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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공감과 마음챙김

건강한 인간관계 형성위해 회복해야 할 필수조건

공감은 타인의 내면 자각하는 능력
마음은 다른 사람 고통·기쁨에 반응
선천적 능력이지만 여러 조건에 약화
마음챙김, 자신·타인 감정 인식 도움

공감이란 타인의 내면을 지각하는 능력으로, 진실로 친밀하고 모든 의미 있는 인간관계의 근간이 된다. 진정한 공감은 인지적인 동시에 정서적이면서 신체적인 것이다. 인지적 공감은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 보고 그 사람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인지적 공감이 인간에게서 두드러진 것은 진화적으로 최근 크게 변화한 뇌 영역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서적으로 공감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느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른 사람의 내면세계를 인지적으로 파악하는 것을 넘어 정서적인 경험까지 다다르는 것이다. 현악기가 공명을 통해 조화로운 소리를 내며 울려 퍼지듯, 우리의 마음은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기쁨과 공명하면서 울리게 된다. 신체적 공감은 다른 사람의 경험을 본능적이고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체화된 방식으로 느끼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가 잘 통합될 때 우리는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다.

공감에 대하여 신경생물학적으로 가장 획기적인 발견 가운데 하나가 바로 1992년 이탈리아의 신경과학자에 의해 발견된 ‘거울 뉴런’이다. 짧은 꼬리 원숭이가 건포도를 집으려고 팔을 뻗을 때뿐 아니라, 다른 연구원이 건포도를 집으려 할 때도 같은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이 발견되었다. 거울 뉴런은 즉각적인 신체적 공감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데, 상대방이 행동을 취하는 모습을 볼 때 활성화된다. 우리 뇌의 일부는 우리가 마치 직접 움직이는 것처럼 주위 사람의 움직임을 조용히 연기한다. 여기에는 얼굴 표정도 포함된다. 우리의 뇌는 은밀히 다른 사람의 감정적 표현을 흉내 내며 이는 공감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렇듯 공감은 타고난 선천적인 능력이지만 갖가지 조건들이 이를 방해하기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사회화 과정을 통해 감정 이입을 하지 말도록 배운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감은 강력한 관점이나 공포, 예상되는 고통, 또는 번 아웃(burnout) 등으로 가로막힌다. 우리가 우리만의 절망에 빠졌을 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진정으로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가 상호 인정하고 공감하도록 타고났는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반드시 언제나 배려와 자비 넘치는 방식으로 공감하고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어떤 이유에서든 공감 능력을 꺼버리면 개인적 수준에서는 우울증, 무관심, 악몽, 희생, 사회적 수준에서는 범죄, 유기, 고립이라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된다. 우리가 건강하게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공감 능력을 되찾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리가 공감의 자질을 의도적으로 끄집어내 현명하게 사용하고 강화하기 위해서는 뇌의 공감 회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마음챙김 명상이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마음챙김을 통해 우리의 경험과 좀 더 깊이 연결될 수 있다. 이러한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는데 도움을 준다. 깨어있는 자각으로 공감적 연결 능력을 되찾으면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우리 자신을 향한 다정함을 키워내는 법을 배우게 된다. 특히 자기 공감은 회복 탄력성을 강화시키고 우리가 자기 자신과 맺는 관계에서 엄격함과 비판이 아닌 친절함과 자기 자비를 갖출 수 있도록 바꿔 준다. 또한 건강한 유대를 형성하도록 자극하며, 심지어는 사용 범위를 넓힐 수도 있다.

공감은 우정을 깊어지게 만들고 연대를 공고히 해주며 인생의 아름다움에 감사하게 만든다. 그리고 우리가 이러한 능력을 풍부하게 키운다면 우리는 마음으로 이를 행복하게 누릴 것이다. 그리고 선함을 음미하고 우리 인생에서의 행복에 대한 감사함을 기르며 다른 이의 기쁨이나 행운을 축하해 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신진욱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 buddhist108@hanmail.net
 

[1557호 / 2020년 10월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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