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 근기에 맞는 법

정토법문이 미혹한 중생 생사해탈에 최적

우리 심성은 부처님과 동류이지만 미혹 때문에 윤회 지속
여래는 자비심으로 중생을 가엾게 여겨 근기에 따라 설법
참선은 오직 자력뿐이나 정토는 불력 겸해서 근기에 맞아

부처님은 녹야원에서 최초로 설법한 이후 항상 근기에 맞는 설법으로 중생을 교화했다. 인광대사는 정토법문이 미혹한 중생의 생사해탈에 최적의 법문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제주 금봉사 벽화.
부처님은 녹야원에서 최초로 설법한 이후 항상 근기에 맞는 설법으로 중생을 교화했다. 인광대사는 정토법문이 미혹한 중생의 생사해탈에 최적의 법문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제주 금봉사 벽화.

제137칙: 충심을 간직하여 자기 본분을 다하라. 

“충(忠)”, 이 글자의 함의는 일체 행위를 꿰뚫는다. 충심을 간직하면 부모에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가족과 화목하고 친구와 신의를 지키며, 고아를 불쌍히 여기고 난민을 구호하며, 인민을 사랑하고 물건을 아끼며, 악을 짓지 않고 선을 받들어 행하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충심이 있으면 속이지 않고 속이지 않으면 자기 본분을 다하며, 본분을 다하면 자기 본분에 속하는 일을 스스로 실행하기에 힘쓸 것이다. 겉으로 대충대충 하면서 실제로는 최선을 다하지 않는 눈속임은 결코 없을 것이다. 

제138칙: 부처님의 자비가피에 의지하여 왕생하는 특별법문을 닦으라.

법문을 사유하고 닦음에 두 가지 다른 길이 있다. 만약 자력으로 계정혜 삼학을 닦으면 미혹을 끊고 진상을 증득함에 이르러 생사를 벗어나니, 보통법문이다. 만약 진실한 믿음과 간절한 발원으로 부처님 명호를 수지하면 부처님의 자비가피에 의지해 서방극락에 왕생하니, 특별법문이다. 보통법문은 전부 자력에 의지하고 특별법문은 자력과 불력을 겸한다. 선정과 지혜를 깊이 닦아 미혹을 끊는 공은 있지만, 진실한 믿음과 간절한 발원으로 염불하여 왕생을 구함이 없으면 또한 자력에 속한다. 

지금 비유로써 설명하면 보통법문은 산수풍경을 그리는 것 같아 한 획 한 획 그려서 점차 완성해야 한다. 특별법문은 산수사진을 찍는 것 같아 첩첩이 울창한 산봉우리지만 한 컷 찍으면 완성된다. 또한 보통법문은 걸어서 여정을 떠나는 것과 같아, 건장한 사람도 매일 백십 리에 불과하다. 특별법문은 전륜성왕의 보배수레를 타고 하루에 사대부주에 두루 도달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이미 즉시 부처가 될 자격도 없고, 또한 견혹을 끊지 않고서는 아무리 해도 악업을 짓지 않을 실증이 없는 이상, 정업(淨業)을 전수하여 부처님의 자비가피에 기대어 업을 진 채 왕생을 기약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미래제가 다하도록 삼계육도에서 생사를 거듭하여 벗어날 길이 없다. 원컨대 우리 염불인은 모두 바른 믿음을 내길 바란다.

제139칙: 아미타부처님은 법계장신으로 제불의 공덕을 전부 구족하고 있다.

한분 부처님을 인연해 생각하는 것이 여러 부처님을 인연해 생각하는 공덕만큼 크지 않다 말하지 말라. 모름지기 아미타부처님은 법계장신임을 알아야 한다. 모든 시방법계 제불의 공덕을 아미타불 한분 부처님께서 전부 구족하고 있다. 제석천궁의 인드라망 구슬처럼 천개 구슬이 한 구슬을 거두고, 한 구슬이 천개 구슬에 두루 하듯이 하나를 들면 전부 거두어 모자람도 없고 남음도 없다. 만약 오랫동안 닦아 증득하는 대보살이면 인연하는 경계가 넓음을 방해하지 않아 경계가 넓을수록 마음이 전일하다. 방금 발심한 말학은 인연하는 경계가 넓으면 마음이 분산되고 장애가 깊고 지혜가 얕아서 여러 마사(魔事)를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불세존 및 역대 조사께서 모두 우리에게 일심으로 아미타불을 전념하도록 함이 바로 이러한 인연이다. 염불하여 삼매를 증득할 때 이르러 백 천 법문의 무량한 미묘한 뜻을 모두 다 구족한다. 고인께서 말씀하시길, “큰 바다에 이미 목욕한 자는 반드시 온갖 하천의 물을 쓰고, 몸이 함원전에 이르러 장안을 물을 필요가 없다” 하셨다. 이는 가장 좋은 묘사라 할 수 있다.

제140칙: 생사를 해탈함에 정토법문이 가장 근기에 맞다.

우리의 심성은 부처님과 동류이지만, 미혹으로 인해 쉬지 않고 윤회한다. 여래께서는 자비심으로 가엾이 여겨 근기에 따라 설법하고 널리 중생으로 하여금 길을 나서 고향으로 돌아가게 한다. 법문은 비록 많을지라도 주요한 것은 오직 둘, 참선과 정토뿐이니 생사를 해탈함에 가장 쉽다. 참선은 오직 자력뿐이지만, 정토는 불력을 겸하므로 두 법을 비교하면 정토가 가장 근기에 맞다. 마치 사람이 바다를 건넘에 반드시 배에 기대어야 빨리 저 언덕에 이르러 몸과 마음이 편안한 것과 같다. 말세중생은 오직 이 지름길뿐이니, 그렇지 않으면 근기를 어기고 노고에도 이루기 어렵다. 보리심을 발하고 진실한 믿음을 내어 발원하며 평생 견지할 것은 오로지 ‘아미타불’ 이 염뿐이다. 이러한 염이 절정에 이르러 망정을 잊게 되고, 염 그대로 무념이니 선종교종의 미묘한 뜻도 철저하게 드러난다. 임종 때에 이르러 아미타부처님께서 접인해 주심을 입어 곧장 상품 연화대에 올라 무생법인을 증득한다. 염불의 비결이 하나 있어 간절히 알려주노니, “정성과 공경을 다할지니, 이는 미묘하고 미묘하며 가장 미묘하다.”

제141칙: 지명염불은 도에 드는 현묘한 문이자 성불하는 지름길이다.

지명염불은 알기 쉬워 이를 버리고 관상(觀像)‧관상(觀想)‧실상 염불을 닦겠다고 결코 말해서는 안 된다. 이 네 가지 염불 중에서 오직 지명염불이 가장 근기에 맞다. 일심불란에 이르도록 집지하면 실상의 미묘한 이체가 전체 그대로 드러나고, 서방극락의 미묘한 경계가 쟁반채로 눈앞에 놓인다. 아미타불 명호를 집지하여 실상을 몸소 증득하고, 관하지 않아도 서방극락을 철저히 보게 된다. 지명염불 한 법은 도에 드는 현묘한 문이자 성불하는 지름길이다. 지금 사람은 교리관법에 대해 잘 깨닫지 못한다. 만약 관상 실상을 닦는다면 마사를 불러일으키게 되니, 상승을 구하다 오히려 떨어진다. 이행도를 수행할지니, 저절로 미묘한 과를 감득할 것이다.

제142칙: 일심으로 명호를 집지하는 지명염불이 가장 온당한 행이다.

관경에 비록 16관이 있을지라도 수행인은 수습함에 마땅히 쉬운 것부터 닦기 시작하여야 한다. 혹 여래의 백호관을 닦거나 혹 제13 잡상관을 닦거나 구품의 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수행하여 왕생하는 전인후과를 알도록 할 뿐이다. 잘 이해하기만 하면 특별히 이러한 관을 닦을 필요는 없다. 관하는 이치는 몰라서는 안 되고, 관하는 실천은 천천히 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 이치가 또렷하지 않고 경계를 관함이 분명하지 않은데, 마음이 들떠있고 조급한 채로 관상을 닦으면 마사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설령 관한 경계가 현전할 수 있을지라도 망녕되이 기뻐하는 생각이 있으면 기쁨으로 인해 장애가 되고 그간의 노력이 모두 헛수고로 돌아간다. 그래서 ‘능엄경’에서 이르길, “거룩하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선한 경계라 이름하나, 만일 거룩한 경계로 알면 곧 여러 삿된 유혹을 당하느니라” 하셨다. 당신이 일심으로 명호를 집지하는 법문을 가장 온당한 행이라 여기길 바란다. 지극한 마음으로 집지하여 하나로 돌아가면 청정한 경계가 저절로 현전할 것이다.

허만항 번역가 mhdv@naver.com

 

[1549호 / 2020년 8월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