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수행의 힘으로 운명을 바꾸다
20. 수행의 힘으로 운명을 바꾸다
  • ​​​​​​​광우 스님
  • 승인 2020.10.26 15:13
  • 호수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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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어떤 노력 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업 창조”

바른 수행‧선업 통해 운명 창조하는 게 불교 진취적 인생관
경전‧스님들 행적 중에 운명 개척하고 발전시킨 사례 무수해
수행이 운명 바꾸는 답, 운명론에 현혹되지 말고 마음 닦아야
그림=육순호
그림=육순호

중생이 살아가는 인생의 거대한 흐름을 운명이라고 한다. 운명은 신이 만든 것도 아니고, 우연에 의해 펼쳐진 것도 아니다. 불교에서는 운명을 가리켜 자신이 짓고 자신이 받는 업의 흐름이라고 한다.

자기가 지은 선업에 의해서 행복을 얻게 되고, 자기가 지은 악업에 의해서 불행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자기가 지은 업이 곧 자신의 운명인 것이다.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이 바로 ‘인과법’이다.

‘삼세인과경’에서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잘 살고 못 살고, 귀하고 천하며, 고통과 행복이 펼쳐지는 이유는 모두가 전생에 지은 인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결국 이번 생에 내가 만나는 즐거움과 괴로움이 모두 내가 지은 업의 소산인 것이다. 이번 생에 복이 많은 사람은 그 만큼 전생에 선업을 많이 지은 것이고, 이번 생에 복이 부족한 사람은 그 만큼 전생에 악업을 지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전에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전생 일을 알고자 하는가? 금생에 받는 것이 그것이다. 다음 생을 알고자 하는가? 이번 생에 짓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 불자들은 인과법의 중요함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한다. 우리 앞에 펼쳐진 행복과 불행이 전생의 업에 의해서 영향을 받지만, 또한 지금 이번 생에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서 전생의 업을 벗어나 새로운 업을 창조할 수 있다고 불교에서는 가르친다.

우리 자신이 스스로 노력과 의지에 따라서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 개척할 수 있다. 바른 수행과 선업을 통해서 자신의  운명을 더욱 아름답게 창조하는 인생, 그것이 불교의 진취적인 인생관이다. 불교 경전이나 큰스님들의 행적을 살펴보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고 더 발전시킨 사례가 무수히 많다.

다음은 고승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옛날 중국 오나라 시대에 ‘야노’라는 이름을 가진 점쟁이가 있었는데 사람의 관상을 아주 잘 보았다. 관상을 보고 길흉을 점쳐주면 백발백중이었다. 당시에 지장이란 법명을 가진 지혜가 뛰어난 스님이 계셨다. 하루는 관상을 잘 보던 야노라는 점쟁이가 지장 스님을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스님은 총명과 재주가 뛰어나지만 안타깝게도 수명이 길지 못합니다. 수명이 서른한 살을 넘길 수 없을 것입니다.”

그때 지장 스님의 나이가 29살 이었으니 앞으로 길어야 3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지장 스님은 점괘를 듣고는 그동안 해오던 강의를 모두 멈추고 산속 토굴에 들어갔다. ‘금강반야바라밀경’ 한 권만을 펼치고서 지극한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독송하며 오직 수행에만 몰두하였다.

산문 밖에 나가지 않고 오직 ‘금강경’을 독송하며 어느덧 세월이 지나 관상쟁이가 예언한 날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향탕에서 몸을 씻고는 경을 외우며 편안한 마음으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공중에서 큰소리가 들려오는 것이다.

“그대의 31년 수명은 이번 생에 주어진 업보였다. 그러나 부처님 경전을 정성스럽게 독송한 공덕으로 그대의 수명이 2배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지장 스님은 허공의 소리를 듣고 산에서 내려온 뒤 예전에 관상을 봐줬던 야노라는 점쟁이를 찾아가게 된다. 야노가 지장 스님의 관상을 다시 살펴본 뒤에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며 외치는 것이었다.

“무슨 인연으로 아직까지 세상에 살아있는 것입니까? 전에 보았던 단명살이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지장 스님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는 관상쟁이에게 질문했다. “지금의 관상으로는 몇 살까지 살 수 있겠습니까?” 관상쟁이 야노가 대답하기를, “60을 넘게 살 것입니다.”

그 후에 지장 스님은 60이 넘을 때까지 널리 불법을 펼치며 사람들의 큰 존경을 받았다.

현대에도 위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정공 스님은 현재 대만을 중심으로 널리 불법을 전하는 법사 스님이다. 정공 스님은 어렸을 때부터 매우 총명하였는데 대신 복이 부족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친한 도반스님과 함께 우연히 어느 유명한 점쟁이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점쟁이에게 “두 분의 스님께서는 수명이 짧아서 마흔을 넘기기가 힘들겠습니다”라는 예언을 듣게 된다.

몇 년이 지나고 나서 그 도반스님이 젊은 나이로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리고 정공 스님도 나이가 마흔이 되었을 때 어느 사찰에서 ‘능엄경’을 강의하다가 갑자기 이유를 알 수 없는 큰 병에 걸린다. 정공 스님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는 작은 방을 얻어서 오직 ‘아미타불 염불’에만 집중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발원하였다. “부처님, 살고 죽는 것은 모두 제가 지은 업입니다. 바라옵건대, 제가 수명이 다하면 반드시 아미타불 극락세계에 태어나게 해주십시오.”

간절한 마음으로 염불 정진에 들어갔다. 살아도 그만이요 죽어도 그만이라는 심정으로 오직 정성스럽게 염불을 하면서 몇 달이 지났는데 갑자기 온 몸이 편안해지며 질병이 사라지게 된다. 정공 스님은 건강을 되찾고 다시 세상에 나와 부처님 말씀을 포교하는데 전념하였다. 몇 년이 지나고서 어느 날 대만불교 스님들의 큰 모임에 참석하게 된다. 모임이 끝나고 그 자리에 있던 티베트에서 온 라마 스님이 다가와서 이런 말을 했다.

“정공 스님, 오해하지 마십시오. 저희끼리 스님에 대해서 뒷이야기를 했습니다. 예전에 정공 스님을 보았을 때 저희끼리 말하기를, ‘아! 정공 스님은 아주 지혜롭고 총명한 스님인데 다만 관상에 수명이 짧아서 안타깝구나’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스님을 만나보니 관상이 변해서 단명의 기운이 싹 사라졌기에 저희끼리 신기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서 정공 스님은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면 온갖 나쁜 업장이 사라진다’라는 경전의 말씀을 실감했다고 한다. 정공 스님은 90이 가까운 지금까지도 건강한 몸으로 불교 전법에 앞장서고 계신다.

운명은 바꿀 수 있다. 그 해답은 수행과 정진이다. 진정한 불자라면 운명론에 현혹되지 말고 그저 묵묵히 마음을 닦아 나가야 한다.

광우 스님 마음수행법회 지도법사 kgk515@hanmail.net

 

[1558호 / 2020년 10월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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