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의정부 자비회 - 하
3. 의정부 자비회 - 하
  • 남수연 기자
  • 승인 2020.08.18 15:46
  • 호수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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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회관 구심점 삼아 ‘포교 전성시대’ 주도

유치원 ‘명문사학’으로 도약하며 입학생 180명 몰리기도
장학회로 인재양성 원력 이어…‘찾아가는 포교’로 확대
의정부 자비회가 모체가 돼 출범한 자비장학회는 올해부터 장학금 수혜 대상자를 중학생으로 확대했다. 7월9일 중학생 10명에게 6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한데 이어 7월19일 열린 장학금전달식(사진)에서는 고등학생 20명에게 총 2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자비회관이 완공되고 이듬해인 1984년 개원한 ‘자비유치원’은 단숨에 ‘명문사학’으로 도약했다. 가톨릭계 유치원뿐이던 지역사회에서 불교계가, 그것도 비구니스님들의 원력으로 세워진 유치원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에 불자가정에서는 앞 다투어 아이들을 자비유치원에 보냈다. 특히 자비유치원은 당시 일본의 신시보육원과 자매결연을 맺고 해외교류활동을 펼치는 등 오늘날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최고의 교육을 제공했다. 이후 자비유치원은 1990년대까지 매년 140~180여명이 입학하는 지역 최고의 명문유치원으로 뿌리내리며 어린이포교를 통한 불자인재 육성이라는 자비회의 창립 정신을 구현해 나갔다.

이후 자비회관은 꾸준히 고승초청법회와 경전강의를 열고 여름·겨울 어린이불교학교, 불교교양대학, 군부대·교도소 위문활동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며 불교의 위상을 높여나갔다. 이러한 활동에 발맞춰 자비회관에는 신도회와 합창단 등 성인불자모임과 함께 어린이불자 모임인 연화어린이회, 중·고등학생 불자모임인 학생회가 조직되는 등 포교의 눈부신 성과를 이룩했다. 

특히 초기부터 꾸준히 장학활동을 펼쳐왔던 자비회는 1998년 회원스님들이 주축이 돼 재단법인 자비장학회를 설립하고 매년 지역의 청소년불자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며 불자인재양성의 원력을 이어오고 있다. 

자비회관이 건립되면서 1984년 개원한 자비유치원은 당시 지역 명문사학으로 손꼽혔다.

1994년 자비회관 건립 10주년을 맞이한 자리에서 당시 봉선사 광동여고 교장이던 고 김양수 선생은 “자비유치원을 거쳐 간 어린이들만 해도 1000여명이 넘는다 하는데 이제 4곳으로 늘어난 불교계 유치원에서 매년 수백 명의 어린이들이 무명을 밝혀줄 지혜의 등불을 켜들고 나아갈 것”이라며 가슴 벅찬 기대를 밝히기도 했다. 당시 어린이청소년 포교에 있어 자비회가 이룩한 결실이 얼마나 컸는지, 그리고 교계 안팎의 기대가 얼마나 높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비회는 의정부에 국한되지 않고 경기북부지역을 대표하는 비구니스님들 모임으로 위상을 드높였다. 자연스럽게 가입을 희망하는 스님들도 늘어났다. 자비회원이 되기 위해 특별한 자격 조건을 요구한 것은 아니었지만 앞선 10년의 회비를 모두 납입해야 신입회원이 될 수 있었다. 그래도 자비회의 문을 두드리는 스님들이 많았다. 

자비회 초대회원인 보각 스님의 상좌로 자비장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능인 스님은 “자비회는 어린이포교를 원력으로 출범한 모임이었다. 스님 한 사람의 힘으로는 어려운 일이었지만 스님들의 원력이 모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당시 자비회의 원력과 포교방법은 시대를 앞서가는 혜안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러한 결실의 바탕에는 회원스님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후원이 있었다. 매월 1만원이던 회비가 5만원으로 올랐지만 회비 대부분은 유치원 후원에 사용됐다. 스님들은 “회비를 모두 유치원 후원에 사용하다 보니 회원스님이 입적하셨을 때 자비회 이름으로 낼 조의금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며 “특히 2000년대에 접어들며 출산율이 떨어지고 유치원 신입생도 급감하게 되면서 자비유치원은 그야말로 스님들의 십시일반 보시에 힘입어 이어올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2018년 결국 신입생 부족으로 유치원을 폐원하면서 어린이포교의 한 획을 그었던 자비유치원은 34년 역사의 막을 내렸다. 
 

1985년 열린 연화어린이 여름학교와 같은 해 부처님오신날 제등행렬에 참가한 자비회 스님들과 불자들.
사진은 자비정사로 포교 원력을 이어가고 있는 자비회관 현재 모습.

하지만 자비회의 인재양성 원력은 더욱 확대됐다. 특히 자비장학회는 고등학생들에게만 지급하던 장학금을 올해부터 중학생으로 확대하고 지난 7월9일 광동중 법당에서 불교학생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학생 10명에게 총 6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7월19일에는 자비회관에서 장학금 전달식을 갖고 종립학교인 남양주 광동고와 의정부 영석고 재학생 등 고등학생 20명에게도 각 100만원씩, 총 2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제는 찾아가는 포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능인 스님은 “아이들이 줄어들면서 유치원이 문을 닫고 사찰 어린이법회도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새로운 방식의 인재불사 방법을 찾아 자비장학회 대상을 중학생으로 확대하게 됐다”며 “청소년들에게 불연을 맺어주는 것이야 말로 불교의 미래를 담보해 나갈 수 있는 가장 효율적 방법이며 자비회를 통해 포교 원력을 세우셨던 어른스님들의 뜻을 이어가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자비회는 15명의 비구니스님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자비회를 설립했던 스님들도 한두 분 세연을 접으며 은사나 사형 등 초기회원들의 뒤를 이어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스님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비회를 통해 꽃피웠던 비구니스님들의 원력과 전통이 다음 세대로 꾸준히 이어지길 기원한 능인 스님은 “의정부를 포함해 포천, 남양주, 양주 등 북부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비구니스님들 사찰 상당수는 빠듯하게 절 살림을 꾸리고 있어 여전히 포교나 사회활동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비구니스님들이 힘을 모아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무엇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펴고 불교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야 말로 출가자의 가장 큰 의무이며 기쁨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공동기획 : 전국비구니회·법보신문

 

[1549호 / 2020년 8월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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