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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가정‧사회에서의 염불

본분을 다하며 염불하는 이가 곧 선한 사람

항상 염불해도 가정‧사회서 본분 다하지 않으면 마음 장애
부처님이 와도 자비로 접인할 수 없어 왕생하기 어렵게 돼
굳은 의지‧일심으로 염불하고 초조한 마음 일으키지 말아야

인광대사는 부모에게 효를 다하는 것을 비롯해 가정과 사회에서 본분을 다하며 염불할 것을 당부한다. 부모은중경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업고 수미산을 백천 번 돌아도 그 은혜를 갚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송광사 벽화 ‘주요수미(週遶須彌)’.
인광대사는 부모에게 효를 다하는 것을 비롯해 가정과 사회에서 본분을 다하며 염불할 것을 당부한다. 부모은중경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업고 수미산을 백천 번 돌아도 그 은혜를 갚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송광사 벽화 ‘주요수미(週遶須彌)’.

제126칙 : 색욕으로 몸을 훼손하지 않도록 두려워하고 조심하라.

총명한 사람이 가장 용이한 것은 바로 색욕이다. 그래서 경외하는 마음을 항상 잘 유지하여 그릇된 생각의 싹이 조금도 자라나서는 안 된다. 만약 우연히 이러한 생각이 생긴다면 천지귀신, 제불보살이 우리의 일거일동을 모두 알고 모두 보지 않음이 없다고 생각하여야 한다. 사람 앞에서 감히 온갖 나쁜 짓을 저지르지 못하거늘, 하물며 불보살께서 보고 있는 삼엄한 곳에서 감히 그릇되고 비천한 생각을 간직하고, 그릇되고 비천한 일을 하겠는가? 

맹자께서 말씀하시길, “누구를 섬기는 것이 큰가? 부모님을 섬기는 것이 크다. 누구를 지키는 것이 큰가? 자신을 지키는 것이 크다.” 만약 자신을 지킬 수 없다면 설사 부모님을 섬길지라도 또한 겉치레일 뿐, 실제로는 부모님이 남기신 몸을 소홀히 하니, 그 불효도 크다. 

그래서 증자는 임종시 비로소 안심하고 말하길, “시경에 이르길, 두려워하고 조심하길 깊은 못에 임한 듯이 하고, 살얼음을 밟는 듯이 하라 하니, 이제야 나는 그 몸의 훼손을 면한 걸 알겠구나.” 하였다. 죽음에 이르지 않았을 때에도 일심으로 두려워하고 조심하여 몸을 훼손하지 말고 정결히 하여야 한다. 증자조차도 이러하거늘 하물며 우리들 범부이겠는가? 

제127칙 :  염불인은 분노와 음욕 등의 생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무릇 분노와 음욕, 승부욕과 울컥함 등의 생각이 이따금 움트면 이렇게 생각하여야 한다. ‘나는 염불인인데, 어떻게 이 같은 생각이 일어날 수 있는가.’ 그러면 그런 생각이 이내 사라지고, 오래되면 무릇 일체 신경 쓰고 몸을 해치던 생각들이 다 일어날 수 없고, 하루 종일 부처님의 부사의한 공덕이 머물러 몸과 마음을 가지(加持)하니, 나는 당신이 십일 기다릴 필요도 없이 곧 큰 효과를 볼 것이라 장담한다.

제128칙 : 탐진치가 무성하게 일어나면 일심으로 염불하라.

업장이 무겁고, 탐진치가 무성하게 일어나며, 몸이 약하고 겁이 많은 등의 병통이 있는 경우 단지 일심으로 염불할 수 있어 오래되면 저절로 모두 치유될 것이다. 

‘관세음보살보문품’에 말씀하시길, “만약 어떤 중생이 음욕이 많을지라도 항상 관세음보살을 지념하여 공경 귀의하면 문득 음욕을 여의게 되느니라.” 염불도 이와 같아서 단지 전심전력을 다하고 의심이 없고 두 마음이 없으면 곧 구하여 얻지 못함이 없다. 

제129칙 : 가정과 사회에 대해 정의를 다하고 나의 본분을 다하면서 염불하라.

염불하는 사람은 반드시 부모님께 효도하고, 나를 가르치는 스승 및 도덕을 갖춘 사람인 어른을 받들어 모셔야 한다. 또한 자비심으로 살생을 말지니, 야채요리를 먹고 고기요리를 끊으며 직접 살생을 말아야 한다. 나아가 열 가지 선업을 닦을지니, 즉 몸으로 살생과 도둑질 삿된 음행의 일을 하지 말고, 입으로 거짓말, 이간질하는 말, 험한 말, 꾸미는 말을 하지 말며, 마음으로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생각을 품지 말아야 한다. 

또한 반드시 부모님은 자애롭고 자식은 효도하며, 형은 우애 있고 동생은 공경하며, 남편은 부드럽고 아내는 순응하며, 상사는 인자하고 부하는 충직하며,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자신의 본분을 다하여야 한다. 남이 나에게 본분을 다하는지 따지지 말고, 내가 나의 본분을 다하여야 한다. 가정과 사회에 대해 정의를 다하고 자신의 본분을 다하면 이를 선한 사람이라 한다. 
선한 사람이 염불하여 서방극락에 태어나길 구하면 반드시 임종시 왕생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의 마음과 부처님이 상응하여 부처님의 자비심을 움직여 접인하시기 때문이다. 만약 항상 염불할지라도 마음이 보리도에 귀의하지 않거나, 혹 부모 형제 아내 자식 친구 고향사람에게 본분을 다할 수 없으면 마음이 부처님과 서로 어긋나 왕생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자신의 마음에 장애가 생겨서 부처님께서도 와서 자비로 접인하실 수 없다.

제130칙 : 굳은 의지와 일심으로 염불하고, 결코 초조한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

만약 생활형편이 좋지 않으면 한걸음 물러서서 생각하길, 세상에는 나보다 나은 사람이 많고 나보다 못한 사람도 적지 않다 생각하라. 굶주리지 않고 추위에 떨지 않으면 큰 부자와 직위가 높은 사람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하늘의 뜻에 순응하고 자기 운명에 만족하며, 어떠한 환경에도 잘 적응할 줄 알아야 한다. 

이렇게 번뇌를 바꾸어 보리를 이룰 수 있으면 어찌 근심 고통을 바꾸어 안락하게 지낼 수 없단 말인가? 

질병에 걸리면 응당 몸이 고통의 근본임을 뼈아프게 생각하여 이로써 사바세계를 싫어하고 벗어나려는 마음을 내어 전력을 다해 정업(淨業)을 닦고 왕생을 구하겠다고 서원하라. 

일체제불께서는 괴로움을 스승으로 삼아 불도를 성취하기에 이르고, 우리는 병을 약으로 삼아 빨리 육도윤회를 벗어나길 구하라. 모름지기 번뇌를 갖춘 범부는 만약 빈궁과 질병 등의 괴로움이 없으면 날마다 음탕한 생활과 명성과 이익 등을 분주히 쫓아다니며 멈출 줄 모른다. 누가 봄바람에 의기양양하고 명성이 자자할 때, 미래의 쇠락할 일을 생각하려 들겠는가?  

맹자께서 말씀하시길, “그러므로 하늘이 장차 사람에게 큰 임무를 맡기려 하실 때에는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과 뜻을 괴롭히고, 근육과 뼈를 수고롭게 하며,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 몸에 가진 것 없이 궁핍하게 해서, 그 하고자 하는 일마다 어그러뜨리고 어지럽게 하나니, 이렇게 함으로써 그의 마음을 움직이고 성품에 참을성을 길러주어 할 수 없었던 일도 더 많이 잘 할 수 있게 만든다” 하셨다. 

맹자께서 말씀하신 “큰 임무”는 세상의 높은 직위로 이렇게 근심하고 고생해야 하늘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거늘, 하물며 우리는 지상의 범부가 곧장 위로 법왕의 깨달음에 이르는 도를 받들고, 아래로 법계의 유정을 교화함에 가난과 병으로 인한 좌절을 맛보지 않는다면 그러한 범부가 혹업(惑業)이 날마다 왕성하여 정업(淨業)을 이루기 어렵고 본심이 미혹하여 영원히 삼악도에 떨어져 미래세가 다하도록 벗어날 기약이 없다.

당나라 고승인 황벽(黃蘗)선사께서 “뼈를 뚫는 추위를 견디지 못한다면, 매화는 어찌 코를 찌르는 향기를 얻을 것이냐” 하신 말씀은 바로 이러한 뜻이다. 굳은 의지와 일심으로 염불하여 오랜 업을 없애고, 결코 초조한 마음을 일으키지 말며,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하며 인과는 헛된 환상이며 불법을 깨닫지 못한다 말하지 말라. 

허만항 번역가 mhdv@naver.com

 

[1545호 / 2020년 7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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