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스승과 제자의 예법
30. 스승과 제자의 예법
  • 정원 스님
  • 승인 2020.08.18 17:34
  • 호수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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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일러준 제자 가책하는 5가지 방법

율장엔 사제 간 예법 상세 언급
가책은 제자 잘못 개선이 목적
사제 인연 끊는 게 가장 큰 가책
스승이 계율 무시할 땐 떠나야

율장에는 스승과 제자 간에 지켜야 할 예법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스승은 제자를 자식같이 생각하고 제자는 스승을 부모처럼 여겨야 한다. 제자를 자식같이 생각한다는 것은 제자가 전문가가 되도록 훈련시키고, 자비심으로 보호하며, 긍휼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옷과 음식을 제공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스승을 아버지처럼 여긴다는 것은 스승을 친애(親愛)하고, 공경하고 효순하며, 어렵게 여기고 두려워할 줄 알며, 신하가 왕을 섬기고 자식이 부모를 섬기듯 봉양하고 모시는 것이다.

어느 때에 제자들이 은사인 화상을 공경하지 않고, 스승의 일을 받들지 않으며, 참괴심이 없고, 제자의 법에 수순하지 않아서 세존께 여쭈니 꾸짖는 가책(訶責)을 하라고 하셨다. 비구들이 어떻게 가책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하자 부처님께서 다음의 다섯 가지 방식으로 제자들을 가책하라고 하셨다.

①너는 나가라: 나가서 보러 오지 말라는 뜻으로 가장 가벼운 꾸지람이다. ②내 방에 들어오지 마라: 대계 내에 머무르기는 하되 방안에는 들어오지 말라는 뜻으로 앞의 것보다 조금 무거운 가책이다. ③내 방 청소나 심부름 등을 하지 마라: 시자의 복무를 하지 말라는 뜻이다. ④내 곁에 가까이 오지 마라: 스승이 되지 않겠으니 너는 다시는 내 처소에 오지 말라는 뜻이다. ⑤너하고는 말도 안 섞겠다: 서로 간에 제자도 아니고 스승도 아니므로 지금부터는 가르치지 않겠다는 뜻으로 가장 무거운 가책이다.

이 다섯 가지 가책은 제자를 꾸짖어서 잘못을 고치게 할 목적이다. 비구들이 제자가 어떤 일을 저질렀을 때 위와 같이 꾸짖을 수 있을지 몰라 다시 여쭈니 부처님께서는 ‘제자가 악행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다른 이의 선행을 배워 실천하지 않고, 가르침이나 꾸지람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위의가 없거나, 스승이나 타인에 대한 공경심이 없고 자만심이 높거나, 나쁜 벗을 가까이 하거나, 이성과 왕래하기를 좋아하는’ 등 법답지 못한 행위를 했을 때 꾸짖는 가책을 하라고 하셨다.

스승에게 가책을 받은 제자는 매일 아침, 점심, 저녁 세 차례에 걸쳐 화상이나 아사리에게 참회를 해야 한다. 이때는 가사를 입고, 신발을 벗고, 우슬착지를 하고, 합장한 후 다음과 같이 참회의 말을 해야 한다. “대덕 스님께 아뢰옵니다. 저는 지금 참회합니다. 앞으로 다시는 나쁜 일이나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원컨대 스님께서는 자비와 아량을 베풀어주십시오.” 이렇게 참회를 했는데도 스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음날도 똑같이 세 차례에 걸쳐서 참회를 해야 한다. 그래도 용서하지 않으면 마음을 비우고 스승의 가르침에 완전히 수순하면서 잘못을 고칠 방도를 찾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제자를 꾸짖으라고 하신 일을 계기로 어떤 이들은 제자가 한 번 잘못한 것을 가지고 두고두고 계속 꾸짖자 제자가 환속하는 일이 벌어졌다. 부처님께서는 스승으로서 제자가 목숨이 다하도록 가책하거나, 안거가 끝날 때까지 계속 가책하거나, 병든 제자를 가책하거나, 제자가 없는 자리에서 가책하거나, 잘못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꾸짖거나, 참회를 하지 않았는데도 시봉을 받거나, 참회하지 않았는데 스승이 떠나 버리거나, 제자가 가벼운 가책을 받고 다른 비구의 처소에 머물면서 스승의 일을 돌보지 않게 내버려 두는 경우 등은 법답지 않은 가르침이니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셨다. ‘사분율’과 ‘승기율’에서는 스승이 계법과 가르침에 무지하여 스스로 잘못을 범했는지도 모르고, 제자가 계를 잘 지키고 악을 멀리하고 선을 가까이 하도록 인도할 줄 모른다면 배울 법이 없으므로 하직인사를 하고 떠나라고 한다. 십송율은 스승이 법과 음식 둘 다 제공하지 않으면 낮밤 상관없이 즉각 떠나라고 한다.

정원 스님 봉녕사 금강율학승가대학원 shamar@hanmail.net

 

[1549호 / 2020년 8월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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