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
30.  네 가지 마음챙김의 확립
  • 신진욱 교수
  • 승인 2020.08.19 09:39
  • 호수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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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통해 자아라는 작은 생각서 벗어나라

현재 순간에 명료한 주의 기울이며
더 많이 비워낼수록 지혜 충만해져
모든 경험 본질적으로 덧없음 알면
저항없이 수용하는 마음 열리게 돼

붓다에 의하면 우리는 몸에서 몸을, 느낌에서 느낌을, 마음에서 마음을, 법(dharma)에서 법을 마음챙김함으로써 해탈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그 첫 번째 길은 몸에서 몸을 마음챙김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몸에 있는 실재의 경험에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어떤 때는 따끔거림이나 열기, 차가움,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긴장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우리가 따뜻한 마음으로 자신의 몸에 주의를 기울이면 상처받은 곳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하고 우리 몸속에 있는 치유의 에너지가 흘러넘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몸은 스스로를 치유하고 지혜롭게 살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가르쳐줄 것이다. 우리는 어떤 일이 벌어지든 우리 몸에서 경험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일 뿐임을 깨닫게 되고, 우리가 진정 누구인지에 대한 알아차림도 깊어진다.

두 번째 마음챙김의 확립은 느낌에서 느낌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느낌에 대한 마음챙김을 하면 모든 느낌에는 세 가지 근본 색깔, 즉 ‘즐거운 느낌’ ‘괴로운 느낌’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대부분 즐거운 느낌이 들면 습관적으로 붙들고 집착하려하고 괴로운 느낌은 피하며,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이 드는 것에는 미처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감정 안에서 길을 잃거나 특정 감정을 두려워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어나고 사라지는 자신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게 되면, 문제는 감정 자체가 아니라 감정과의 관계에서 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에 따라 마음챙김과 지혜로써 감정을 받아줄 충분한 공간을 만들면, 떠오르는 느낌들을 자연스레 내려놓게 되고 마음이 자유로워진다.

세 번째 마음챙김의 확립은 마음에서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의식을 거쳐 가는 육체적 감각의 강이 있는 것처럼, 우리 내면에는 생각의 강이 흐른다. 제일 먼저 할 수 있는 건 자신의 생각에 귀 기울여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러면 덧없이 사라져가는 생각의 특성을 보게 된다. 대부분의 생각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거나 일시적일 뿐이다. 침묵 속에서 호흡은 호흡 자체로 숨 쉬게 두고 생각과 느낌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을 볼 때, 몸의 긴장이 서서히 이완되는 것을 경험하고 생각의 강은 훨씬 더 깊은 광활함 속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것을 무한한 지혜라고 일컫는다. 우리가 마음에 마음을 두어 알아차림을 습관화하면 점차 자연스럽게 이런 깊은 내면에서 올라오는 지혜를 얻게 된다. 현재 순간에 명료한 주의를 기울일 때 우리는 더욱 가볍게 비워지며, 더 많이 비워질수록 사랑과 지혜로 가득 찬 치유 공간이 더 많이 생겨난다.

마지막 확립은 법에서 법을 마음챙김하는 것이다. 다르마는 진리라는 뜻도 있고, 진리로 향하는 길이라는 뜻도 있으며, 삶을 구성하는 요소라는 뜻도 있다. 그리하여 법에서 법을 본다는 것은 진리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뜻한다. 마음챙김을 통해 우리는 모든 경험이 본질적으로 덧없고 공허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이 사실에 대해 저항 없이 수용하고 있는 그대로 마음을 열게 된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불변의 진리를 깨닫고 그 안에서 마음의 평정을 찾게 될 때 진정한 열반에 이르게 된다. 붓다는 이런 진리를 깨달아 삶이 본질적으로 열려 있으며 자유롭고, 비워져 있음을 알았다. 그러자 두려움과 집착이 사라지고 자아라는 환상에서 깨어나 비로소 열반을 성취했다.

이런 이해는 직접적이면서도 즉각적인 경험이다. 우리가 따로따로 분리된 존재라는 느낌이 사라지면 모든 순간을 오롯이 경험할 수 있다. 붓다는 인간의 정체성을 자아라는 작은 범주에서 벗어나 무한한 자유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범부도 이를 성취할 수 있다고 했다. 법에 대한 마음챙김을 할 때, 자아라는 작은 생각에서 벗어나 무한한 자유와 현존으로 옮겨가게 된다. 광포하게 불어대는 굴곡진 삶의 바람 속에서 형형하게 지혜롭고 자유로울 수 있다면, 이미 인간으로서 충분한 잠재력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런 자유는 타고난 권리이고 우리는 이것이 진실임을 알고 있다.

신진욱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 buddhist108@hanmail.net

 

[1549호 / 2020년 8월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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