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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현전승가의 범위와 계(界)

기자명 정원 스님

수계·포살·자자는 모든 출가자 참석이 의무

율장에는 승계·의계·식계 명시해
식탐 등 숱한 번뇌 덜어주는 역할
갈마와 관련한 결계는 승계(僧界)
대중 화합과 승단 발전 등에 작용

율장에서 사용되는 계(界)는 크게 대중을 섭수하는 승계(僧界), 삼의를 섭수하는 의계(衣界), 음식을 섭수하는 식계(食界)가 있다. 승계는 동일한 장소에 있는 출가자를 섭수하여 별중(別衆)의 죄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범위이고, 의계는 삼의를 개인에게 소속시켜서 이의숙(離衣宿)죄를 범하지 않도록 하는 영역이며, 식계는 음식을 따로 보관하기 위한 특정구역으로써 정지(淨地)를 의미하는데 출가자와 음식을 분리시킴으로써 식욕이나 식탐으로 인한 숱한 번뇌를 덜어준다.

갈마와 관련한 결계는 대중을 섭수하는 승계를 의미한다. 출가자들을 섭수하려면 함께 생활하고 거주하는 특정영역이 있어야 한다. 그 영역 내에서 함께 법을 배우고 수행하며, 일상생활과 사무처리를 함께 해야 대중에서 이탈하는 별중죄가 생기지 않는다. 승계에는 대계(大界), 계장계(戒場界), 소계(小界)가 있다. 율장에서 규정하고 있는 대다수 공동체 규범은 현전승가의 테두리 안에서 효력을 가진다. 동일한 현전승가 안에서는 의식주를 함께하고 법과 율에 맞게 독자적으로 운영한다. 하나의 현전승가에서 갈마법으로 결정한 일들은 대계를 달리하는 다른 현전승가에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

대계(大界)는 승법갈마를 하기 위해 대중들이 모이는 기준이 되는 특정범위로써 ‘현전승가’의 영역을 결정짓는다. 대중화합과 승사처리의 기준이 되며 나와 타인이라는 분별 경계를 소멸시키고 단체를 발전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동일대계, 동일주처, 동일설계, 동일갈마는 아집과 법집을 소멸시키는 작용을 한다.

계는 크게 작법계(作法界)와 자연계(自然界)로 구분할 수 있다. 율장에 기재된 설계(說戒)의 연기를 보면 최초에는 자연계를 기준으로 비구들이 화합하고 포살을 하였다. 그러나 비구의 숫자가 많아짐에 따라 처리해야 할 일들이 복잡해졌고, 모여야 하는 자연계의 범위가 점점 커지면서 대중을 소집하기가 힘들어졌다. 어느 날 사방 멀리서 온종일 걸어온 대중들이 너무 피곤해서 포살을 할 수 없게 되자 부처님께서는 각자 거주하는 장소를 중심으로 구역표시를 하고 결계를 친 후 포살 등의 갈마를 하라고 제정하셨다.

작법계의 종류는 세 가지가 있다. 대계(大界)는 포살, 자자 등의 갈마를 하거나 사타죄 참회 등을 할 때 비구 대중들이 다 모여야 하는 기준이 되는 영역이다. 계장계(戒場界)는 대계 안에 계단(戒壇)이 있을 경우에 설치한다. 대계 안에 있는 대중이 모두 운집해서 갈마하기가 현실적으로 불편하여 대계 안에 별도의 계장계를 만들 수 있도록 부처님께서 허락하셨다. 계장계가 설치되면 반드시 대계 내에서 이뤄져야 하는 포살과 자자 등을 포함한 중요 갈마를 제외한 대부분의 승법갈마를 최소 4인의 비구만으로도 실행할 수 있다.

소계(小界)는 세 종류가 있는데 대계 내의 대중이 화합하지 않을 경우에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사분율에 따르면 수계, 포살, 자자의 세 가지 갈마는 대계 안의 모든 출가자가 반드시 참석해서 실행해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동의하지 않는 대중이 있거나 화합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대계 밖으로 나가서 한 곳에 소계를 맺고 재빨리 수계, 포살, 자자 등을 할 수 있다. 이는 수계, 포살, 자자가 승가구성원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행위인지를 반증한다. 대계 안에서 포살, 자자, 수계 및 각종의 갈마를 할 때에는 반드시 대중운집을 알리는 목탁이나 종을 쳐야 한다. 참석할 수 없는 경우 위임을 하고, 위임 받은 이는 갈마를 하기 전에 대중에게 알려야 한다. 대계 안에 외부에서 온 객스님이 있을 경우에도 참석여부를 묻고 불참한다면 위임을 받아야 한다. 위임하지 않으려면 대계 밖으로 나갔다가 포살이 끝난 후에 들어와야 한다. 이러한 절차 없이 불참자가 있는 상태에서 포살하면 별중(別衆)이 되어 포살이 성립되지 않는다.

정원 스님 봉녕사 금강율학승가대학원 shamar@hanmail.net

 

[1554호 / 2020년 9월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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