 과거에 만들어 놓은 업을 받는 것입니다.

나는 왜 이 시간과 공간을 선택한 것일까요? 그 시간과 공간에서 무엇인가 얻으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조건이 그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동안 매 순간 겪는 모든 경험이 결국에는 내 삶 속의 모습이고 그 삶의 경험을 겪기 위해 이 시간과 공간을 각자 선택한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경험은 자신의 업입니다. 누구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내가 이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게 된 것이고, 이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게 된 것이 이 삶의 시간과 공간을 통해서 내가 스스로 경험하고 그 조건을 얻으려고 했던 내 마음에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태어났고, 함께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 그 시간과 공간을 통해서 그때 일어나는 일, 그 조건들을 우리는 왜 원한 것일까요? 그것을 경험함으로 인해서 내가 더 나은 행복을 얻는 데 도움을 얻으려고 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 시간과 공간을 바꾸어 가면서 존재하게 됩니다. 한순간에도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간과 공간이 바뀌는 근본 원인은 내가 원하는 시간과 공간을 찾아가기 때문입니다. 즉 내가 원하는 대상과 존재하는 인연을 내가 찾아간 것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금 이렇게 만연된 것에 대해 박쥐 때문이다, 혹은 어느 사람 때문이다, 슈퍼 전파자 때문이다, 혹은 어느 단체 때문이라고 하지만, 가장 근원적인 것은 바로 본인, 나 때문입니다. 나의 업 때문입니다. 나의 인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것을 모른다면, 이것을 알고서도 돌이켜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끊임없이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코로나19로 우리나라에서도 1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사망자도 247명을 넘어섰습니다(4월30일 기준).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평균 약 700명 정도가 사망합니다. 그 700명은 아파서 돌아가시거나 사고로 돌아가시거나, 심지어는 교통사고 내지는 자살하시는 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루 평균 700명 사망자 가운데 약 2.5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한 것입니다. 

우리가 코로나19를 두려워하고 부담스러워하고 공포심을 갖는 것은 내가 질병에 감염이 되어서 질병의 고통도 느끼지만 결국에는 혹시 죽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생각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죽는 이유, 코로나19 외에도 700명 중 697명은 매 순간 다른 이유에 의해서 돌아가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697명이 돌아가시는 조건이 내 주위에 더 많을까요, 아니면 코로나19로 인해 돌아가시는 조건이 더 많을까요? 697명이 돌아가신 조건은 언제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습니까? 이런 것은 생각하지 않고 살다가 유독 코로나19를 두려워하고 공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의 공황 상태를 경험하였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어리석음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방비로, 나는 두렵지 않다고 하면서 개인위생도 철저히 지키지 않고 자기만의 이익이나 이기주의로 살면 그 또한, 어리석음입니다. 나와 우리 모두를 위해서, 마치 우리가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교통질서와 신호를 지키는 것과 같습니다. 사고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안전을 지키는 것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 역시도 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사회적 거리를 두고, 정부나 단체의 지침에 따라서 함께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 애쓰시는 모든 사람,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이분들에게 도움을 주고 함께 나누고 그들이 건강할 수 있도록 발원과 기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내가 이것으로 인해서 얻어야 할 것을 얻지 못할까, 손해를 볼까하는 염려 때문에 두려워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음입니다.

이제 코로나19,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제일 먼저 참회(懺悔)해야 합니다. 무엇을 참회해야 할까요? 지금 이순간 내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가져왔던, 인간만이 가장 중요하고 모든 것은 인간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어리석은 생각, 그것을 인상(人相)이라고 합니다. 그러한 모습들을 참회해야 합니다. 또, 다른 생명을 왜 그렇게 경시했을까요? 우리의 어리석은 탐욕 때문입니다. 극단적인 건강에 대한 집착, 육신에 대한 집착, 또 감각에 대한 집착, 이런 것이 오히려 고통을 불러온다는 걸 알고 참회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찰(省察)해야 합니다. 그러한 행위들이 내가 본래 원하는 행복을 얻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고통을 불러오고, 이번 생뿐만 아니라 다음 생까지 고통을 불러오는 어리석은 행위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치 없음을 성찰해서 그런 행위를 멈춰야만 합니다. 

더 나아가서 이 모든 것은 사실 내가 보고 듣고 아는 나의 인연입니다. 어느 것도 나의 인연이 아닌 게 없습니다. 이 몸도 나라는 바탕에 비추어진, 안이비설신의를 통해서 기억된 나의 인연입니다. 코로나19바이러스도, 확진된 환자도, 내 주위의 모든 것, 일평생 보고 듣고 아는 모든 것은 나의 인연의 모습입니다. 그러니 내가 내 몸을 아끼고 나의 행복을 구하는 것처럼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존재의 행복을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동체대비(同體大悲)입니다. 이것이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다시는 생사의 고통이 없는 열반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두 함께 열반을 얻기를 발원해야 합니다. 그것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가장 바람직하고 지혜로운 모습이고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 연기법으로 보는 코로나19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이 법문은 지난 3월24일 온라인 유튜브 채널 ‘불바보TV’에서 대광명사 주지 목종 스님이 ‘연기법으로 보는 코로나19’를 주제로 법문한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1536호 / 2020년 5월 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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